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배심원 결정대로 판결날까
[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배심원 결정대로 판결날까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 김태린 기자
  • 승인 2021.10.15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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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최근 대법원은 충북 청주시청 한 간부공무원이 부하 직원에게 “확찐자(코로나 ‘확진자’와 유사한 발음을 이용하여 살이 갑자기 찐 사람을 놀리는 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하면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그런데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받았으나 1심 재판부가 이 배심원 평결에 반해 “친분이 별로 없음에도 A씨는 여러 사람이 듣는 가운데 이같이 언동했다”며 “조어 확찐자는 직·간접적으로 외모를 비하하고 부정적 사회 평가를 동반하는 만큼 모욕죄가 성립한다”면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경우였습니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약칭 ‘국민참여재판법’이 시행되면서 형사사건의 1심 재판에 한해 배심원에 의한 재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배심원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영국, 미국 등)에서 판사가 배심원에 의한 결정을 그대로 따르도록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판사가 배심원들의 평결(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결정)과 의견(유죄로 평결된 피고인에 대한 형량에 관한 의견)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국민참여재판법 제46조 제5항). 위 ‘확찐자’ 모욕 사건의 경우에도 이러한 국민참여재판법 규정에 따라 판사가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결정을 내린 경우에 해당합니다. 

자료제공=김영찬 변호사
자료제공=김영찬 변호사

한편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제1연구반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이뤄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평결과 판사의 판결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위와 같이 일치율은 93.2% 정도에 이른다고 합니다(참고로 배심제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일치율이 78% 정도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위 조사결과에서 배심원 평결과 판사의 평결이 불일치한 경우는 위 “확찐자” 모욕 사건과 같이 대부분 배심원이 무죄 평결한 사안을 판사가 유죄판결로 뒤집은 사안에 해당하였습니다. 

조심스럽게 사견을 덧붙이자면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문제로 인해 배심원 평결에 ‘법적 구속력’까지 인정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으나 국민참여재판법의 도입 취지 자체가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적어도 배심원의 다수의견을 넘어선 전원일치 평결에 한하여는 판사에 대한 ‘사실상의 구속력’이 있음을 인정하되, 그 배심원 평결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경우에 한해 달리 판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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