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전우용 역사학자 “다음 대통령의 자격 요건”
[굿:피플] 전우용 역사학자 “다음 대통령의 자격 요건”
굿모닝충청이 만난 사람 3-② “대통령은 시대를 만드는 사람”
  • 이해준 기자
  • 승인 2021.09.28 10: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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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들까지 모두 왜곡돼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 굿모닝충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이슈의 선봉에서 올바른 가치 정립에 노력하는 인물들을 만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UN 총회 연설, 사진=청와대,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 UN 총회 연설, 사진=청와대,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사회의 구조가 개혁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언론과 재벌의 기득권 카르텔에 둘러싸여 있으며, 첨예하게 갈등하며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 2017년 촛불 혁명의 열망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변수로 사회적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채 임기를 끝마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통령 한 사람이 사회의 구조를 바꿀 수는 없어도 그의 능력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된다는 것을 우리는 보수 정권을 통하여 습득하였다. 국가의 권력을 개인의 사익에 활용하여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른 보수 정권의 대통령들은 현재 구속되어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방역 시스템과 더불어 경제 성장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더 상승시켰으며, 과거의 보수 정권에 비하여 국가의 경쟁력은 더 강화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과 보수정당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 채 인디언 기우제를 올리듯 가짜 뉴스로 선동하며, 지속적으로 불안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망할 것이라는 기사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론을 통하여 보도 되었지만 우리의 경제는 한층 더 발전하고 있고, 일본과의 극심한 대립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도 악화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오히려 그동안 일본에 종속되어왔던 우리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통령의 역량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과거의 보수 정권 시절의 대통령처럼 개인의 사익을 위하여 권력을 행사했다면, 기득권층과 연계된 재벌들의 눈치를 봤을 것이고, 사안의 핵심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국가 정책을 시행했다면 사회는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이 중요하다. 우리는 과연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지, 대통령의 자격 요건은 무엇인지, 전우용 교수에게 그 해답을 들어본다.

[전우용 교수,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 조선 시대의 왕들을 비교했을 때, 세종과 정조 보다는 오히려 태종 이방원의 리더쉽이 더 돋보인다.

맞다. 세종 대왕의 업적이 가능했던 것은 태종 이방원이 개혁의 방해 세력들을 미리 제거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태종은 굉장히 과감하고 똑똑한 지도자였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쉽은 오히려 세종에 가깝다. 충분히 많이 듣고, 고민하고, 인자하고, 덕치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촛불혁명 이후에는 태종 이방원 같은 국가 지도자가 더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시기에는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원했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쉽을 선택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야심 차게 시작했던 검찰 개혁의 이슈는 거의 좌초되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고, 심지어는 현재 이슈화된 검찰의 청부 고발 사건은 아마도 처음이 아니고 관행이었을 것이다. 집권 초기에는 분명 개혁의 의지가 있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개혁 의지는 퇴색되어 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내치(內治)에 관여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답답함은 분명 있다. 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이 있다. 원칙을 강조한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 다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대통령은 시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시대적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시대적 과제는 ‘빈곤 극복’이었고, 전두환 대통령은 ‘정의사회 구현’ 이라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했지만, 김영삼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15년간의 기간은 각자의 시대적 어젠다를 제시하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군정을 종식한 ‘문민정부’이었고, 김대중 대통령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지향한 ‘국민의 정부’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정치 참여를 제도화한 ‘참여 정부’이었다. 돌이켜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담론 상의 변화는 있었다. ‘민중’이라는 단어는 사라 졌고, 그 단어를 대신하여 ‘시민’이라는 단어로 바뀌면서 의식상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민중 운동’ 이 아닌 ‘시민운동’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의 변화는 참여 정부의 실패 요인으로도 생각한다.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시민운동의 자생력을 악화 시키는 폐단을 가져왔으나, 단어가 바뀌는 것은 담론과 시대의 변화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 후, 이명박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시대의 어젠다 없이 국가를 이끌어왔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라는 어젠다를 설정한 것은 기존 보수 정부에서의 무너진 기틀을 다시 재정립하고 수습하는 것이 시급했기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집권 기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과를 얻었다. 또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고, 이제서야 무너진 국가의 기틀을 회복시켰다. 이제 다음 어젠다는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정도에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사회 분야의 개혁을 통하여 더 발전할 것인지 우리 국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다음 5년의 시간을 우리 역사에 어떻게 기록할지, 시대의 목표와 담론을 제시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통령은 시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 다음 대통령은 자격 요건은

첫 번째, 역사 인식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우리 공동체가 어떤 역사를 거쳐 왔으며 어떤 역사적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지 자기 견해를 명확히 제시하고, 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역사의식이 없으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반복할 뿐 아니라 애써 쌓아온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도 있다.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낡은 구호에 집착한다. 그런 사람들이 기대는 것은 주로 대중의 익숙하면서도 막연한 ‘공포감’이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상대화한다.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어야 어떤 변화에도 유연하게대처할 수 있다.

두 번째, 박식해야 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세상 모든 일에 통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각 분야의 주요 의제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대통령 주변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게 마련이다. 대통령이 전혀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기꾼에게 휘둘리기 쉽다. 예컨대 대통령이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논쟁의 쟁점을 모른다면, 자기와 가까운 사람의 주장만을 믿고 따르는 위험천만한 일을 저지르게 된다. 무식한 지도자는 주술에 의존하기 쉽다. ‘원전 조기 폐쇄 반대는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주장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그 예이다. 또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도 대통령으로서는 부적격이라고 본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는 자기 분야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의 견해’라는 말에 종종 ‘현실성 없는’이나 ‘균형 감각을 상실한’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어떤 분야의 최고 전문가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있어야 한다. 어설프게 전문가 행세하는 정치인은 오히려 진짜 전문가를 배척한다. 전문성에 경도되면 통찰력을 갖기도 어렵다. 통찰력은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야 생기기 때문이다. 

세 번째, 부지런해야 한다. 대통령은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져야 하는 직책이다. 사건과 사고는 대통령의 생활리듬을 배려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부지런’도 생활 습관이다. 게으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부지런해지지는 않는다. 박근혜가 부지런했다면, ‘박근혜의 7시간’은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부지런’을 검증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밤에 술자리에서만 부지런한 생활습관을 기른 사람을 짚어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네 번째, 신중하고 과감해야 한다. 대통령의 명령은 법률에 준한다. 대통령직은 결정하기 어려운 일들의 결정권이 최종적으로 모여드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사안이든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심사숙고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몇 달씩 숙의와 고민을 거친 뒤에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즉시 결정해야 하는 일도 많다.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결정을 미룰 수 없다. 그런 경우에는 직감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직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어려운 결단을 수없이 내려본 사람만이 키울 수 있는 감각이다. 다만 신중과 우유부단, 과감과 경박은 서로 혼동될 수 있다. ‘그’가 심사숙고하는 것인지 ‘간’을 보는 것인지는 주권자가 판단할 문제이다.

다섯 번째, 약자 편에 살아왔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내가 돈 버는 데 나라가 보태준 것 있냐?”라고 하는 부자들을 가끔 본다. 이런 사람들은 국가를 거추장스럽게 여기거나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무한 경쟁을 방치하거나 부추기는 정부라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정부가 곧 맹수이다. 국가는 부자와 강자보다 빈자와 약자에게 더 절실히 필요하다. 빈자와 약자는 국가가 편을 들어주어야 겨우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빈자와 약자 편에서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이 이치를 모르기 쉽다. 게다가 ‘사회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거의가 부자와 강자들이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빈자와 약자의 사정을 생각하려면, 인생과 철학이 서로 결합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성공은 순전히 자기 능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부적격이다. ‘능력 지상주의’는 ‘성공한 자’들만의 이념이다. 어느 나라에든 ‘성공한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이런 이념은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립을 심화하고, 국가 공동체의 기반을 와해시킨다.

여섯 번째, 후덕(厚德) 해야 한다. 덕(德)은 카리스마와는 다른 동양적 리더십이다. 덕을 명료히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자신을 낮추고, 자기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어려운 사람들의 돕기를 반복함으로써 생기는 평판 또는 이미지라고 해도 좋다.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머슴이라는 민주주의적 원칙과는 별도로, ‘덕치(德治)’를 중시하는 동양적 정치관은 여전히 시민 다수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억울함이 없는 나라를 꿈꿀 수는 있으나 만들 수는 없다. 대통령은 어떤 하소연이든 들어줄 것 같은 사람, 억울함을 풀어주진 못해도 진심으로 위로는 해 줄 것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전우용교수의 이야기처럼 다음 5년이 중요하다.

지금의 성과에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더 크게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국가를 위기로 만들 것인지는 오로지 다음 지도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가?

우리는 또 다시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 우리의 자녀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현명하게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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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2021-09-28 15:35:47
대통령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죠. 정말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사익을 추구하고자 욕심을 부리고 있는것이 안타깝습니다. 전우용교수님이 제대로 짚어주셨네요.

다음5년 2021-09-28 11:30:34
다음 대통령 정말 중요하죠. 많은분들이 읽었으면하는 기사네요. 공유하겠습니다.

민주정부 2021-09-28 13:57:45
정말 다음 정권이 중요합니다, 더 성공 할 것이냐, 여기서 만족할것이냐, 아니면, 다시 망가질것이냐

유승희 2021-10-06 14:11:10
이낙연이 이시대가 부르는 적합한 대통령감.

이명박의 희대의 사기성과 사찰, 박정희 세뇌교육과 독재, 전두한의 폭력성과 독재,
박근혜의 국정농단 등을 고루 갖고 있는 전설 속 악마가 환생한 듯한 막산이가 대통령되면 국민들은 세금 받치느라 허리가 휘면서도 언론이 찬양해대니 최고의 대통령인줄 착각하겠지.
무섭고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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