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6] 당진 안국사지 봉화산 솔바람길
[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6] 당진 안국사지 봉화산 솔바람길
사관리 솔밭~사관정~봉화대~안국사지…"솔바람 맞으며 한걸음씩"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10.1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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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치유와 힐링이 되길 기대하며 충남도내 불교와 천주교 순례길 15구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보물 100호 안국사지 석불입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보물 100호 안국사지 석불입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근사한 길이 있다.

이름만 그럴싸한 솔바람길이 아니었다. 풍성하고 자연적인 맛이 진하게 나는 솔숲길이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능선과 솔숲이 이어지는 길. 충남 당진시에 있는 안국사지 봉화산 솔바람길이다.

지난 6일 사관리 솔밭(솔바람길 주차장)에서 출발해 봉화대를 거쳐 안국사로 이어지는 3.7km 구간을 걸었다.

소나무 향 가득히 전해지는 솔바람길을 따라 올라가 보자.

봉화산 솔바람길 주차장.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주차장.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솔바람길은 과거 서산 운산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당시에도 소나무가 많아 사람들이 ‘솔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름 모를 산새의 우는 소리가 첫인사를 건넨다. 주차장을 막 지나 산길로 들어서자 우람한 솔숲이 펼쳐졌다.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솔바람길은 흙길이 아니라 짚으로 만든 발판으로 이뤄져 있어 비가 와도 걷기 좋다.

코끝을 간질이는 상쾌한 솔향이 머리까지 맑게 해준다. 솔향과 바람을 맞으며 꼬불꼬불한 길을 걷다 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등산할 수 있다. 삼림욕을 할 수 있는 벤치도 곳곳에 있다.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길 중간중간에는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소원이 돌탑이 되어 쌓여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오르다 보니 사관정이 보였다. 지명인 사관리에서 이름을 따온 듯 싶다.

사관정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 뒤 봉화산 정상에 있는 봉화대로 향했다.

봉화산 솔바람길 사관정.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사관정.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정상으로 갈수록 소나무보다 상수리나무가 많아지고, 이전보다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건강상태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면서 걸어야 한다.

봉화대에 다다랐다. 사방팔방 막힘이 없이 가슴이 탁 트인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당진시내와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등선, 저 멀리 가야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멀리서 불어보는 바람을 맞는 건 덤이다. 순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생각났다.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봉화대는 조선시대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

봉(횃불)과 수(연기) 신호를 서산시 옥녀봉(북산)에서 받아 당진 고산 봉화대로 이어주고, 최종적으로 서울 남산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1999년 당시 당진군(현재 당진시)이 고장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봉화대를 복원, 현재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솔바람길 봉화대.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하늘과 맞닿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봉화대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어보자.

봉화대를 뒤로 한 채 안국사지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하산 시에는 미끄러울 수 있으니 안전을 위해 등산화를 신고 설치된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한다.

원당지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내포문화숲길 5코스 원효깨달음길과 겹쳐진다. 건너편에는 은봉산이 보인다.

안국사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가는 길. 건너편에 은봉산이 보인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가는 길. 건너편에 은봉산이 보인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시멘트로 포장된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1000여 년 전 고찰인 안국사가 자리했던 안국사지 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돌탑과 은행나무 한 그루가 오랜 역사를 지키고 있었다.

안국사지는 고려시대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내판에는 이곳에는 4곳의 건물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서편 등은 민가의 축조 등으로 훼손돼 알 수 없다고 적혀있었다.

안국사지 터.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터.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터.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터.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에는 세 가지 문화재가 남아 있다. ‘안국사지 석불입상’과 ‘안국사지 석탑’, ‘안국사지 매향암각’이 그것이다.

1963년 보물 100호로 지정된 안국사지 석불입상은 고려 현종 12~21년(1021~1030년) 건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강암 불상으로 5m 높이의 본존불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상이 놓여있다.

본존불상은 굴곡이 없고 얼굴은 크고 네모지며 목은 짧고 귀는 길고 두 팔은 신체에 붙어 있다.

안국사지 석불입상과 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석불입상과 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커다란 돌을 머리에 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친근한 멋이 풍겼다.

국내에서 ‘발’을 가진 불상은 안국사지 석불입상이 거의 유일하다고 전해진다.

안국사지 석불입상 밑에는 보물 102호인 안국사지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높이 3m인 이 석탑은 탑신에 불상 1구씩을 양각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안국사지 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원래 5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기단부와 탑신부만 남고 상륜부는 모두 없어졌다.

석탑에는 오랜 시간 풍파를 이겨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탑신에 새겨진 불상의 흐려진 윤곽에서도 푸른 이끼가 앉은 기단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안국사지 석불입상 뒤편에는 ‘배바위’, ‘고래바위’라고도 불리는 충청남도 지정 기념물 163호 ‘안국사지 매향암각’이 자리하고 있다.

매향비는 향나무를 땅에 묻는 민간 불교의식인 매향을 행하고 이 사실을 기록한 돌을 말한다.

안국사지 매향암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매향암각.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고려시대 몽고와 왜구의 침입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역민들이 불안한 민심을 달래고자 미륵신앙의 안식처로써 안국사를 선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바위는 어림잡아도 성인 10여 명이 둘러야 할 정도 크다.

바위에 새겨진 비문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윤곽이 흐려져 있다. 오랜 시간 외부에 노출되어 있었던 탓이다.

안국사지 지장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지장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안국사지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이 길은 한두 군데 반짝 솔숲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법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름만 번지르르한 솔바람길은 분명 아니었다.

적당한 높이와 산길을 가진 봉화산 솔바람길은 반나절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기에 복잡했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머리도 식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걷기를 끝내자 솔향이 코에 인사말을 건넸다. “안녕히 가라고 여긴 봉화산 솔바람길이라고…”

※ [충남 치유의 길]은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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