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총선 후 통과시켰어야 할 언론중재법 무산, 한탄스럽다”
[굿:피플] “총선 후 통과시켰어야 할 언론중재법 무산, 한탄스럽다”
〈굿모닝충청〉이 만난 사람 10-② 최민희 전 의원 “신문 지대 인상 본격 논의 필요”
  • 이해준 기자
  • 승인 2021.11.16 14:59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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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가짜뉴스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들까지 모두 진실을 왜곡, 전달하고 있습니다. 〈굿모닝충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이슈의 선봉에서 올바른 가치 정립에 노력하는 인물들을 만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장면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1월 12일 부산 BIFF 광장 즉흥 연설에서 악의적 언론보도에 대응하고자 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외쳤다. “우리가 언론사가 되어야 한다!”

〈사진= 새날 유튜브 방송 켭쳐〉

〈장면2〉 영국 서섹스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한반도 정치, 정치경제학을 연구하는 케빈 그레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언론보도를 보고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South Korean news as if reported by Rodong Sinmun (북한의 로동신문 보도 같은 남한의 뉴스)”

〈사진= 케빈 그레이 교수 트위터 캡쳐〉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여당의 대선 후보가 불균형한 언론지형을 돌파하고자 시민들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고, 국내 유수의 언론은 공개적으로 야당의 후보를 신격화하고 있다.

1970~80년대 권위주의 시절, 독재자 찬양으로 권력에 빌붙었던 언론의 모습을 우리는 2021년에 다시금 마주하고 있다.

노골적인 언론의 왜곡 및 편향보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언론개혁의 사명감을 가져야 하고, 현 언론의 문제점들을 인식해야 한다.

누구보다 언론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최민희 전 의원의 이야기들을 계속 들어본다.

〈최민희 전 의원,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최민희 전 의원,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 지난번 민주당 미디어특위에서 언론중재법이 무산되었다.

처음으로 국회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한탄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통과시켰을 것이다. 2004년 신문법을 정청래 의원과 함께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 만약 내가 미디어특위에 있었다면 정 의원과 함께 지혜를 모아 통과시켰을 것이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이번 법은 ‘언론중재법’이 아니라 ‘언론 피해 구제법’이라 지칭해야 한다. 당연히 지금 이 시기에 언론중재법을 강행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만약 민주당이 이 법안에 대해 의지를 갖고 했다면 2020년 총선이 끝나고 바로 진행해야 했다. 올해 6월 이전에 통과시키지 못하면 불가능하다고 여러 번 방송에서 이야기했었다. 안타깝고 한탄스러울 뿐이다.

• 일각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보수언론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졌다고도 한다.

국정감사를 하고 난 후 의원 평가를 할 때 지상파 뉴스, 중앙 일간지에 얼마나 노출되었느냐가 평가 항목이다. 정치인은 표가 생명이다.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있을 수 있겠지만, 예전처럼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대부분 국회의원들이 보수언론의 눈치를 봤었다.

국회의원들이 지지자들의 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진보 커뮤니티나 유튜브 채널은 같은 생각을 가진 지지자라고 생각해서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는 듯하다.

• 언론중재법이 중요한 이유

언론중재법은 정파적 사안이 아니며, 오랜 시간 동안 토론해온 결과물이다.

언론중재법으로 언론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언론중재법은 악의적 허위 보도에 대한 피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안이다. 정당의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을 할 때, 최초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포르말린 통조림, 쓰레기 만두, 우지 라면 파동 등 영세 중소기업들이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로 도산했고, 자살하는 사람들까지 발생했다.

언론중재법은 누구 한 사람에 의해 정파적 목적을 갖고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사들의 악의적 오보로 인하여 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그 피해를 막고자 주장한 것이었다. 언론중재법은 시민의 저항에서 시작된 것이다.

• 미디어바우처법에 대한 의견은?

아이디어는 신선하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미디어바우처법은 정파적 이해관계로 진행하면 안 된다. 민주당이 진보적인 언론에 보다 많은 바우처를 통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라면, 현실적으로는 이미 실패라고 본다. 이미 보수언론은 물적 토대와 영향력이 극대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연 ‘바우처’라는 제도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이다. 물론 취지는 공감한다.

• 언론개혁 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신문의 지대 인상운동을 못한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사 잡지인 주간지를 구매하면 약 70페이지 분량으로 약 4,000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반면 신문은 매일 30-40페이지의 지면을 제공함에도 신문지대는 월 18,000원으로 묶여 있다. 만약 〈한겨레〉가 신문지대로 운영이 가능했다면, 독립언론으로 완전히 자리잡았을 것이다. 신문지대가 월 5만원만 되었어도 〈한겨레〉는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해졌을 것이다.

〈한겨레〉가 삼성그룹의 광고를 받는다면, 삼성그룹을 비판하는 것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신문사의 수익구조가 온전히 광고수익에만 매몰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별도의 지대수익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시기를 놓친 감은 있지만 신문지대 인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어야 한다.

• 보수 언론사와 진보 언론사의 경계선이 미약해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기자들이 샐러리맨화 되어가고 있다. 편집국의 기자독립은 오히려 〈한겨레〉〈경향신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작 기자 독립이 필요한 보수언론사는 경영진과 일체화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월급이 적은 신문사일수록 언론사 경영진의 권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언론사도 서열화될 것이고, 어쩔 수 없이 보수 언론사에 편승하여 진입하고자 하는 기자들의 욕망이 언론을 더 획일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때 〈한겨레〉는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씁쓸하기만 하다.

• 기울어진 언론환경의 돌파구는?

다행히 ‘나꼼수’ 이후 ‘시사타파’ ‘새날’ 등의 자발적인 대안 매체인 1인 미디어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의제를 주도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왜곡된 의제를 시정할 정도의 역량은 갖추었다.

돈을 적게 들이고 방송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더 확대된다면, 적어도 현 레거시 미디어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와의 인연

예전 황 이사가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에서 활동할 때, 당에서 제안한 비례대표 공천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후 황 이사의 페이스북을 유심히 보았는데, 마치 우리 세대가 전두환 군사 독재시절에 저항하기 위해 다양하게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무언가를 하려 했던 모습들이 황 이사에게서 보였다. 너무나 기특했다. 그래서 방송 출연을 제안했고, 함께 활동 중이다. 황 이사는 앞으로 더 큰 사람이 될 것이다.

• 방송패널 활동의 어려운 점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듣는 것이 너무 괴롭다.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전 대표 등은 인간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더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대응하고, 되도록이면 드라이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감정으로 대응하면 나에게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 앞으로 계획은?

처음에는 피선거권이 박탈된 것이 너무나 억울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내가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방송에 나가 시청자들이 왜곡된 사실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사면이 된다면 다시금 정치를 시작할 것이다.

〈푸른나무, 최민희 전 의원, 황희두 노무현재단이사(왼쪽부터). 사진= 유튜브 '새날' 캡쳐>

토론은 한 의제에 대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에게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 토론자가 전혀 맥락에도 없는 이야기들을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거나,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으로 토론을 한다면 그것만큼 ‘극한 직업’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최 전 의원은 지난 6년 동안 자격도 안 되는 토론자들과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극한 경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매번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숨기며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잘하지 않는 최 전 의원은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의 소개로 어렵게 성사되었다. 현재 언론의 문제, 그리고 향후 개혁 방향에 대해 막힘 없이 얘기하는 최 전 의원을 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최민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최 전 의원의 사면을 하루 빨리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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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2021-11-17 14:29:04
꼴통들과 토론이 되나요? 진짜 격 떨어지게 토론에 토자도 모르는 것들이 나와서 말도 안되는 논리로 이야기하고, 상대방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뻔뻔하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걸 상대해 줘야하니 극한직업이 맞긴 맞네요. 부끄러움을 모르고 도덕성까지 결여된 뻔뻔한 인간들이 어쩜 모이기도 잘 모였어요.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님~
또박또박 속 시원히 이야기 하시는 의원님~
하루빨리 사면 되셨음하는 바램입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 2021-11-17 14:08:27
역시 혜안

아리수 2021-11-17 09:28:25
더불민주당 사람들아!!
헌정사 이래 집권당 또는 한 정당에 180석을 몰아준적 있나?
방학이 끝나가니까 이제와서 밀린 방학숙제. 일기 쓰느라 엄청 바쁘제?
방학동안 실컷 논게 후회스럽제?
또, 표 몰아달라할건가?

뿌리깊은나무 2021-11-16 19:22:54
매일매일 개혁에 앞서 나가는 모습...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알지만 그런 모습을 보며 항상 존경하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최민희의원님께서 황희두이사님이 더 클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기대가 너무 크네요:) 최민희의원님도 황희두님도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커피 2021-11-16 19:08:27
최민희 의원님 항상 응원합니다~
황희두 이사님 평가한 부분도 많이 공감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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