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태안 근흥면 토성산성에선 무슨 일이
1894년 태안 근흥면 토성산성에선 무슨 일이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군 최후의 항전지…전국 지자체 3번째 기념관 개관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10.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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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백화산 교장바위와 이원면 사창리 목네미샘은 홍주성 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혁명군이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의 동학'/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백화산 교장바위와 이원면 사창리 목네미샘은 홍주성 전투에서 패한 동학농민혁명군이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의 동학'/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1894년 음력 10월) 홍주성 전투에서 쓰라린 패퇴를 하자 농민군은 해미읍성에 주둔하고 새로운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미 날씨는 어느덧 눈발이 날리는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11월 7일, 집요하고 잔악한 토벌군 이두황 부대는 지친 농민군을 일망타진하고자 민보군을 앞세워 덕산을 지나 가야산 석문봉을 넘어 해미읍성 경계가 없는 북쪽을 내리 기습했다. 또다시 많은 사상자를 내고 농민군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매헌전투 마저 기습당해 일부는 해안가인 태안 근흥면 수룡리 토성산성에 진을 쳤다(…) 진압군은 전투력을 상실해 기진맥진한 동학농민군을 색출해 총 개머리로 머리를 내리쳐 잔인하게 죽였다. 이뿐 아니라 머리를 잘라서 산 아래로 내던져 밑에서 머리를 주워 창에 꿰어 진압의 희열을 과시했다. 어떤 자는 농민군 집 추녀에 매달아 놓기도 했다. 또는 산 사람을 집에 가두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토성산성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총서 2- 내포의 동학, 173쪽)

지금으로부터 127년 전 충남 태안군 일원에서 벌어진 동학농민혁명군에 대한 참혹한 진압 과정을 담아낸 책의 일부 내용이다.

태안군은 이처럼 동학농민혁명 당시 북접의 진원지이자 내포지역 혁명군 최후의 항전지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된 유적지도 많은데 태안읍 남문리 백화산 교장바위와 이원면 사창리 목네미샘은 홍주성 전투에서 패한 혁명군이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목네미샘은 4명의 혁명군을 세워 놓고 “3명의 목을 치면 살려주겠다”고 한 뒤 나머지 한 명마저 참수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네 명의 목이 떨어졌다’는 의미인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도 적지 않다. 문장로(1846~1919)는 태안 원북면 방갈리에서 1893년 2월 초 박덕칠에 의해 동학에 입도했고, 적극적인 포덕활동을 전개해 방갈리의 접주가 됐다. 이후 태안관아를 점령해 동학의 우두머리 30여 명을 구출했다.

이 여세를 몰아 면천 승전곡 전투와 신례원 관작리 전투, 홍주성 전투에서 태안지역 동학농민혁명군을 대거 이끌고 참전했다고 한다.

함한석(1870~)은 태안 소원면 송현리 출신으로, 역시 태안관아 점령에 적극 참여했으며 홍주성 전투에서는 결사대 200명을 이끌고 일본군의 기관총 공격 속에 끝까지 항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왼쪽 팔에 총상을 입었다고 한다.

태안읍 남문 380-3 일원에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지난 22일 문을 열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태안군 제공)
태안읍 남문 380-3 일원에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지난 22일 문을 열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태안군 제공)

이런 가운데 태안읍 남문 380-3 일원에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기념관)이 지난 22일 문을 열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중 3번째로 마련된 기념관은 총 77억 원을 들여 연면적 1586㎡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인권존중과 평등의 세상을 꿈꾸다 ▲농민,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일어서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일본에 맞서다 ▲저마다 하늘님 되는 세상을 향하여 등 4가지 주제로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물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야외로 나서면 동학농민혁명군의 항전지인 백화산 자락 추모탑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11월~2월은 5시까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가세로 군수는 ”충청지역에서 유일하게 건립된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념관으로, 내포지역 항전과 관련한 다양한 사료를 살펴볼 수 있다“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기리고 역사를 알리는 기념관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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