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 음성 출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 정당 ‘새로운 물결’을 창당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김 전 부총리가 동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충북 출신 대권주자로 나서며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충청대망론은 영호남에 치인 충청의 민심을 대변하는 용어다. 지역에 대한 강한 열망은 피아의 구분이 뚜렷한 정치판에서도 하나로 뭉칠 수 있을 만큼 간절하고 절실한 바람의 표현이다.
역대 충청대망론 주자로는 충남 출신의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충북 출신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김 전 부총리를 들 수 있다.
공교롭게도 김종필·이회창·반기문은 보수계 정치인들이었으나 김 전 부총리의 등장은 이들과 차이가 있다.
내년 대선 출마 의향이 전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의 러브콜이 잇따랐으나 김 전 부총리는 제3의 길을 택했다.
김 전 부총리는 24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3층서 신생정당인 ‘새로운 물결’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작은 불씨가 벌판을 태운다. 오늘 출발하는 <새로운 물결>이 장엄한 폭포가 되어서 기득권공화국을 깨뜨리는데 앞장서겠다. 우리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충북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당 창당을 통한 제3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신당의 참여자도 기존 정치인이 아닌 “부총리를 그만두고 2년 6개월 이상 전국을 다니면서 만난 농어민, 자영업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학생, 취준생 등 청년들이 주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정치권에 계신 분 중에도 양당 구조에 폐해를 함께 생각하며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 공화국으로 만들기에 동참하는 분과는 함께 할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그동안 충청권이 지원하는 후보가 늘 당선됐다. 이제 충청이 대선에서도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저는 누구보다 충청의 적자, 적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일 청주 육거리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지지자들이 ‘충청대망론’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환호하며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양당 정치구조 속에서 가야 할 제3의 길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20대 총선에서 총 38석(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을 차지했다. 당시 제3당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을 받았다.
안 대표는 이듬해 19대 대선에 출마해 21.4%를 얻으며 역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과 제1야당을 견제하는 제3당의 역할은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현재 안철수 개인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남아있지만, 정당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만큼 제3의 길의 어려움을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다양한 이들이 경험을 통해 보여줬다.
이 같은 주위의 우려에 대해 김 전 부총리는 단호했다.
그는 “그동안의 후보들은 자기가 대통령 되는데 주력했지, 판과 세력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와 비전을 가지진 않았다”며 “양당과 전혀 다른 아래로부터 반란, 분노의 잠재된 분노와 잠재력을 한데 모으는 에너지를 조직할 것이다.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물결’이 창당 과정을 마치고 조직과 비전이 공개된다면 김 전 부총리가 추구하는 제3의 길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김 전 부총리가 강조하는 ‘정치판과 세력을 바꾸는’ 새로운 물결이 기존의 양당 구조를 깨트리고 새로운 정치판을 연다면 다시 한번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