[굿모닝충청인] "올 추석 한번 더?" 씨름 부흥 꿈꾼다
[굿모닝충청인] "올 추석 한번 더?" 씨름 부흥 꿈꾼다
태안군청 소속 임경택 선수 고성장사씨름대회서 생애 첫 금강장사 등극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08.2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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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명절이 되면 가족들끼리 모여 시청하던 스포츠가 있다. 바로 씨름이다. (임경택 선수. 사진=대한씨름협회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1980~90년대 명절이 되면 가족들끼리 모여 시청하던 스포츠가 있다. 바로 씨름이다. (임경택 선수. 사진=대한씨름협회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1980~90년대 명절이 되면 가족들끼리 모여 시청하던 스포츠가 있다. 바로 씨름이다.

당시 씨름의 인기는 다른 스포츠와 견주어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씨름에 대한 열기와 관심은 점점 옅어져 가고 있다.

과거에 멈춰 있던 씨름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최근 젊은 선수들이 기술씨름을 선보이면서 다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씨름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오늘도 모래판 위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충남 태안군청 소속의 임경택(25) 선수다. <굿모닝충청>이 21일 홍성군에 있는 한 카페에서 임 선수를 만났다.

짜장면으로 씨름 시작한 꿈나무

지난 4일 경남 고성군에서 2021 민속씨름 고성장사씨름대회가 펼쳐졌고, 금강급(90kg 이하)의 왕좌를 가리는 경기가 열렸다.

태안군청 집안싸움으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임 선수는 김기수 선수를 3대 1로 물리치며 생애 첫 금강장사에 등극했다.

결승에서 팀 동료를 상대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금강장사 등극을 위해선 꺾어야 할 상대였다.

임 선수는 “매일 같이 훈련하는 팀 동료와 장사결정전에서 만나 마음이 약해진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독하게 마음 먹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용포를 입는 순간까지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이후 가족과 여자친구, 지인들이 저에게 ‘임장사’라고 불러주니 실감이 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 선수가 샅바를 처음 잡기 시작한 건 홍성 갈산초 4학년 시절. 씨름을 하면 짜장면과 치킨을 사주겠다는 체육 교사의 말에 이끌려 씨름을 시작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임 선수가 샅바를 처음 잡기 시작한 건 홍성 갈산초 4학년 시절. 씨름을 하면 짜장면과 치킨을 사주겠다는 체육 교사의 말에 이끌려 씨름을 시작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임 선수가 샅바를 처음 잡기 시작한 건 홍성 갈산초 4학년 시절. 씨름을 하면 짜장면과 치킨을 사주겠다는 체육 교사의 말에 이끌려 시작했다.

임 선수는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먹지 못하는 음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유혹(?)에 끌려 씨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광흥중과 태안고, 대구대를 거쳐 2019년 태안군청에 입단했다.

2회 연속 금강장사 등극이 목표

생애 첫 금강장사 등극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돌림배지기’로 상대 선수를 제압하겠다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돌림배지기란 상대편을 들어 오른쪽으로 돌리다가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틀어 넘어뜨리는 허리 기술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돌림배지기를 구사했다.

그는 “(저는) 강인한 체력과 끈기가 장점”이라면서 “돌림배지기로 상대 선수를 넘길 때 그 짜릿한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씨름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그가 이토록 사랑하는 것일까?

임 선수는 “다른 종목과 달리 길어야 1분, 짧으면 단 몇 초 만에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다”며 “찰나의 승부가 주는 스릴 넘치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고성장사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임경택 선수와 김기수 선수(대한씨름협회 제공)
고성장사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임경택 선수와 김기수 선수(대한씨름협회 제공)

롤모델로 팀 동료이자 룸메이트인 최영원 선수를 꼽았다. 그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력,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에 배울 점이 많은 선배”라고 치켜세우며 “그 선수의 동작 하나하나 따라한다”고 했다.

임 선수의 다음 목표는 다음 달 17일부터 태안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추석 대회에서 금강장사에 등극하는 것이다.

그는 “당장 목표는 추석 대회에서 금강장사가 되는 것”이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씨름이 인생의 전부라고 밝힌 임 선수에게 바람이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하루빨리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씨름의 희열을 즐기는 것이다.

또한 씨름의 옛 명성을 되찾는 것이다.

금강급 황제로 등극한 임 선수가 씨름의 황금기를 이끌 전설적인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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