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에 반기를 들었다. 말 그대로 ‘반기+문’임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반 전 총장은 30일 “종전선언은 안보태세를 이완시키고 북한에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게 될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직격했다.
그는 이날 ‘한미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종전선언을 위해 물밑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그동안 북한과 얼마나 많은 합의를 해왔나. 수많은 합의 중 의미 있게 지켜지고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간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고 지켜지게 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북미간 비핵화협상이 지루한 평행선을 달릴 뿐 획기적인 진전이 없는 교착상태에서 종전선언 추진이라는 우회전략을 통해 이를 타개하려는 현 정부의 전략에 찬물을 끼얹는 고약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뒤에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앞장서 훼방을 놓으려는 반동적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세계평화의 선도자인 UN사무총장 출신으로서, 진전 없는 북핵 카드만 고집하는 고루하고 폐쇄적인 인식을 보이는데다, 2006년 10월 UN사무총장 경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 정무특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예상을 뒤엎고 UN사무총장에 당선되는 은혜까지 입은 당사자가 대놓고 반기를 드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당시 노 대통령은 그의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외교장관이었던 그를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 순방에 동행시키고, 특히 일부러 아셈(ASEM) 회의에 참석해 프랑스 대통령과 독대 기회도 마련해줬으며, 굳이 급하게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없는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돌면서 그에게 선거유세 기회까지 제공해줬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한국에서 UN사무총장이 나온다는 건 멋진 일 아닌가?”라며 정부 내에 UN사무총장 선거 전담기구까지 두어 반 장관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에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인이면서 미국, 일본에 붙어 자국보다는 그들 이익을 더 챙겨주는 행보를 하던 대표적 외교관이었고, 그런 짓거리를 통해 미국 지지를 배경으로 UN사무총장을 했다”며 꼬집었다.
그는 이날 “공직을 개인 영달을 위해 활용했다는 점에 가깝게는 이명박근혜, 멀리는 매국노와 이어져 있다”며 “남북이 하나 되어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기 위한 고민보다는 미군 주둔이 최우선 관심사”라고 후려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