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로 자란 중국 새댁, 한국에서 ‘첫 월급’ 받다
공주로 자란 중국 새댁, 한국에서 ‘첫 월급’ 받다
[다문화 일기] 나의 사랑 나의 코리아! 좌충우돌 ‘다문화 일기’ ⑰
  • 박인옥
  • 승인 2015.03.10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인옥 (중국)

[굿모닝충청 박인옥 중국]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한국에 온지 13년 된 수민이, 도희 엄마 박인옥 입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시골아이가 처음 도시에 발을 디뎠을 때처럼 낯설고 두렵고 눈앞이 캄캄하기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컴컴한 주택에서 홀시어머니와 시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중국에서 나는 공직생활을 하시는 아버지와 살림만을 하시는 엄마의 막내딸로 태어나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곱게 살아온 저로서 이곳 한국생활은 너무나 힘들고, 내가 꿈꾸며 온 한국이 아니기에 실망과 남편에 대한 원망도 있었습니다.

TV를 통해 한국의 문화라든가 부유한 생활을 보면서 한국을 꿈꿔왔고, 한국에서의 행복한 삶을 희망하며 왔는데, 하지만 외로움과 힘겨운 살림살이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떠나온 고향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너무나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또한 시어머니는 고생고생 끝에 키운 아들이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것에 실망과 불만스러움을 표현하기에 더욱더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청 직원분과 복지관 분이 찾아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지 않느냐”며 전화번호와 주소를 남기고 가셨어요. 남편과 상의 끝에 나 혼자만의 첫 외출을 시도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하차 시에는 벨을 눌러야 한다는 것을 모른 채 마냥 정차하기만을 기다리다 몇 정거장을 지나쳐 다시 두세 정거장을 걸어 되돌아왔던 그 기억은 지금도 내 머릿속에 필름처럼 찍혀있답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7월이었기에 날씨는 무척 덥고 몸은 탈수 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복지관 다니는 일들은 나에게 뭔가 희망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복지관 선생님께서 항상 나에게 따듯한 사랑과 용기를 주셨고, 그래서 나는 더욱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능력시험도 합격하고, 관장님께서 나를 예쁘게 봐주셔서 1~3학년 아이들에게 방과 후 중국어도 가르쳐 주게 일자리도 주선해주어 한 달에 20만원이라는 돈도 벌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첫 월급을 받아 어머니, 남편, 시동생들에게 선물도 사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께서 암 진단을 받고 나날이 악화되어 간호가 필요하여 복지관을 그만두고 지금은 시간을 내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또 다른 삶을 시작했습니다.

※ ‘다문화 일기’ 시리즈는 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회장 박옥진, 042-825-7233)와 함께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