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1] 보호수 프로젝트Ⅱ, 보호수로 마을교과서를 만들자!...홍성 광천읍 회화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51] 보호수 프로젝트Ⅱ, 보호수로 마을교과서를 만들자!...홍성 광천읍 회화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1.30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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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지난해 서울시 교육청은 학생들이 마을공동체를 이해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과서와 별도로 자치구별 마을교과서를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25개 자치구 주민들이 마을 역사와 문화 자료를 수집하는데 참여했다.

교사들은 자치구 주제에 맞추어 집필하는 협업체계로 운영했다.

경상남도교육청도 사회적협동조합과 대학, 그리고 교사와 주민들의 참여로 ‘봉림동 마을교과서’를 작년에 제작한 바 있다.

삶과 배움을 연결하는 ‘마을교과서’는 학교와 마을, 마을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가능한 프로젝트로 점차 많은 학교에서 확대될 예정이다.

이유는 2022년부터 초등학교에 선택과목제가 도입되고 시도교육청과 학교장 자율에 맞추어 선택과목을 선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과목도 지역연계 활동, 삶과 학습에 필요한 기초소양에 역점을 두기 때문에 보호수는 ‘마을교과서’의 중심 소재로도 지역 연계 학습도 가능한 우수한 마을 자원이다.

홍성군 광천읍 매향리 회화나무 보호수를 마을교과서로 한다면 여러 교과와 연계가 가능할 것이다.

우선 과학 교육이다.

보호수와 관련된 초등학교 과학은 ▲식물의 한 살이(4-1) ▲식물의 생활(4-2) ▲다양한 생물과 우리생활(5-1) ▲생물과 환경(5-2) ▲식물의 구조와 기능(6-1) 등이 있고 보호수에 사는 동물(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28)까지 한다면 3학년부터 6학년 전 과정에 보호수를 활용할 수 있다.

일년생 풀과 나무가 어떻게 다른지, 노거수에는 어떤 생물들이 함께 사는지, 노거수의 실제 나이는 측정할 수 있는지, 교과연계 과정에서 다양한 과학 질문과 현장 관찰이 가능한 분야가 보호수다.

사회 교육은 회화나무의 원산지, 이름 유래, 전설 등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우선 회화나무 원산지가 중국이라면 도입 시기와 방법이 다른 나무와 어떻게 다른지, 회화나무를 부르는 이름이 많은 이유, 매현리를 기준으로 가장 오래 살거나 큰 회화나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회화나무, 슬픈 역사를 간직한 서산의 회화나무 등 전국의 회화나무 자료와 비교하면서 수업을 할 수 있다.

마을교과서에 빠질 수 없는 마을 지도 제작 활동에는 보호수를 중심으로 마을 공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팀활동으로 풀어가도 흥미로운 수업이 될 것이다.

국어 교육은 나무를 관찰하면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수업, 회화나무의 잎·꽃·열매로 자연공작 활동 수업과 병행해서 계절별로 오감과 감성을 이끌어내는 수업을 한다.

마지막으로 매현리 회화나무는 ‘나무를 꺾거나 썩은 가지를 꺾어다 태우면 해를 입는다’는 해나무로 전해지고 있다.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나무를 지키려고 마을 주민들이 고안해 낸 약속이라는 점, 땔감으로 베어지거나 화재로 소실될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규범을 이야기로 전해 주는 게 보호수 이야기의 특징이란 걸 알려주고 싶다.

과거 광천읍은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였다.

해운과 육로 교통망이 발달하여 물류의 집산·판매·유통이 활발한 곳이었다.

‘도야광산’의 개발은 광산노동자들이 몰려들어 어민과 광산노동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까지 내포에서는 으뜸가는 마을이었다.

오죽하면 개들도 500원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로 부유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농촌이 그렇듯이 예전 영광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은 정주환경과 교육시스템을 개선해서 농촌에서도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보호수 마을교과서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과거 보호수 그늘 아래서 정보를 나누고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보호수로 모여 대화하면서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만으로도 성공할 듯싶다.

홍성군 광천읍 매현리 산94 : 회화나무 1본 559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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