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옛 충남도청, 문체부 사업소로 전락
[김선미의 세상읽기] 옛 충남도청, 문체부 사업소로 전락
대전시 무능 행정, 정치력 부재가 낳은 역사성과 문화재 가치 실종
문체부 산하 기관 줄줄이 입주, 대전시민 위한 공간 재창조는 없다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10.15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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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옛 충남도청사 활용이 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이 되도록 논란의 연속이다. 

소유권이 충남도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전되면서 도청사는 대전을 상징하는, 대전시민을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할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대전시민을 위한 새로운 공간 재탄생 기대했으나 엉뚱하게 활용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윤곽을 보면 시민들의 바람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다 정확한 내용은 문체부가 발주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용역결과는 다음 달에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용역 중간보고회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논란을 보면 대전시와 대전시민은 자칫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용역은 기존의 활용안과는 성격과 접근방식이 전혀 다르다. 그동안 수차례 나왔던 연구용역은 결과적으로는 모두 폐기처분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도청사 재창조 방향과 어떤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주제는 확실했다. 

하지만 이번은 일단 도청사 전체를 관통하는 큰 그림이 없다. 공간 쪼개기에 치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체 관통하는 큰 그림 없어, 대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될라’

무엇보다 근대도시 100년의 역사와 함께 대전의 상징적 공간이었던 충남도청이라는 상징성, 장소성, 역사성이 무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등록문화재 18호인 근대문화유산으로서 도청사의 문화재적 가치마저 도외시되고 있어 지역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문체부의 입맛과 편의에 의한 기관과 시설들이 줄줄이 입주할 가능성이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는 것이다. 용역이 진행 중인 활용안에는 미술품 수장보존센터에서부터 연수원인 문화예술인재개발원까지 계획되어 있다. 

이밖에 창·제작랩, 미술융복합전문도서관,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 사이버안전센터를 비롯해 지역문화진흥원, 지역문화재단연합회도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안전센터는 이미 입주가 완료됐다. 

‘숙박시설’이나 다름없는 연수원까지. 잡화점 방불케 하는 공간쪼개기 

옛 충남도청사. 자료사진
옛 충남도청사. 자료사진

갈 곳이 마땅치 않거나 공간이 비좁은 문체부 산하 유관 기관 단체들을 ‘오래된’ 건물 하나를 인수해 한 곳에 모은 잡화점을 방불케 한다. 

대전의 랜드마크이자 대전의 상징이었던 충남도청사가 한순간에 공간 쪼개기로 문체부의 사업소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일종의 ‘숙박시설’이나 다름없는 연수원 설립 계획마저 지역시민문화단체들의 반발에 접나 싶었는데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심지어 별관도 아닌 문화재인 본관 입주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사 활용계획서 철저히 배제된 대전시, 시민 목소리도 실종

이쯤되면 대전시가 미술품 수장고 유치를 요구했다고는 하나 시와 시민들의 입장과 목소리는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다. 대전시민을 위한 직접적인 활용안이나 공간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도청사에 유치한 소통협력 공간도 문체부의 요구로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다 대전시는 충남도청사 활용 계획에서 이처럼 철저히 배제되고 있을까. 이 같은 결과는 대전시의 역량과 행정력으로 볼 때 소유권이 문체부로 넘어올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대전시가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시는 충남도청을 대전시민의 공간으로 재창조할 의지도 역량도 못 갖춘 것이다. 

준비 안 된 예견된 결과, 시민공간 위한 전략 의지 역량도 안 보여

소유권자인 문체부로서는 독립적인 기관이 하나 생김으로서 인사권과 조직의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당연히 대전시와 나누기 싫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전시가 지역사회의 필요와 요구를 담은 확고한 활용안을 제시해 문체부를 설득했어야 한다. 하지만 시는 도청사 활용과 관련 위원회까지 꾸렸으나 제대로 된 활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본구상을 수차례 변경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불신을 자초했다. 

하루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하겠다고 했다가, 다음날에는 디지털미술관을, 전국적으로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이 벌어지자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언급하는 식이다. 

오락가락 행보, 소극 행정을 넘어 무소신 무능 행정만 드러내

덕분에 문체부에 끌려다니는 소극 행정을 넘어 대전시의 무소신, 무능 행정만 드러냈다. 

대전시와 더불어 지역 정치권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남도청이 문체부의 사업소로 전락하는 동안 정치권 역시 무엇을 했는지 말이다. 

대전시가 주도적으로 활용할 방안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 따라 옛충남도청사와 부지를 무상 양여받거나 대부해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소유주인 문체부를 완전히 도외시할 수는 없겠으나 이 문턱을 넘는 것도 대전시와 정치력이다. 

무능 행정과 정치력 부재가 결과적으로 도청사를 문체부 사업소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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