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출고? 그게 개인 정보도 아니고, 출고했다고 본인들 입으로 말해놓고선 그걸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뭐 있을까?”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탐사취재 중인 홍사훈 KBS기자는 26일 이 같은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선입견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사실 처음 봤을 땐 ‘이체시켰다고 하니, 당연히 이체된 거겠지’ 생각했거든요. 설마 그걸 구라를 칠 줄이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전날 방송된 〈시사기획 창〉에서 이 문제를 다시 짚었다. 그가 들추어낸 의혹의 핵심은 2013년도 작성된 경찰 내사보고서를 근거로, 주가조작 모의 개시 직전인 2010년 1월 14~2월 2일까지 보름 기간 동안 57만주의 주식(14.5억원 상당)을 대량 매입한 내역의 성격과 행방’이다. 이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하루 거래량의 20~30%에 이르는 물량이다.
그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김씨가 공교롭게도 우연히 사들였을 수 있고, 주가조작이 본격화될 것을 미리 알고 직전에 집중적으로 사들였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주가조작 오해로 인한 억울함을 벗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출고를 했다면, 내역만 공개하면 깨끗하게 소명된다”고 밝혔다.
특히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는 출고했다고 말하는데, 명확하게 ‘타사출고’라고 찍힌 내역만 보여주면 된다”며 “집중 매입한 57만주와 장외거래주식으로 김씨가 원래 갖고 있었던 24만8천주를 합쳐 총 82만주 주식이 언제 어떻게 내용이 변했는지, 잔고변동내역만 공개하면 끝”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홍 기자가 윤 후보 캠프 공보팀장과 나눈 전화통화 내역을 일문일답으로 간추렸다.
- (홍 기자) 지난달 20일 달랑 공개한 거래내역에서 2010년 2월 직전 중요한 거래내역을 지웠는데, 원본에 뭐라 찍혀 있었는지 알려달라. 입고인지, 출고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공보팀장) 법률팀에서 검토중인데 간단한 문제이지만 일단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유는 듣지는 못했고, 바로 답을 내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 (홍 기자) 그럼 언제 내놓을 건가?
▲(공보팀장) 글쎄, 그것을 내놓을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뭔가 좀 내용과 관련해서 여러가지를 (윤 후보가) 고려하시는 것 같다.
- (홍 기자) 어쨌든 확인해줄 수 없다는 건가? 그럼 방송은 그렇게 나간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공보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공보팀장) 확인했더니 공개된 거래내역의 마지막 부분에 ‘동부(증권)로 적힌 내역 5건’이 나오고, 전부 '출고'로 돼 있다고 한다.
-(홍 기자) 그걸 한번 보자는 거다.
▲(공보팀장) 그걸 공개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어차피 지금 수사와 연관이 돼있고, 그런저런 사안들이 있어서 현재로선 공개하기가 타이밍상 애매하다고 한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 참석, "제일 중요한 게 정치든 뭐든 그게 바로 정직 아니겠나"라며 "내가 50점어치 답안지를 썼으면 50점을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직’의 중요성을 그리 강조하는 윤 후보가 정작 부인 김씨의 주식거래내역을 떳떳하게 공개하지 않고 뒤로 슬쩍 감추거나 이리저리 숨기려는 태도는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