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대선 후보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역전패 당한 홍준표 의원이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다.
전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연단에서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줬다는 역할이 제 역할이었다"고 말하며 윤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던 그가, 뜻밖에도 속절없이 당한 패배로 인한 충격과 쓰라림이 북받쳐 오른 까닭에서다.
그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의 꿈이 되고 싶었다”며 “밑바닥에서 자랐어도 바른 정신을 갖고 내 엄마처럼 착하게 살면 대통령도 할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외치고 싶었다”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러나 그 꿈은 한여름밤의 꿈이 되어 버렸다”며 “또다시 그 꿈을 꿀수 있는 여력이 될지 알수 없으나, 인생 자체가 꿈길이라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한동안 쉬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겠다”며 “저를 지지해준 모든분 들에게 거듭 감사 드린다”고 짧게 맺었다.
전날 전당대회 후 “비록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을 당했어도, 이 당은 제가 정치인생을 마감할 곳”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애써 마음 추스렸던 그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홍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보이는 2030 청년당원들의 탈당 러시가 본격화되면서,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를 보고 국민의힘에 ‘준 표’를 되물리려는 당원들이 “노인의힘을 탈당한다”며 '노인의힘’ ‘구태의힘’ ‘도로한국당’ 등 비판적 표현을 동원해 게시판을 온통 분노를 표출하는 글로 뜨겁게 달궜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저도 오늘 탈당한다. 203040 없이 대선 잘 치르시라” “구태정치로 청년의 희망을 짓밟았다. 정권교체는 당신들처럼 구태정치 좋아하는 6070 어르신들 데리고 많이 하시라” “호남 민심 떠나갔다” “주위 어른들 이번에 홍준표 좀 뽑아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윤석열보다 이재명이 낫지’라면서 이재명 뽑을 거다” “주위 친구들도 홍준표가 안 돼서 누굴 뽑아야 할지 혼동을 겪고 있다” “당심? 웃기고들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싫고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를 보고 당을 가입한 거지, 국민의힘이 좋아서 가입한 건 아니다” “정권교체가 절실해 홍 후보를 위해 당에 가입했다” “왜 2030세대가 등을 돌려 탈당하는지 생각해보라. 이제 다시는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 어려울 것이고, 이 글을 끝으로 저도 탈당한다”는 둥 ‘준 표’가 엉뚱한 결과로 나타난 경선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도배질하다시피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경선 결과 발표 후 비록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밝혔지만, 일그러진 얼굴에는 마뜩잖은 표정이 가득했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사실 웃는 게 아니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26년 헌신한 당에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침을 당했다”고 토로한 대목에서는 홍 의원의 심경이 얼마나 처참하고 충격적인지 짐작이 간다.
단순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속담에 앞서, 윤석열이라는 ‘굴러온 돌’이 대권 후보로서 기본 자질이나 경쟁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흠결덩어리라는 점을 뻔히 알고, 단기간에 고쳐서 재활용이 가능하지도 않은 함량미달의 수준임을 잘 알면서도 그를 선택한 당원들의 결정에 극도의 한심함과 배신감을 모두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턱없이 부족한 윤 후보를 대권 후보로서 도저히 '인정'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홍 의원의 칩거가 예상보다 상당히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둘다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이낙연 대 홍준표로 20대 대통령을 선출해야 국격에 맞는 대통령 뽑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