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청풍명월의 고장, 환경운동의 깃발
[염우의 환경이야기] 청풍명월의 고장, 환경운동의 깃발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0.23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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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꿈환경재단 창립총회.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북도는 바다를 접하지 않은 유일한 내륙도이다. ‘청풍명월의 고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자연환경이 수려하다. 면적은 7,407.67㎢(국토 7.5%), 인구는 1,600,837명(국민 3.1%)이다. 3개 시와 8개 군으로 이루어졌다. 속리산·월악산·소백산 등 3개의 국립공원을 담고 있는 백두대간의 큰 산줄기가 경상북도와 도계를 이루고 있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뻗어나온 한남금북정맥이 한강과 금강의 분수계를 이루며 충북을 가로지른다. 북쪽에서 한강이 남하하다 달천과 합수한 뒤 서해로 굽이친다. 남쪽에서 금강이 북진하다 미호천과 합수한 후 서해로 굽이친다. 두 개의 강에는 대청호·충주호 등 바다 만큼 넓은 호수가 있다. 수려한 자연환경은 한강과 금강의 물줄기가 백두대간 및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와 부딪치고 어우러져 빚어낸 결과이다. 그 속에 마을과 도시가 자리 잡았다.

충청북도 역시 개발과 오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였다. 도시지역에는 대규모 주택단지와 산업단지가 들어섰으며, 농촌지역은 농지정리가 이루어졌다. 도시와 농촌, 공장과 농경지가 쏟아낸 부산물들은 대기, 수질, 토양오염을 심화시켰다. 생활하수, 산업·축산폐수는 하천수질을 오염시켰다. 수자원 확보를 위해 축조한 대청댐·충주댐과 수많은 저수지들은 하천생태계를 단절시켰으며 부영영화로 이어졌다. 수많은 도로와 시설들은 백두대간을 관통하며 산림생태계를 훼손하였다. 도시지역은 과밀개발로 인하여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농촌지역도 개별 사업장과 축사 난립 등 무분별한 난개발로 시름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추진해 온 각종 개발사업은 자연환경의 훼손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청북도는 1990년대까지 개발 낙후지역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되자 지방단체장들의 공약은 기업유치와 개발사업으로 채워졌다. 개발성장주의 지역발전전략이 주류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들어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에 힘입어 지역발전의 여건도 변하였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특별자치시) 조성, 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설치,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건설 등 개발요소들이 집중되며 지역발전의 최대변수로 부각되었다. 신수도권 형성 및 통합청주시 출범과 함께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되었고 ‘경제특별도 충북’, ‘4% 경제 실현’, ‘100만 청주시 달성’라는 슬로건으로 표출되었다.

한편 1990년대 들어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 행위에 맞서 삶의 터전과 환경을 지키려는 주민활동과 환경운동도 본격화되었다. 국제적으로는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 이후 ‘환경적으로 건전하며 지속가능한 개발(ESSD)’ 이념이 확산되고 있었다. 문장대용화온천개발 저치운동과 무분별한 먹는샘물 반대활동은 지역에서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 기후변화라는 매우 시급하고 절실한 지구적 과제가 부각되면서 환경단체와 거버넌스 활동이 부각되었다.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이 확대되었고 지역발전의 패러다임도 서서히 전환되었다. 민선 5기 충청북도는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비전을 선포하였고, 청주시는 ‘대한민국 녹색수도’를 선언하였다. 2014년 통합청주시 출범 후에는 도시비전을 ‘생명문화도시’로 설정하였다.

지난 30년, 충북지역은 참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1991년과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되어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직접 선출하게 되었다. 지역언론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으며 시민사회의 영역이 크게 성장하였다. 다섯 정권과 7기의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다른 사회정치적 여건을 형성하며 환경운동의 필요를 부추겼다. 환경운동이 정착하고 발전해 온 지난 30년의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어느덧 세상은 녹색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의 전개과정을 효율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시기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시기구분은 주체적 활동내용과 객관적인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지역은 매년 여러 기관·단체가 공동으로 선정·발표해 온 충북권 10대 환경뉴스(1995~2020년, 258건)가 자료로 축적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하여 충북지역 환경운동을 여섯 개의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전기는 1991~1993년, 시민사회단체들이 환경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며 ‘환경운동이 태동하는 시기’이다. 1기는 1994~1998년, 전문 환경단체들이 창립되어 다양한 환경이슈에 대응하며 ‘환경운동을 본격화하는 시기’이다. 2기는 1999~2004년, 활동영역을 충북지역(광역화)과 금강유역(유역화)으로 확장하며 ‘환경운동을 확대하는 시기’이다. 3기는 2005~2009년, 환경단체 내부를 성찰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하며 ‘환경운동을 강화하는 시기’이다. 4기는 2010~2014년,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협력활동을 강화하며 ‘환경운동을 다원화 하는 시기’이다. 5기는 2015~2019년, 공공시설·기관의 운영을 통해 다양한 시민환경서비스를 제공하며 ‘환경운동을 입체화 하는 시기’이다. 2020년부터는 6기,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전환을 촉구하며 ‘환경운동을 주류화 하는 시기’이다. 진행 중이다.

충북지역의 환경운동은 많은 성과와 의의를 만들어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충북의 환경보전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선명하고 견결한 ‘이슈메이커’로 활동해 왔다는 것이다. 정부나 기업에 대한 비판·견제 역할을 수행하며, 생물학적 약자와 사회적 약자의 환경권을 옹호하는 대변자 역할을 펼쳐왔다. 대부분의 환경이슈들은 환경단체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안들이었다.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혁혁한 성과를 도출하며 승리하는 기풍을 유지해 왔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문장대용화온천개발 중단, 원흥이마을 두꺼비생태보전, 밀레니엄타운조성사업 타결 등 많은 환경이슈들은 대체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며 마무리되었다. 현안문제 대응 차원을 넘어 협력활동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는 점도 중요하다. 초기에 환경이슈들은 갈등적 사안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거버넌스 영역이 확대되고 비갈등적 사안의 비중이 증가하였다. 녹색청주 협력활동, 주민참여 유역관리체계 구축, 초록학교 협력활동 등 유의미한 성과로 귀결되었다. 지역거버넌스 활성화와 협력의 견인차로서 환경운동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충북의 백두대간.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의 백두대간.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이러한 과정에서 끊임없이 지역의 환경운동 역량을 강화하고 환경운동의 저변을 확대하였다. 회원조직이나 시민단체는 시민관심과 회원참여의 정도에 따라 조직역량이 결정된다. 지속적인 회원확대를 통해 자립적 재정구조를 확립하였다. 지속가능한 환경운동을 위해 활동과 운영방식도 혁신하며 스스로를 단련시켜 왔다. 지역사회를 전환하기 위한 정책협력 활동도 멈추지 않고 주도해 왔다. 문제제기 집단에서 대안제시 집단으로 역할을 변화·강화하며, ‘지속가능발전’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해 왔다. 충북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 녹색수도 청주 선언, 환경전담부서 설치 등 환경친화적 정책수립과 제도개선, 환경갈등 조정 및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지역 발전의 목표와 방향, 전략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단비를 기다리던 씨앗처럼 환경운동의 싹이 돋아났다. 바닥은 초록으로 물들어 갔고, 초록은 깃발로 자라나 풍성한 숲을 만들었다. 풀뿌리 주민·환경운동이 정착되었고 생명과 환경을 존중하는 환경생태주의가 확산되었다. 도민들은 무분별한 개발행위와 환경파괴에 맞서 자신의 삶과 터전을 스스로 지켜냈다. 작고 흔한 생물들의 생명권을 옹호하고 지역 주민과 사회적 약자의 환경권을 대변하며 지역과 도시를 지켜왔다. 갈등과 대립을 넘어 연대와 협력을 확대하며 우리고장을 지속가능한 초록세상으로 변화시켜 왔다. 2021년, 세상은 팬데믹 사태과 기후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류는 생존을 지속하기 위하여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녹색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지속가능한 충북, 상생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환경운동의 깃발도 더욱 굳건히 휘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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