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36] 마을 역사 품고 부활한 청양 청소리 버드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36] 마을 역사 품고 부활한 청양 청소리 버드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0.05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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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 금강 본류에서 가깝고, 마을도 금강 유입수인 ‘잉화달천’ 사이를 두고 버드나무가 마주 서 있다.

버드나무가 위치한 청소2리는 청소1리보다는 규모는 작으나, 거리 이름은 ‘원청소길’이다.

마을 입구는 거대한 풍채의 버드나무가 하늘에 맞닿은 듯 높이 솟아 있고, 주변은 말끔히 포장되어 깨끗한 마을 이미지에 주민들의 북적이는 모습이 마치 광장에 온 듯하다.

지금껏 봤던 보호수 입지가 마을 어귀나 안쪽, 길가 도로에 위치하여 마을 주민들이 머문다기보다는 그냥 지나치는 장소처럼 보호수와 정자는 그 효용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보호수 옆에 마을 회관도 코로나로 폐쇄되어 보호수는 그냥 그 자리에 쓸쓸히 서 있을 뿐이었다.

사진=채원상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청소리는 확실히 달랐다.

정자는 추석 이후 명절을 쇠고 다녀간 자식들 자랑과 안타까운 얘기로 할머니들의 수다방이 됐고, 수확 작물을 말리기에도 버드나무 주변은 너른 마당에 분주한 주민들의 삶터였다.

그러다 의문이 생겼다.

버드나무는 물가를 좋아하고 여러 나무들이 함께 모여 자라는 성질임에도 청소리 버드나무는 약 450년의 마을 역사를 혼자 담은 듯 외로이 서 있었다.

버드나무 옆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 점도 의아했다.

“청소리 버드나무는 여러 그루가 저 멀리까지 살았고, 버드나무 터는 원래 물가였으나, 수십 년 전에 하천을 덮어서 현재 모습이 됐다”며 김용제 이장은 버드나무의 역사를 최근의 상황부터 설명해 줬다.

“나무 옆의 연못은 마을이 지금과 달리 초가집이었을 때, 늘 화재에 약해서 불을 끄려면 물이 필요했고, 그래서 물가에 연못을 만들었지. 그리고 지금은 작은 공원처럼 꾸몄어”

새마을 운동이 있기 전, 우리네 마을은 늘 불에 취약한 구조로 마을 빨래터와 연못을 만들어 비상 상태에 대비했던 것이다.

물가를 좋아하는 버드나무는 개천에 그늘을 만들고 물을 머금어 건천이 특징인 우리나라 하천의 수량을 유지하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낙엽으로 천에 깔리면 이런저런 물고기들도 모여드는 생태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우리 마을 버드나무만큼 큰 나무는 전국에 거의 없을 것이다”라며 버드나무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김용제 이장도 “개인적으로 버드나무 아래서 제를 올리는 주민들이 있다”며 주민들이 보호수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 올해부터 정월에 목신제를 지내려는 계획을 얘기했다.

코로나로 잉화달천 주변의 벚꽃축제도 열지 못했던 상황에서 목신제는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지만, 이장을 비롯해 청소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보호수를 존경하고, 아끼려는 마음은 가을 햇살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보호수는 역시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보호하는 데서 의미가 있다.

마을의 길흉을 점지하고, 풍요와 건강함을 기원하는 보호수의 가치가 머리에서는 이해됐지만, 마을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의지를 가슴으로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내년 정월, 청소리 버드나무의 생생한 목신제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청양군 청남면 청소리 601 : 버드나무 441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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