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나들이] 모든 병은 반드시 낫는 길이 있다
[한의학 나들이] 모든 병은 반드시 낫는 길이 있다
정다래 청주 청심한의원 원장 “아무리 큰 병이라도 몸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으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2.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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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맥 진찰모습.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100세 시대’라고 불릴 만큼 의학이 발달했으나 지금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 이른바 워드 코로나 시대에 직면했다. 누구나 장수를 꿈꾸지만 삶은 질병과의 끝없는 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몸과 마음을 지키는 방법 중의 한 가지로 한의사가 직접 들려주는 ‘한의학 나들이’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다래 청주 청심한의원 원장] 놀이공원에 가면 바이킹이 있다. 바이킹을 타보면 움직임과 함께 중력이 늘고 줄며 몸에 작용하는 탄력이 있다. 그 아찔한 탄력의 즐기려고 바이킹을 탄다. 그 탄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몸은 결국 어지럼증에 시달리다가 먹은 것을 게우기까지 한다. 사람이 배를 타면 뱃멀미를 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움직이는 배와 그 배에 탄 사람의 감각이 어긋나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는 사시사철 움직이는 거대한 바이킹에 올라탄 운명이다. 지구가 그 바이킹이다. 우리가 놀이공원에서 타는 바이킹에 견주면 워낙 크기도 크고 움직임도 커서 그것이 움직이는지조차도 잘 못 느끼지만, 바이킹을 타보면 지구가 우리 몸에 어떤 가락을 주고 탄력을 일으키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이 춤추는 지구 위에서 우리가 함께 어울려 춤을 추지 않을 때 몸에는 병이 찾아온다.

앞서 중기하함을 얘기하면서 지구의 춤을 얘기한 적 있지만, 이번에는 음식 얘기를 하려고 한다. 서양인과 한국인은 몸의 구조가 다르다. 서양인은 육식이 중심인 삶을 오랜 세월 살아왔지만, 한국인은 농경시대로 접어든 이후 5천 년간 채식 중심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서양인의 창자보다 한국인의 창자가 1m가량 더 길다. 풀이 고기보다 더 삭히기 힘들어서 소화 흡수를 최대한 하기 위하여 창자의 길이를 늘인 것이다.

서양인의 장이 짧은 것은, 고기가 내는 독소인 가스를 좀 더 빨리 빼내려는 것이다. 만약에 창자가 더 긴 한국인이 서양인과 똑같은 식생활을 한다면 어찌 될까? 고기의 독소를 몸이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들이닥친 난치병 창궐의 원인 중에는 바로 이런 식생활의 문제가 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즉석식품과 기름진 음식으로 가득 찬 밥상은, 1년 내내 고기라고는 명절 때 한두 번 먹고 말던 우리 몸에는 거의 재앙 수준이다. 병이 안 나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면역계 질병과 가족력과는 관련이 없는 난치병은 원인을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지구라는 바이킹과 함께 춤추지 못한 시간과, 5천년 동안 길든 몸에서 벗어난 먹을거리. 이 문제를 먼저 확인하지 않으면 치료법에 동양과 서양을 모두 섞어서 달려들어도 병은 호전되지 않는다.

앞서 동양의학은 '생활밀착형 의학'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원인을 병난 그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조화와 균형, 나아가 그 몸이 실린 지구라는 바이킹의 춤사위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우리 생활의 주변에서 매듭을 풀려는 지혜가 동양의학에서 제공해주는 방법이다.

이참에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은, 치료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치료의 주체가 의원이다. 의사가 지시하는 대로 환자는 최선을 다해 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 약 저 약 막 쓰면 결국 몸만 망가뜨린다.

동양의학에서 치료의 주체는 환자이다. 한의사는 그 주체가 가는 길과 방향을 안내해주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설명해온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환자 자신이 삶의 리듬을 바꾸지 않고 병든 몸을 방치하면 어떤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다. 반대로 아무리 큰 병이라도 의사의 안내에 따라 자신이 몸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한 가지씩 고쳐나가면 어떤 병도 두렵지 않다.

동양의학에서 병이란 따로 없다. 내 몸속의 병도 내 몸의 일부이다. 그것을 도려내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병을 통해서 몸이 나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읽고 그것을 받아들이면 병도 결국 조금씩 누그러든다. 내가 처음 한의학을 접했을 때, 가장 위안이 되었던 말은 이것이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아주 작은 말이었지만, 의업의 길로 접어든 지금은 내가 환자들에게 해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말이 되었다. "모든 병에는 반드시 낫는 길이 있다.“

옛날에 이웃 동네로 마실 갈 때 산 하나 넘고 개울 하나를 건넜다면,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개울 하나 건너고 산 하나를 넘어야 한다. 병도 그렇다. 디스크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깨 아프고 어지럼증이 오고 무릎이 아팠다면, 디스크를 고치는 과정에서도 이와 반대의 길을 그대로 걷는다. 무릎이 아프고 어지럼증이 다시 오고 어깨가 다시 아프다. 물론 악화될 때와는 조금 다르다. 아프되 가볍고 개운하다.

문제는 한의원에서 치료받다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를 잘못했다고 따지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일으키는 현상('명현반응'이라고 한다.)인데, 지금보다 더 불편해졌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몸이 병으로부터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반드시 그전에 왔던 방향으로 거슬러 간다. 한의사가 하는 일은 몸이 이렇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일을 덜 아프고 좀 더 빠르게 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어떤 병이든 반드시 낫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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