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숨을 거둔 전두환 씨의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지 않을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며 “이 중대범죄 행위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씨의 죽음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도중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표현에 대해 “우선 ‘전두환 씨’라고 하는 것이 맞겠죠, 대통령 예우에서 박탈당했으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두환 칭송’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니까 가야 하지 않겠나”라라며 "유족과 돌아가신 분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조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자신의 국정운영 멘토이자 롤모델이 '전두환'임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하지만 이날 대선 경선 참여 후보들이 조문을 만류하면서, 2시간만에 조문계획을 돌연 '없었던 일'로 뒤집었다. 이에 비해 김기현 원내대표는 "한국사의 싫든 좋든 많은 여러 가지 논란을 보였던 분이고 한국사의 한 장면을 기록했던 분으로,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죽음조차 유죄"라며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윤석열 후보와 같은 수구세력은 학살의 범죄에 묵인하고 동조해온 공범들"이라고 소리쳤다.
한편 이날 전두환의 죽음을 전한 기사는 크게 두 가지로 표현이 엇갈려 보도됐다. 관련 부고 기사는 이미 오래전 담당기자들이 써놓은 상태라, ‘사망’과 ‘별세’라는 마지막 표현을 놓고 깊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담백하게 ‘사망’으로 보도한 매체는 〈중앙일보〉〈동아일보〉와 KBS MBC SBS 등이었다. 반면 ‘별세’로 높여부른 매체는 〈조선일보〉와 〈매일경제〉〈세계일보〉〈머니투데이〉 등이었다.
또한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과 직위를 발라낸 채 달랑 '씨'만 붙여 보도하는 매체로 나뉘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와 JTBC YTN 등 종편 및 〈한겨레〉〈경향신문〉이 '씨'를 붙였다.
한편 나신하 KBS 기자는 이날 "기사에 '전두환 씨'라 썼다고 비분강개한 공영방송 기자들이 있었다"며 "전두환의 업적을 칭송한 전직 검사가 제1야당 대선후보다. 퇴행의 역사를 이끄는 족속 제일 앞에 정치인-기자-검사 따위가 있다. 내 양심은 그런 류의 명복을 빌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