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의 궁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Ⅱ)
《파피루스의 궁리》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Ⅱ)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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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는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중도외연 확장의 선거전략이라고 말하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먼저고 원칙이 우선"이라며 "후보님의 깃발 아래 시민들은 언제든 출동 준비하고 모였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갑시다"라고 당부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정말 실망이다(Ⅱ)

- 강미숙 소셜칼럼니스트

말하는 김에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어제 조국 전 장관 일을 사과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한 글을 올리고 많은 질타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냐, 절체절명의 위기인데 갈라치기해서 윤가에게 떡을 주겠다는 거냐, 원체 이재명 싫었으면서 꼴값 한다, 맘에 안 들지만 다 이해하고 가야 한다, 등등.

다 맞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가겠습니다. 저는 이재명 개인을 비판한 게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판한 것입니다. 조국의 일은 큰 틀에서 사과할 수 있지요. 큰일을 도모하는데 그 정도도 이해못할 만큼 협량하지는 않습니다. 덧붙여 조국과 그 가족에게 언론과 법은 공정했는지 한마디만 더 했어도 됩니다. 방송기자단 토론이었으니, 그들에게 진정 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한마디만 물었어도 됩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거 아닙니까? 왜 민주진영은 티끌 하나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도덕적이어야 합니까? 민주진영이든 수구꼴통이든 법과 시민들의 법감정은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똑같은 시민권을 부여받은 사람들이지, 진보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덕정치 시대도 아니고, 우리부터 당당해져야 무고한 희생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티끌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예수님도 부처님도 티끌은 무지 많을 것입니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우리 스스로 부적격자라고 낙인찍으면 누구와 일할 수 있습니까. 노무현이 그렇게 떠나자 손가락질하던 사람들도 '지못미'라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노회찬은 안 그랬나요? 박원순 시장이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긴 해도 아군에게 먼저 조리돌림 당했을 겁니다. 죽어야 순결해지는 겁니까? 장렬한 전사가 아니라 살아남아서 싸우는 것은 비루합니다. 그 비루함을 함께 견디는 것이 동지 아닙니까? 분위기상 내 우산을 내어주지는 못할지언정 빗속으로 떠밀어서야 되겠는지요.

선거전략이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먼저고 원칙이 우선입니다. 사람을 버려야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얻은 승리에 모두가 진정 기뻐할 수 있습니까? 이재명 후보를 비판한 것이 내부분열을 조장하여 적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라고요?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사실이 되고 수긍하는 것이 됩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이렇게 꿈틀이라도 해야 존재하는 것이 됩니다.

갈라치기라고요? 비판하면 다 갈라치기라는 극단적인 사고는 어떻게 가능한 것입니까. 비판하는 것이 뭐가 문제입니까. 이재명은, 아니 민주당 대선후보는 성역입니까?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지지하고 반드시 그리 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그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의 시민권과 공적 삶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타인의 시민권을 밟아야 한다면 거부하겠습니다. 밟지 않고도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밟는 것을 이해하고 모르는 척 해야 합니까?

저는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비판하고 토론하고 해명하고, 필요하다면 정정하고 그렇게 가야 합니다. 후보가 절대선도 아니고, 지지자들이 다 옳은 것도 아닙니다. 짚을 건 짚고 가야 더 단단해지고 결속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생각이 달라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도 무조건 참으라고 하면, 언젠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 터질 수도 있는 겁니다. 불만 있어도 속으로 삭이고 입 다물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 말할 것입니다. 선거든 개혁이든, 이런 과정을 거친 착실한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과정이 지지율을 떨어뜨리게 한다는 데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총선몰빵론이 제기되었을 때 다들 숨죽이며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요. 나중에 다 치유하고 화해하면 된다고요? 그래서 사과했습니까? 결이 다른 지지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나요? 이겼으니 마치 없던 일처럼 모든 것은 덮이고 모순은 쌓이는 겁니다. 그때 비판 한 마디 못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빚으로 남았습니다.

제가 몹쓸 병에 걸린 사실을 안 지인들이 절 위로한답시고 요즘 "그건 병도 아니래, 쉬어간다고 생각해, 희망을 가져, 하느님이 더 사랑하시는 거야" 하더군요. 위로 끝에 자기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픈 건 그냥 아픈 겁니다. 아픈 사람에게 아파하지 마라, 니가 그럴 줄 몰랐다, 그래도 이해해야지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상처받은 영혼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그냥 같이 있어주면 되는 겁니다. 애써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다 압니다.

그거 아십니까? 제일 위로가 되었던 건 그냥 아무말없이 울어주는 친구였습니다. 오히려 제가 별거 아니라고 큰소리쳤지요. 그런 겁니다, 위로란, 적어도 같은 편이라면요. 이재명 후보의 오랜 지지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품으려면 그 정도의 여유와 아량은 좀 갖고 계시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아프다고 하면 일단은 공감이 먼저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재명 지지철회를 말한 것도,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도 아닌데 몇 마디 비판했다고 당장 큰일날 것처럼 걱정하시는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굳이 첨언했습니다. 다시 말하건대, 이재명이라서 비판한 게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이기에, 내 깃발을 들어준 사람이기에 비판한 것입니다. 애정이 없으면 비판할 여지도 없는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님, 조급해하지 말고 갑시다.

후보님의 깃발 아래 시민들은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하고 모였습니다. 중도 외연확장, 중요하지요. 하지만 내부동력이 확실해야 설득도 감동도 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동연 선대위원장이 사생활로 찢겨나갈 때, 국민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말씀은 귀를 의심하게 했습니다. 모시고 온 분들이 어떻게든 책임지셔야지요. 어찌 한때의 아픔을 딛고 악착같이 성실하게 사는 분을 세상 한복판에 데리고 나와서는 남들이 뭐라 한다고 거리를 둘 수 있습니까. 어제 실종소식을 듣고 피와 살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조동연 선대위원장 일은 후보님이든 민주당이든 캠프든 정중한 사과와 극우 유튜브에 강력한 조치를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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