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동물 독수리AR탐사 ⑤] 독수리가 없는 세상은 인간이 살 수 없다.
[청소동물 독수리AR탐사 ⑤] 독수리가 없는 세상은 인간이 살 수 없다.
탄광의 카나리아같은 독수리의 멸종
독수리가 사라진 뒤 인도가 겪는 대혼란
독수리의 가치 인식 필요
  • 백인환 기자
  • 승인 2021.10.05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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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동물 독수리 AR 탐사 앱을 통해 독수리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제작=브이알펄스/굿모닝충청
​청소동물 독수리 AR 탐사 앱을 통해 독수리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제작=브이알펄스/굿모닝충청
경기도 파주에서 이차중독으로 죽은 독수리 폐사체들(2010년).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런 독극물 사건이 감소하거나 규모가 작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여전히 대규모로 진행중이다. 사진=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경기도 파주에서 이차중독으로 죽은 독수리 폐사체들(2010년).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런 독극물 사건이 감소하거나 규모가 작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여전히 대규모로 진행중이다. 사진=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탄광의 카나리아’는 갱도 안의 일산화탄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카나리아가 새장 바닥으로 떨어지면, 갱도 내의 위독 가스가 퍼졌다는 신호로 광부들에게 위험을 알려준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다.

현재 독수리도 카나리아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험한 경고를 보내는 ‘감시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독수리는 23종이 산다. 2010년 기준으로 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 멸종 위기 단계(CR, EN, VU)에 접어든 종이 총 9종으로 40%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 Red List에 등록된 종은 총 13종으로 57%에 이르며, CR(critically Endangered) 단계는 5종에서 9종으로 증가했다. 8종이 구대륙(Old World) 계열의 독수리로 아시아에서 유럽, 아프리카에 사는 독수리들이 해당된다.

이런 속도라면 몇몇 독수리들은 몇 년 안에 지역적인 멸종(extinct in the wild)을 넘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독수리는 기대수명(50년 이상)에 비해 번식할 수 있는 나이가 느리고(6~8살), 매년 알을 한 개만 생산하여 번식률이 가장 낮은 새이기 때문에 인간의 다양한 위협 앞에 속수무책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더욱이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은 지리산의 반달곰이나 예산군의 황새 복원 프로젝트처럼 외국에서 개체를 재도입(Re-introduction)하여 인공사육 뒤 자연방사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캘리포니아콘돌(California Condor). 북미에서 서식하는 독수리류로 납탄에 중독된 먹이로 인해 절멸 위기에 처했다가 재도입 프로젝트로 복원에 성공한 사례. 사진=위키피디아
캘리포니아콘돌(California Condor). 북미에서 서식하는 독수리류로 납탄에 중독된 먹이로 인해 절멸 위기에 처했다가 재도입 프로젝트로 복원에 성공한 사례. 사진=위키피디아

북미의 캘리포니아 콘돌이 납탄에 중독되어 절멸 위기에 처했을 때 마지막 남은 개체를 증식시켜 1992년에 다시 야생에 풀어지기까지 5년간은 이 독수리는 야생에서 사라진 상황이었다.

독수리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는 약 3천5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현재는 야생에서 보게 되었지만, 예산과 비용이 없는 국가는 거대한 예산을 감당하기 어려워 생물 종을 속절없이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례가 현재 인도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도 독수리들이 대량 사망하게 된 원인을 밝혀낸 논문 사진=nature 화면 캡쳐
인도 독수리들이 대량 사망하게 된 원인을 밝혀낸 논문 사진=nature 화면 캡쳐

◇ 다이클로페낙 (Diclofenanc)과 남아시아의 독수리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개체수가 급감한 여러 독수리 중에서, 인도에서 사는 독수리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등장한 것은 밀레니엄 직전이었다. 1990년대 중반에, 인도와 주변 지역의 독수리들이 원인 모르게 대량으로 죽어가는 것이 발견된 이후, 거의 10년 만에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독수리의 대량 죽음의 원인을 발견하게 됐다.

2003년 드디어 밝혀낸 사실은 다이클로페낙 (Diclofenanc)이라 불리는 항생제가 인도 지역에서 가축들에게 광범위 하게 사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 항생제를 섭취한 동물 사체를 먹은 독수리들은 고통을 동반한 채 몸이 붓고 염증을 일으켜 신장까지 망가뜨리고 급기야 사망에 이르게 했다. 

흰등독수리. 인도에서 서식하던 독수리 가운데 대량 사망으로 현재는 심각한 멸종위기 단계(CR)에 처한 독수리. 사진=위키피디아
흰등독수리. 인도에서 서식하던 독수리 가운데 대량 사망으로 현재는 심각한 멸종위기 단계(CR)에 처한 독수리. 사진=위키피디아

인도에서 다이클로페낙에 죽어간 독수리는 수백만 마리로 추정하는데, 인도의 흰등독수리 (Whitep-rumped Vulture), 긴부리 독수리 (Long-billed Vulture), 얇은 부리 독수리(Slender-billed Vulture) 등 3종의 독수리는 이미 개체수의 95퍼센트가 인도에서 사라졌다.

붉은머리독수리(Red-headed Vulture). 사진=위키피디아
붉은머리독수리(Red-headed Vulture). 사진=위키피디아

더욱이 2010년 이후로 이집트독수리(Egyptian Vulture)와 붉은머리독수리(Red-headed Vulture)의 개체수까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 원인도 다이클로페낙 항생제 중독의 결과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모두 최근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단계에 포함된 종들이다.

인도는 독수리에게 매우 독특한 환경을 제공했었다. 전 세계에서 가축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소에 대한 힌두교의 숭상은 매우 복잡한 사회적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서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소들이 죽게 되면, 죽은 소들의 피부가죽은 벗겨져 가죽 산업용으로 쓰이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동물 사체 하치장에 버려지거나, 아니면 마을의 외곽지역에 방치된다.

바로 이러한 인도 특유의 상황은 독수리들이 전통적으로 소의 사체를 청소해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추산하건대 5백만에서 천만 마리의 소, 낙타, 물소 사체가 매년 생긴다. 이 동물들의 사체를 처리하는 것을 독수리들이 그동안 기꺼이 해왔고, 그 결과로 독수리는 번성해 왔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이르러 인간과 가축과의 밀접한 연관성이 바로 인도 독수리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다. 그 원인은 대부분의 독수리 먹이가 가축에서 나왔기 때문에 독수리 입장에서는 오염된 먹이를 먹고 죽어간 것이다.

개체수가 이렇게 대량으로 급감하기 전에 독수리들은 인도에서 인간과 가까이 공존해 왔다. 도시 지역 환경이나 준도시 지역의 환경에서 독수리들은 동물사체 하치장, 무두질 공장, 도살장, 쓰레기장, 뼈공장(독수리들은 뼈에 붙어 있는 살점들을 깨끗하게 발라먹으며, 뼈는 이후 부서져서 비료로 사용하게 된다) 등에서 풍성한 먹잇감을 얻어 생존해 왔다.

그러나, 이런 인간과의 관계가 독수리에게만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인도 사람들도 수백만 마리의 소 사체를 처리하는 비용이 들지 않았고, 효율성이 높은 방법으로 혜택을 받았다.  

인도의 독수리는 동물 사체를 완전히 그리고 재빨리 처리하여 토양과 수로가 오염되는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시켰고, 병원균들이 발병하는 것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다른 동물들 중에 가장 모험심이 강한 동물들도 처리하기를 선뜻 나서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먹이도 손쉽게 처리하는 강력한 소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독수리들이야말로 질병의 위협요소들을 제거하는데 최고의 동물이었다.

예를 들면, 인도 지역에서 탄저병은 풍토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탄저병으로 동물이 죽게 되면, 탄저균의 포자가 토양에 침투하여 그 토양에서 탄저 포자균은 수십 년 동안 잠복할 수도 있다.

과거에 독수리들은 동물 한 마리가 죽으면 죽은 뒤 수 시간 안에 그 동물의 사체를 깨끗이 처리할 수 있었기에, 탄저균의 박테리아가 포자를 만들어 퍼질 기회를 주지 않아 탄저균자체가 소멸되었다

그러나, 독수리가 사라지면서 인도의 어느 지역에선 탄저병이 아주 중요한 공중 보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독수리의 부재는 탄저병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독수리들이 이전에 처리해 주던 가축 사체들이 이제는 길거리 개나 쥐와 같이 번식이 빨라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포유류의 차지가 되면서 사체를 완벽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해 질병과 오염을 억제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특히 길거리 개들은 종종 사람들을 물거나 공격하여 매년 인도에선 대략 천칠백만 명의 인도인들이 개에 물린다. 인도에서 개들은 인간들이 광견병에 걸리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데, 독수리가 사라지던 2004년 인도 광우병 방지 통제 연합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광견병 발병의 96퍼센트는 대략적으로 개들로부터 발생했다.

최근 인도의 광견병 발발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광견병으로 인한 사망자수의 60퍼센트가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대략적으로 매년 25,000명에서 30,000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는 매 30분마다 한 명이 사망하는 비율이다.

광견병 이외에도, 길거리 개들은 개홍역 바이러스부터 다양한 바이러스 같은 질병을 옮겨 하이에나, 자칼, 호랑이, 아시아산 사자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이 들 동물 중의 일부는 이미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독수리가 사라짐에 따라 파생되는 이런 부정적인 결과들은 독수리가 전통적으로 해왔던 청소동물의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환기시킨다.

즉, 인간들에게, 한 종의 멸종은 단순히 미학적으로 또는 생태학적인 이슈가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의 삶의 복지에 다방면에 걸쳐서 매우 심대한 함축된 의미를 부여함을 일깨우는 사건이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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