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0] 한국 전통공간미 품은 사운고택 보호수들...홍성 장곡면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0] 한국 전통공간미 품은 사운고택 보호수들...홍성 장곡면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1.2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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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넥플릭스(NETFLIX)에서 우리 드라마가 연일 신기록 행진 중이다.

그중 KBS2에서 방영 중인 ‘연모’도 화제의 드라마다.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궁중 로맨스 드라마’

드라마 인기에는 촬영지도 한몫 거들고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서천군 문헌서원의 배롱나무다(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31).

배롱나무가 붉은색으로 개화했을 때를 맞춰 촬영한 영상은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편지에 배롱나무 꽃을 끼워 보내는 장면에서는 남자 주인공(신하)이 여자 주인공(세자)을 향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즉 왕가와 사대부의 정열적인 러브라인을 이끌어주는 공간과 복선으로 작용했던 배롱나무는 드라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제 코로나 여파가 가라앉게 되면 문헌서원의 배롱나무 보호수는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관광지가 될 것이다.

다른 촬영 장소가 대부분 사극 전용 세트장이라서 관광매력이 크지 않은데 반해 문헌서원은 목은 이색을 모른다 해도 드라마로 알게 된 배롱나무 때문에 주목받을 것이다.

홍성군의 사운고택 입구는 문헌서원과 달리 아담한 정원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물론 사백년에서 육백 년간 사운고택과 마을을 지키는 거대한 노거수가 자리 잡고 있지만, 좁은 길과 자연수로, 고택 앞의 연못과 주변의 버드나무 풍경은 서민적인 느낌으로 읽힌다.

느티나무는 589년간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견뎌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기마다 생채기(외과수술)가 많다.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특유의 나무 성질로 부챗살처럼 자라는 다른 느티나무 노거수와 달리 사운고택 앞의 느티나무는 처연한 모습이다.

은행나무도 비바람에 부러지면서 노거수가 갖춰야 할 균형감을 상실한 비대칭의 모습이다.

은행나무도 굴곡 많은 서민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했다.

반면에 두 보호수를 지나 만난 사운고택은 대부분 소나무로 채워진 모습으로 단정한 양반가의 풍경을 보여 준다.

이곳의 공간 모습과 함께 이야기도 흥미롭다.

부러진 가지라도 가져다 쓰면 우환이 있을 만큼 마을의 안녕과 평온을 기원하는 느티나무와 백성과 의병을 살리기 위해 양식과 군량미를 제공했다는 고택 주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야기는 힘겨운 시절을 견디기 위해 의지하고 살았던 슬기로움이 전해진다.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의 고택 주변은 문헌서원처럼 넓지 않지만 수백 년간 이 터에서 살았던 양주조씨의 종가의 삶과 서민의 삶이 보호수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이미 사운고택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거기에 더해 보호수와 공간을 함께 살아갔던 삶의 이야기도 한류콘텐츠로서 새롭게 구성하여 외지인들에게 한국적 공간미를 알려주는 장소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한류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니 농촌의 보호수와 연결된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기를 바란다.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 168(사운고택 앞) : 느티나무 1본 589살(2021년 기준)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 392(사운고택 앞) : 은행나무 1본 324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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