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업사이클센터 한자리에 모이다
[염우의 환경이야기] 업사이클센터 한자리에 모이다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1.2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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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5일 제주에서 열린 ‘2021 아시아 업사이클 제주 포럼’.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 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선 11월 1일부터 1단계 워드 코로나가 시행되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던 ‘2021 아시아 업사이클 제주 포럼’도 마침내 11월 4~5일 제주 KCTV 공개홀에서 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대중적 참여를 지양하고 현장에는 행사관계자들 위주로 모이고 행사내용을 유튜브와 유선방송을 통해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의 모습 자체가 변하였지만, 포럼이나 콘퍼런스 같은 행사도 비대면 온라인 행사가 일반화되었다. 언택트, 웨비나 같은 말들이 생겨났으니 말이다.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촉진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포럼은 제주업사이클협회가 주관을 하였지만, 제주특별자치도와 아시아업사이클포럼 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를 하였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유선방송사인 KCTV가 후원하였다. 제주도는 현실적으로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쓰레기 문제 해결의 절박함이 충돌하고 있는 지역이다. 클린하우스와 재활용도움센터, 장례식장 일회용품 규제의 성공사례로 유명하다. 하지만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전국 광역시도 중 1위이다. 관광객들의 영향이 큰 듯한데, 관광산업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이 최우선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자원순환 제주(2030 WFI)를 추진하는 이유인 것이다. 

포럼은 3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세션 1에서는 업사이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제 개선방안에 대하여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업사이클 산업의 현황, 성과와 한계점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재료 수급 및 판로 활성화 등에 대한 법 제도적 대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세션 2에서는 업사이클 문화 확산을 위한 지역센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전국 5개 지역 업사이클센터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저마다의 특색있는 다양한 활동 현황이 소개되었다. 시민참여와 지역사회 협력에 기반한 운영 방식의 중요성과 센터 간 연계협력의 필요성에 대하여 공감하였다. 세션 3에서는 제주지역 업사이클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서 무엇보다 의미 있던 점은 업사이클 관련 기관의 책임자들과 전문가들이 마음을 한데 모았다는 것이다. 업사이클 관련 상설기구인 ‘업사이클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출범하기로 결의를 하였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순천업사이클센터더새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전주시새활용센터다시봄, 청주새활용시민센터, 한국업사이클센터(대구) 등 여섯 군데의 업사이클센터 운영책임자와 자원순환 사회로 가는 길,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 등 두 개의 전문단체, 서울새활용플라자 윤대명 수석전문위원, 자원순환경제연수소 홍수열 소장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대한민국의 자원순환 문화 확산과 업사이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연대와 협력의 틀이 마련된 것이다.

‘2021 아시아 업사이클 제주 포럼’ 모습.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업사이클(Upcycle)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이다. 자원순환의 일반적 개념으로 사용해 왔던 리사이클(재활용)은 순환의 과정에서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중고물품, 재생원료에 대한 이미지가 새것에 비해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순환의 과정에서 가치를 사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쓰지 않거나 버려지는 물품과 재료라 하더라도 디자인이 좋아지거나 스토리가 입혀지거나 더욱 의미 있는 쓰임새를 찾을 수 있다. 자원의 가치가 상승하는 순환으로서 업사이클(새활용)이 이제는 자원순환의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명칭과 특색은 다르지만 업사이클센터라 분류할 수 있는 시설은 현재 전국에 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새활용과 업사이클, 센터와 플라자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2015년 처음 개관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문화예술 분야를 특화하여 발전하였다. 광역시·도에서는 2016년 대구 한국업사이클센터가 처음 개관하였고, 이어 2017년 서울새활용플라자와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2018년 경기업사이클플라자가 개관하였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5,054평이 넘는 대규모 시설이다. 2019년 순천업사이클센터와 청주새활용시민센터, 2021년 전주새활용센터가 개관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의 경우 자원순환을 위한 체험교육과 실천 활동에 중점을 두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는 기존의 재활용센터 기능을 병합한 5개의 리앤업사이클플라자가 운영되거나 또는 조성되고 있다. 

업사이클센터는 재활용센터와는 구분된다. 재활용센터는 재활용촉진법에 근거하여 시설을 설치하거나 지정해 왔는데, 대부분 사업체에 의해 중고매장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사이클센터는 2010년대 말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되고 업사이클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조성되기 사작하였다. 센터마다 특징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원순환에 관한 전시 홍보 및 체험교육, 업사이클 창업지원 및 정책발굴, 재료 수급 및 제품 판매 등의 기능을 겸비한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으로 조성되었다. 디자인 측면에서 전시장이나 공예관을 찾은 것 같은 보다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제주시에 건립 중인 업사이클센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었다는 것이다. 뜻밖의 반응이다. 아마도 폐기물처리시설로 오인한 모양이다. 몇 년 전 서울새활용플라자도 주민 반대에 직면했었는데, 이때에도 고물상을 연상한 듯싶다. 초기에 명칭을 재활용센터라 했다가 나중에 새활용플라자로 변경했다고 한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자원을 순환하는 일은 에너지를 전환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홍보와 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만들어 낸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와 함께 쓰레기 대란에 직면해 있다. 녹색소비와 자원순환, 순환 경제의 중요성은 환경단체는 물론 언론과 정부 기관에 의해서도 연일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업사이클 산업과 자원순환 제품에 대한 지원제도는 빈약하다. 버려지는 소재를 가져와 활용하고 싶어도 폐기물수거운반업 허가증이 없으면 받을 수가 없다. 환경산업기술지원법이나 녹색제품구매촉진법은 업사이클 제품의 구매 촉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이다. 그래서 업사이클 네트워크의 출범은 큰 의미를 가진다. 정부가 좀 더 진지하고 시급하게, 보다 실효성있는  업사이클 활성화 대책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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