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황혼(黃昏)빛이 주는 훈육(訓育)
[시민기자 눈] 황혼(黃昏)빛이 주는 훈육(訓育)
  • 길공섭
  • 승인 2015.03.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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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공섭 사)대전동구문화원장
[굿모닝충청 길공섭 사)대전동구문화원장] 태양은 언제나 자기의 책임을 완수하며, 자연의 순리를 주도하는 만물의 대표라고 생각 한다. 또한 지구에서 가장 빠른 것은 햇빛이며. 그 빛은 우주의 근원이다. 빛은 사랑이 나타나는 형태이고 그러한 빛의 속성에는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는 것이다.

태양의 빛은 지구의 생명체들을 살아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이 되며, 일출은 출발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찬란함이 있으며 일몰은 마무리라는 의미와 더불어 호젓함이 있다. 일출은 반짝 반짝 빛나는 빛줄기를 타고 떠오른다면 일몰은 오랜지 색이 되어 홀로 사그러 진다. 일출은 주변의 모든 것을 가리지만 일몰은 주변의 모든 것을 드러낸다.

그러고 보면 우리네 인생은 태양의 행로와 참 많이 닮은 것 같다. 힘차고 활기차게 떠오르는 일출이 뭇사람에게 부푼 기대와 용기 그리고 희망이 떠오르는 시작처럼, 새 생명의 탄생은 가족에게 큰 기쁨과 설렘을 전해 준다. 태양이 점점 중천으로 떠오르면 태양의 온기는 열기로 바뀌어 간다. 빛을 받은 만물이 약동하는 이 시점은 젊음의 패기를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순간이다. 게다가 해거름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연륜의 깊이를 깊게 느끼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출발(일출)보다 자기의 책임을 묵묵히 수행하고 사라지는 마침(落照)를 즐겨 촬영한다. 새로운 세상이 그 안에 숨어 있는 듯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하늘동네의 일몰은 대단히 평화롭고 차분하기만 하다. 해가 누엇 누엇 떨어질 때 쭘이면 낙조의 명소로 새롭게 알려진 하늘동네(동구 대동 산1번지)로 오른다.

하늘동네에서 바라보는 한밭(대전)은 쌍둥이빌딩(코레일)과 함께 하루를 마감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저 멀리 아스라이 계룡산이 낙조 맞을 준비를 하고, 엑스포 과학 공원이 황혼 빛으로 채색되면 하늘동네(대동)에서 준비한 하루를 마감하는 황혼의 축제는 더 빛나는 내일을 약속하며 어둠속으로 몸을 감춘다.

자연의 조화로움은 예서 그치지 않는다. 생명의 빛은 때로 목마른 대지를 위해 자신의 몸을 먹구름 뒤에 숨긴 채 흔연히 비를 뿌린다. 맺힌 땀방울을 보는 안쓰러움에 바람을 일으켜 천연 부채질을 해 주기도 한다. 적절히 뒤엉킨 희로애락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로운 텃밭으로 가꾸어 주는 연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황혼의 멋스러움과 금빛으로 물든 그 빚은 그냥 빚어지는 게 아니다. 그것은 종일토록 온화한 빛을 아낌없이 만물을 향해 쏟아 부은 후에 찾아드는 미소인 것이다. 때로는 어두운 그림자도 따뜻하게 다독이며 포근히 안아주는 황홀경(黃惚景)이기도 하다.

우리는 요즘 황혼이란 단어가 실린 기사를 자주 접한다. 황혼이혼, 황혼의 기적, 황혼열차, 황혼의 학사모 등, 그것은 마침이 가까이 와 있는데도 새롭게 시작하고 또한 과감한 도전에 대한 배려 일 것이다. 일출(日出)의 뜻은 하나인데 일몰(日沒)은 황혼(黃昏)과 낙조(落照)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그것은 마침(끝)이라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헤어진다는 것에 대한 회한(悔恨)이 서려서일 것이다.

이별이란 아쉽지만 자연의 진리를 거역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담담하게 가슴으로 보듬어야 하고, 황혼 그 낱말처럼 황금빛으로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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