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쓰줄1004를 이끄는 시민활동가 ‘쓰줄퍼실’ 
[염우의 환경이야기] 쓰줄1004를 이끄는 시민활동가 ‘쓰줄퍼실’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1.06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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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줄퍼실 비대면 회의 모습.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에서는 지난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하여 ‘쓰레기줄이기 시민실천단’을 발족하였다. ‘쓰레기를 줄이는 1000명의 시민 전사’라는 의미를 줄여 ‘쓰줄1004’라는 별칭을 사용하였다. 1049명의 시민들이 쓰줄1004단에 가입했고, 800여명의 시민들이 3500개의 아이스팩을 직접 가지고 나와 ‘쓰레기OUT’ 바닥 글씨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결코 일회성 행사나 형식적 모임이 아니었다.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쓰레기줄이기 시민실천운동을 펼쳐나갈 중심조직을 결성한 것이다. 쓰줄1004단의 체계적인 운영을 위하여 15개 단체 공동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쓰줄1004단은 발족 직후 곧바로 첫 번째 공동실천캠페인을 전개하였다. 때마침 추석명절이라 ‘쓰레기 없는 추석’ 캠페인을 펼쳤다. 장바구니와 다회용기가 판치는 추석, 과대포장 없는 추석 선물, 음식물쓰레기 없는 추석, 철저한 분리배출로 뒤끝 없는 추석 등 네 가지 미션을 수행하고 주변으로 확산하는 일이었다. 야심차게 기획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큰 호응이 얻지 못하였다. 10월 중순 두 번째 공동실천캠페인을 시작하였. 더 많은 실천단이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을엔 쓰레기 시를 짓자’로 정하였다. 시제는 ‘쓰레기줄이기’ 6행시, ‘쓰레기없는청주’ 7행시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호응 정도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분명 자발적으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인데, 왜 시작만큼 호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그럴 수밖에... 전체 소통방인 밴드가입을 유도했지만 500여명만 결합해 있다. 절반은 소통 자체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다. 1000명의 실천조직을 가동하려면 뭔가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진지한 고민 끝에 세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 쓰줄1004단을 적정 규모로 쪼개서 관리하는 것이다. 둘째 각각의 모임을 이끌어갈 시민활동가(리더)를 선임하는 것이다. 셋째 단위 모임별로 소통의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공지사항도 쉽게 전달하고 의견취합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실행에 옮겼다. 모임 인원은 대략 20~30명 정도가 적당하다. 가급적 읍면동 지역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플로깅 등 마을별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최종 38개의 쓰레기줄이기 마을실천단이 만들어졌다. 이제 시민활동가를 선임해야 할 차례다. 쓰레기줄이기 실천활동 초기단계(100일간의 실험과 실천) 부터 참여한 경험자,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양성한 자원순환리더를 중심으로 시민활동가를 물색하였다. 다행이 38개 모임별로 적합한 시민활동가를 한 명 씩을 선임할 수 있었다. 이제 소통 창구는 모임의 리더들이 단톡방을 열면 해결되는 일이다.

10월 말, 쓰줄1004단을 이끌어갈 시민활동가들과 비대면 회의를 개최하였다. 내용적으로는 실질적 리더이지만 모임 운영을 촉진하고 각각의 실천단원의 활동을 돕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기로 하였다. 이제 시민활동가들의 호칭을 정해야 한다. 쓰줄리더나 쓰줄지기는 너무 대장 같은 느낌, 쓰줄도우미는 너무 보조자 같은 느낌이라 탈락. 세 가지 안이 후보로 정해졌다. 1안 쓰줄꾼, 꾼은 어떤 일에 능숙한 사람을 말한다. 2안 쓰줄푸실, 푸실은 퍼실리테이터를 줄여서 순화시킨 말이다. 원래는 풀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이다. 3안은 쓰줄마니아(만이야, 많이햐), 매니아는 어떤 일에 열중하는 사람을 말한다.

회의에서 수정안이 도출되었다. 쓰줄푸실 보다는 원래의 의미를 살려 쓰줄퍼실로, 쓰줄마니아는 쓰줄마니(많이, 만이, 마니아의 준말)로 변경하자는 의견이다. 논의 후 투표에 들어갔다. 쓰줄퍼실이 압도적인 호응으로 1위를 차지했고, 내가 제안하고 강력히 밀었던 쓰줄꾼이 최저 득표를 하였다. 쓰줄1004단 명칭을 고안해 낸 장본인으로서 모양새가 말이 아니었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수밖에... 그리하여 우리는 쓰줄1004단을 이끄는 38명의 시민활동가의 호칭을 쓰줄퍼실이라 부르게 되었다.

청주시민 쓰레기줄이기 가을 공동실천캠페인.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11월, 쓰줄퍼실에게 첫번째 활동미션이 부여되었다. 1단계는 즉시 마을별 단톡방을 열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전체 소통방 참여와 두 번째 공동실천캠페인 실천을 독려하는 일이다. 2단계는 연말까지 마을모임의 명칭을 정하고 대표자를 선출하고 가능한 곳부터 마을 줍깅을 시도해 보는 일이다. 그게 잘 될까? 염려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들과 함께 쓰레기줄이기 생활실험을 펼쳐왔고, 12가지의 쓰레기줄이기 실천캠페인을 전개하였다. 이들을 믿었기에 쓰레기줄이기 청주시민실천단을 발족할 수 있었다. 이들은 쓰레기줄이기 시민활동가 동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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