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 독립출판 전문서점을 아시나요
대전 대흥동 독립출판 전문서점을 아시나요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⑪ 색다른 책의 세계를 펼치는 도어북스(Door Books)
  •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 승인 2015.03.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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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문은 이쪽과 저쪽의 경계이자 소통의 지점이다. 문밖을 나서면 세상이고 문 안에 들어서면 안식이다. 문은 안과 밖, 여기와 저기, 나와 너를 구분하는 상징적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너에게 다가 가기가 쉽지 않구나, 문을 세게 닫아버리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식의 표현을 볼 때마 문은 거대한 벽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문을 활짝여는 순간 그것은 거대한 벽이 아니라 소통의 통로이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 테미예술센터로 가는 길 가에 있는  ‘도어북스’.  서점으로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문을 연다. 문을 열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도어북스라고 작명하지 않았을까. 서점에 들어서면 음악이 흐른다. 서점 한 켠에서는 오래된 LP판이 돌아가고 손가락을 넣어 다이얼을 돌리는 오래된 검정색 전화도 추억에 잠기게 한다.

도어북스는 2014년 6월 문을 연 대전 유일의 독립출판 전문서점이다. 주인은 올해 서른 하나의 박지선씨. 그녀는 대전 토박이다. 대화동에서 25년 넘게 살았고 대전에 있는 대학에서 편집 디자인을 전공했다. 지역의 문화잡지에서 일을 하다가 서점을 차렸다. 이곳에는 일반 서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다양한 크기와 색다른 디자인의 책들을 보고 있으면 쉽게 접하던 책과는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흐르는 음악을 배경삼아 박지선 대표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립출판서점이 어떤 서점인가요

말 그대로 독립출판 서점은 독립출판물을 파는 곳인데요. 일반적으로 보통의 책들은 출판을 할 때 출판사에서 작가를 섭외하잖아요. 그리고 출판사에서 기획해서 제작을 하죠. 하지만 독립 출판은 작가가 직접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직접 작업하는 건데요. 글이나 그림 그리고 사진촬영도 직접하고 디자인이나 제본 인쇄도 아날로그 형태로 제작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출판하는 전 과정과 유통까지 작가가 직접 하는 형태의 출판을 뜻하는 건데요. 도어북스는 이렇게 나오는 책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서점입니다.

어떻게 해서 독립출판서점을 열게 됐나요
대전에서 문화잡지를 만드는 곳을 다니다 보니까 다양한 사람들 만나게 되더라구요. 그 친구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서점을 하게 됐어요. 서점이라는 게 생각을 갖게 하지만 반면에 자신의 생각에 쉼을 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잖아요. 독립 출판 장르는 비교적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을 했습니다. 장소는 원래부터 원도심 안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은 없었죠. 원도심이라는 곳이 사람 냄새 나는 데 잖아요

저자의 책이 도어북스까지 오는 경로를 설명한다면요

저희가 찾아서 제안을 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점을 알고 작가들이 자기 책에 대한 설명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최종 확인을 한 다음 계약서를 작성하고 책을 받아서 위탁판매로 진행이 되는 거죠. 서점은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 금액은 작가들에게 돌려드리는 시스템입니다.

기억에 남는 책들이 있다면요
태재라는 작가가 쓴 시집인데요 제목은 ‘애정놀음’이구요. 연애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재고가 없을 정도로 판대를 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연애 이야기를 쉽게 풀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나 싶어요. 특이한 책으로는 ‘록셔리’라는 책인데요. 실제로는 약간 풍자된 느낌도 있는데 예를 들면 생수통을 이용해 보트를 만들어 냇물에서 타는 사진을 찍어 올려놓은 걸 보고 재미있었어요. 흔히 럭셔리한 생활에 대한 동경을 많이 애기하는데 이런 점을 풍자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서점에서 소규모 강연이나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해에는 영화잡지 ‘씨네 21’ 최성열 사진기자의 강연과 재즈피아니스트의 연주 등 의미있는 문화행사를 열었는데요. 서점을 마련한 목적과도 같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책을 통해 정신의 쉼을 얻기도 하지만 작품 전시나 공연, 워크샵, 세미나 등을 통해서도 쉼과 여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기획해서 진행했어요

최근에는 다양한 서점이 등장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술을 마시는 서점이 등장하고 이색적인 서점들도 많이 늘어나는데 좋은 것 같아요. 서점에 혼자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저와 이야기를 한 두 시간 이상 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럴 때는 책이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데 서점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많은 현대인들이 방황을 하잖아요. 상대적으로 누굴 만날 기회가 줄어들기도 하구요. 그럴 때 서점이라는 공간이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요?
군대에서 휴가 나온 군인이 한 명 있엇어요. 그 친구는 휴가 기간에 어디에 갈까 검색해 여기를 왔는데요. 다음 휴가 때도 또 오더라구요.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다 군대에 갔는데 역사학도입니다. 젊은 친구가 휴가 때 서점을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대개는 술집에 가든지 친구들을 만나잖아요. 그런 점에서 서점을 찾았다는 게 반가웠죠.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요?
장소는 여기에서 계속하고 있을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10년 후에도 서점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의뢰를 받아서 책 편집디자인 작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책과 관련한 일은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도어북스에서는 책을 팔고 강연과 연주회를 연다.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길도 드문드문 이어진다. 이곳에서 책을 사면 포토존에서 책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다. 이 사진은 책의 저자에게 보낸다.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이벤트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간판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얼핏 지나치면 서점인지 알 수도 없다. 책 몇 권 꽂혀있지 않지만 그곳에서는 실험정신이 강한 작가들의 책을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저런  내용도 책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가벼운 책이 있고 무거운 책도 있다.

책을 만드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책 한권 낼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곳, 거기가 바로 독립출판 전문서점 ‘도어북스'다. 대전의 원도심 대흥동 거리를 거닐다가 도어북스의 문을 열면 색다른 책의 세계가 반가운 손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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