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추적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한동훈 검사는 19일 “재판과 관련 없는 다른 시기의 무관한 내용을 끼워 넣어 진실을 호도하려는 것을 보여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 검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2019년 2월은 제가 반부패부장이 되기 훨씬 전으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뒷조사를 운운할 얘기가 나올만한 상황도 전혀 아니다”라며 “‘다른 사람’ 사건 수사 중 그 사람 계좌에 송금된 ‘CIF(Customer Information File: 고객정보파일)’를 조회한 게 6개월 후 통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CIF는 어떤 수사 대상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때 그 계좌에 송금한 사람의 ’인적사항‘만 확인하는 것으로, 특정인의 거래내역을 보는 ’계좌추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조회 내역에 관한 정보에 대해서는 ‘추정’만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목욕탕 가서 옷 다 벗고, 세수만 하고 왔다는 헛소리”라며 어처구니 없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가운데, 한 검사가 언급한 ‘다른 사람’은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기 나오는 '다른 사람'은 바로 저, 손혜원”이라며 “한동훈 씨, 말은 똑바로 하라. 내 계좌에 송금한 자료가 아니라, 혹시 내가 노무현재단에 후원금 보낸 자료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만일 통장에 기록된 적법한 후원금 송금기록을 빌미로 노무현 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면, 이는 고발사주만큼 큰 사건”이라며 “포항 가짜수산업자 사건에 연루된 저를 기소한 이방현 검사가 한동훈 최측근이라던데, 혹시 내 통장 입출금 기록보면서 콜라보한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째려보았다.
이와 관련,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수사기록을 보면 확실하게 확인되겠지만, 노무현 재단 계좌내역을 제공받아 검토한 것은 은행의 확인서로 볼 때 불을 보듯 확연하다“며 “손 의원의 계좌 거래내역을 조사하다가, 그걸 빌미로 아무런 혐의도 없이 ‘유시민 작가에게 올가미를 씌울 게 없을까’ 탐색적으로 재단의 거래내역을 뒤져 봤을 것”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이어 “그러니 ‘신라젠 수사와 관련하여’ 재단 계좌 거래내역을 제공받지 않았다면, 그 거래내역을 제공받은 구체적인 혐의가 뭔지를 한동훈은 말해야 한다”며 “그런 구체적인 혐의 없이 수사기관이 은행으로부터 거래내역을 제공받았다면, 이는 권한의 남용이고, 징계와 수사를 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