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7] 배나무, 불교 지식을 퍼뜨렸던 나무...서산시 부석면 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7] 배나무, 불교 지식을 퍼뜨렸던 나무...서산시 부석면 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1.25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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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학명은 Pyrus pyrifolia var. Culta로 돌배나무(Pyrus pyrifolia)의 변종이라고 표기됐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배보다 너무 작은 열매가 맺혀 있었다.

가을날, 동네 감나무의 감은 따서 나무에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는데, 배나무의 감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보아 먹는 배가 아닌, 돌배나무인 듯하다.

돌배나무는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며 한국·중국·일본 등지에서 분포하는 낙엽 활엽 소교목으로 높이가 5m 정도(위키피디아)의 나무다.

하지만 서산시 부석면의 배나무 보호수는 무려 14m에 이를 정도로 대단히 큰 나무다.

배나무는 봄꽃으로 유명하다.

큰 키 덕분에 배나무 보호수의 배꽃은 12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하얀 눈송이가 배나무를 덮어 한 그루의 나무만으로 절세가경을 뽐내어 ‘봄날의 크리스마스’라 부르기에 아깝지 않았다.

반면에 가을의 배나무는 따지 않고 남아 있는 열매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보호수 주변 집집마다 감껍질을 벗겨 곶감이나 말랭이를 만들기 위해 건조시키는 모습과 달리 약효가 뛰어난 배나무 열매는 모두 바닥에 떨어져 의미 없이 사라질 것 같은 분위기로 봄과 달리 배나무의 가을은 쓸쓸해 보였다.

사실 돌배나무는 열매보다 목재로 유명한 나무다.

세계유산인 팔만대장경의 목재로 사용된 대단한 나무다.

나무 학자 박상진 교수는 8만 1258장의 고려대장경판 중 2백여 경판에서 극소량의 나무 표본을 수집하여 대장경의 목재 연구를 했다.

그동안 자작나무로 제작됐다고 알려졌던 경판은 산벚나무와 돌배나무가 대부분이었고, 거제수나무, 층층나무, 고로쇠나무, 후박나무의 순으로 밝혀냈다.

팔만대장경은 고려가 몽골에 침략당하면서 불력으로 막아내고자 고려왕조(무신정권)가 강화도로 천도한 후부터 16년간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몽골 기병에 온 산하가 짓밟히는 가운데, 내륙이나 섬에서 나무를 선정하고 목재를 다듬어 나무에 글씨를 새기는 작업으로 제작된 경판의 높이가 백두산보다 높은 3000미터였다니, 여기에 들어간 나무의 양과 참여한 인력들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제작 시간과 돈이 없었던 상황에서 산간오지에서 나무를 찾기보다는 마을 주변의 산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가공하기 쉬운 재질을 구하기 위해서는 나무와 목재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야 했던 시대였다.

어쩌면 기술자뿐만 아니라 고려인 누구나 나무와 목재를 알아야 살아갈 수 있었던 시대였기에 마을에 심을 나무도 함부로 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서산시 부석면의 배나무 보호수도 단순히 약용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우수한 목재 자원인 배나무 가치 때문에 마을 보호수로 아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일찍이 불교를 받아들이고 꽃을 피웠던 붓다가야의 가야산을 품은 서산이기에 부석면의 배나무는 더욱 돋보였다.

서산시 부석면 지산리 1021 : 배나무 1본 271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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