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의 궁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Ⅰ)
《파피루스의 궁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Ⅰ)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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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2일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2일 "대통령 후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조건 반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발언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여 환호했는데, 정녕 '민주당의 이재명'이 되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Ⅰ)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오늘은 조국 전 장관과 조동연 선대위원장 사퇴와 관련하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게 심히 유감이다. 

두 사람 모두 도와달라고 앉혀놓고 여론에 조리돌림 당하자 지켜주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조동연 교수는 자신의 치명적인 사생활만 까발려지고,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날이었을 것이다. 그녀와 그의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집권여당 선거캠프가 몹쓸 짓을 한 게 아니겠나.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은 근원 중 하나이다... 민주개혁진영은 더 청렴하고 작은 하자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작은 하자인데 억울하다,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냐는 태도가 질책이 됐을 것이다.. 내로남불이 됐을 것이다.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비판의 강도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통령 후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조건 반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발언은 심히 유감스럽다.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 후보로서 통합적 행보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었을 테지만, 열 번 양보한다 해도 동의하기 어렵다.

조국 전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할 때만 해도 누구도 2년이 넘도록 검찰과 언론에 조리돌림 당하고 끝내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사과하는 대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조국 사건은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할 조국을 낙마시킬 명분을 찾지 못하자 청문회 마지막 날 심야에, 그것도 딸의 대학시절 봉사활동 표창장이 위조되었다는 황당한 혐의를 들어 조사 한번 없이 전격적으로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조국과 정경심 교수에게 남은 혐의는 무엇인가. 조국에게 권력형 범죄를 말했던 사모펀드는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남은 것은 표창장 위조혐의다. 뭐가 내로남불이라는 것인가.

대학생의 표창장 위조여부를 밝히겠다고 70여차례 압수수색을 강행하고 가족의 사생활을 만천하에 까발렸으며, 부모형제까지 일상을 파괴했고, 있지도 않은 피의사실을 언론과 검찰이 합작하여 찌라시 써젖히듯 백만 건 넘게 유포했다. 문명을 가장한 만행은 한국 근대사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고 악랄한 것이었다.

문명국가에서 무죄추정의 원칙, 별건 수사 금지의 원칙, 피의사실 유포 금지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단지 진보진영 인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조국 부부는 무방비 상태로 적들의 칼날 위에서 자신을 방어해야 했고, 단지 조국의 딸이라는 이유로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학적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목도하였다.

표창장 위조에 7년을 구형한 검찰은 오늘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의 장모 최은순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표창장 위조혐의로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사법부는 불법 요양병원을 차려 수십억원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뇌종양을 앓고 있어 보석을 신청해도 받아주지 않던 사법부는 최은순 씨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왜 검찰과 법원은 저들에게만 인간의 얼굴을 한 법을 말하는가.

이러고도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느냐”는 식으로 말하다니, 이는 촛불시민에 대한 모독 아닌가.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 그의 일가족에게 가해진 일련의 검언유착은 국가기관에 의한 명백한 국가폭력이다. 고문과 강압이 없었을 뿐, 여론전으로 더욱 악랄하게 조작하고 한 집안을 멸문지화로 몰고 간 국가폭력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과거의 국가폭력은 고문과 감금이었겠지만, 세련되고 교활한 방식으로 한 집안 구성원 모두에게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그것도 촛불로 세워진 민주정부 하에서 말이다.

왜 민주개혁 진영은 있지도 않을 일로 저들의 사냥감이 되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무기력하게 지켜보아야만 하는가. 누구든 죄를 지었다면 죄의 크기만큼 처벌 받으면 된다. 누구도 인격살인까지 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 왜 진보인사에게는 법이 보장하는 인권마저 유린되어도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가? 이것이 정의이고 공정인가? 청년세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인가? 사과한다고 중도가 돌아온다고 생각하다니, 당신은 분명 “깃발이 없으면 각개격파 당한다. 강하게 결집된 지지층이 존재해야 외연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실망이다. 당선 여부를 떠나 오늘의 발언은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오늘 발언이 나가자 얼씨구나 금태섭과 진중권은 무릎을 꿇으라고 비아냥거린다. 조국을 옹호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을 자의적으로 망가뜨렸다고 사죄하고 반성하라고 요구한다. 약하게 보일수록 더 비열하게 짓밟는 것이 저들의 습속임은 익히 알았을테니 자업자득이다.

조국 장관이든 조동연 씨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공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기꺼이 개인적인 미래를 잠시 뒤로 했던 사람들이다. 제대로 지켜주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칼같이 사전검증해라. 국민의 여론이 옳지 않아도 따라야 한다면 앞으로 누가 봉사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는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여 환호했는데, 정녕 '민주당의 이재명'이 되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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