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데이트 폭력’ 료헤이, 그리고 ‘학폭’ 쌍둥이
[노트북을 열며] ‘데이트 폭력’ 료헤이, 그리고 ‘학폭’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그리스행 유감, 현지 배구팬 행동 나서길
  • 지유석
  • 승인 2021.09.30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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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FC에서 뛰다 계약해지로 팀을 떠난 미치부치 료헤이 선수. 료헤이 선수는 일본 J1 리그에서 뛰다 데이트 폭력 물의를 일으켜 팀에서 방출된 전력이 있었다. Ⓒ 사진 =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충남아산FC에서 뛰다 계약해지로 팀을 떠난 미치부치 료헤이 선수. 료헤이 선수는 일본 J1 리그에서 뛰다 데이트 폭력 물의를 일으켜 팀에서 방출된 전력이 있었다. Ⓒ 사진 =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올해 초 시민구단인 프로축구 K리그2 충남아산프로축구단(충남아산FC)은 일본 출신 미치부치 료헤이 선수 영입을 두고 한동안 홍역을 치렀다. 

충남아산FC 구단은 료헤이 선수를 영입하면서 “다부진 체격조건을 갖춘 료헤이는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측면을 허무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상황에 따라 직접 마무리하는 능력도 갖춰 2020시즌 충남아산FC의 날개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는 반발했다. 료헤이 선수가 일본 J1리그 베갈타 센다이에서 뛰던 시절 데이트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켜 방출된 전력 때문이었다. 

시민사회 반발에 구단과 료헤이 선수 모두 한껏 몸을 낮췄다. 그러나 구단은 위약금 등 법적 문제가 생긴다며 방출에 난색을 표시했다. 

문제는 구단이 료헤이 선수의 데이트 폭력 전력을 알고서도 영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아산시 인권센터가 6월 발표한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 료헤이 선수의 2017년 데이트 상대 여성 폭력 사건 및 징계 사항에 대해 충남아산FC가 인지하고 확인했음에도 별도의 선수검증 절차 없이 영입을 계속 추진했고 ▲ 2020년 반복적이고 심각한 여성폭행 이력으로 베갈타 센다이와 계약해지 됐으나 에이전시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과 검증 없이 료헤이 선수와 계약한 사실이 확인됐다. 

데이트 폭력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건 비단 충남아산FC 구단만이 아니었다. 료헤이 선수가 한국행을 물색하자 복수의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중엔 1부 리그 팀도 뒤섞여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구단 관계자는 “여러 구단이 료헤이 선수를 탐냈지만 데이트 폭력 논란으로 주저했다. 그러다 충남아산FC와 계약하자 료헤이 선수의 활약 여하를 관망하면서 차후 영입을 추진하겠다는 기류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각 구단의 구상은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 바로 지역 시민사회의 반발 때문이었다. 

구단이 료헤이 선수를 영입하자 충남지역 40여 개 시민단체는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을 꾸렸다. 

공동행동은 충남아산FC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가 열리는 이순신종합운동장 앞에서 료헤이 퇴출 촉구 시위를 벌였다. 뿐만 아니라 구단주인 오세현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문제 선수의 조속한 퇴출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민사회의 압박에 결국 료헤이 선수는 5월 말 계약해지로 팀을 떠났다. 

그리스 현지 팬, 쌍둥이 받아들일까? 

충남지역 40여 개 시민단체가 꾸린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은 충남아산FC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가 열리는 이순신종합운동장 앞에서 료헤이 퇴출 촉구 시위를 벌였다. Ⓒ 사진 =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충남지역 40여 개 시민단체가 꾸린 '충남아산FC 료헤이 퇴출을 위한 공동행동'은 충남아산FC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가 열리는 이순신종합운동장 앞에서 료헤이 퇴출 촉구 시위를 벌였다. Ⓒ 사진 =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올해 초 학폭 논란을 일으켰던 여자 배구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28일 그리스 진출이 확정됐다. 

그간 대한배구협회는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의 해외 진출 자격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들어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에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이 ITC를 직권으로 승인해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 이적이 가능해졌다. 앞서 FIVB는 “쌍둥이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되는 것”이란 입장을 배구협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폭에 대한 정서가 한국과 다를 수 있다. 또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이적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현지 배구팬들이 쌍둥이 자매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금 세계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료헤이 선수의 데이트 폭력은 ‘구글링’을 통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었고, 아산 시민사회는 즉각 반응했다. 그리고 끝내 문제 선수 퇴출을 이뤄냈다. 

그리스 배구팬에게 바란다. 쌍둥이 자매의 학폭으로 동료 선수들이 마음을 다쳤고, 몇몇은 배구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런데도 쌍둥이 자매는 피해자와 팬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고자 해외 진출을 모색했고, 국내 규정이 발목을 잡자 국제기구를 흔들어 목적을 성취해 냈다. 사뭇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다. 

그리스 배구팬들이 쌍둥이 자매 학폭 전력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주기 바란다. 그래서 학폭 선수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발붙일 곳이 없다는 걸 명확히 각인시켜 주기 바란다. 아산 시민사회의 행동이 좋은 참고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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