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재명, 어지간한 일 터져도 지지율 크게 안 빠질 것"
유시민 "이재명, 어지간한 일 터져도 지지율 크게 안 빠질 것"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12.09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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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정치평론가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사진=MBC/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정치평론가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사진=MBC/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정치평론가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마련한 대선 특별기획에 출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날 '어느 TV프로그램과 정치평론 계약을 맺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방송국에서 공개해야 제가 이야기를 한다"며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그가 이날 '유 작가'의 신분으로, 정규방송 후 이어진 유튜브를 통해 털어놓은 더 많은 ‘이재명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간추렸다.

- 이 후보가 아직 미완성형이라는 말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리더십으로 볼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반응이 있다. 하지만 저는 이 후보를 보면,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게 상상이 잘 안 된다.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13살에 자기 이름으로 취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내수공업 공장에 취직, 10군데 회사를 5년 동안 다니며 노동하는 조건에서 검정고시로 대학가고 사법시험 통과하는 게 상상이 잘 안 된다. 13살에 초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노동자가 되었고, 만 18살에 대학을 갔고, 그리고 대학 졸업하던 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학교 4학년 때 첫 번째 지원해서 점수가 조금 모자라 떨어지고, 이듬해 졸업한 해에 바로 됐다. 생각해보라, 3~4월경에 대학입시를 본격 시작하고 준비해서 11월에 학력고사에서 전국 2500등 안에 든다는 게 도대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또 23살에 사법시험 합격 후 26살에 변호사 개업했는데, 자기 자란 동네로 가서 500만 원씩 두 분한테 꿔서, 그 중 한 분이 고인이 된 조영래 변호사던데, 그렇게 해서 문 열고 노동상담하고 시민운동을 하는 등 이런 코스가 제 관념으로는 잘 상상이 안 된다.

그 다음 시장, 도지사로 권한을 크게 가지면서 두드러지게 일하는 것을 보면 뛰어난 학습능력이다. 공부만 잘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 과제에 천착하면서 그 과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모으고, 법적으로 철학적으로 가능하고 정당한 건지를 따져본 다음에 오케이 판단되면 그걸 밀어붙이는 거다. 예컨대 부동산 문제도 철학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과제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코로나19 후유증 극복도, 소득격차와 빈부격차 해소도 마찬가지다. 미완성이라는 말을 불안한 리더십으로 해석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 이 후보의 탁월한 학습능력을 거듭 강조하는데
▶지난 민주당 후보 경선과정 전후를 살펴보니 이 후보가 잘했던 것 같다. 지난 2018년 도지사 선거 당선 후 이어폰을 빼면서 인터뷰를 일방 중단했을 당시 “여기까지인가?”라고 갸우뚱했다. “감정조절능력에 하자가 있어, 여기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이 후보의 학습능력과 자기발전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판단을 다시 뒤집어도 될 만큼 그런 모습들이 나왔기 때문에, 단순히 감정조절능력만이 아니라 ‘발전도상 정치인’으로 자기 내면의 확신이 견고하다는 걸, 특히 경선 후 여러 캠프를 껴안는 과정에서 보인 언행을 보고 ‘5년 전과는 많이 다르구나’ 느꼈다.

- 전국민재난지원금 주장을 완전히 철회하면서 이 후보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욕 하려고 작심하면 욕을 하게 되어 있다. 이 후보로서는 너무나 합리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본다. 전국민 대상으로 지급하고 싶은데, 홍남기 부총리가 반대하고 민주당도 소극적인 상황에서 그가 국회의원도 원내대표도 아니지 않나. 민주당이나 정부가 해주면 좋지만, 언제까지 홍 부총리와 싸울 수도 없고, 예산편성 절차상 내년 예산에 반영해 뜻을 관철하면 된다. 일하는 행정가의 모습을 잘 보여준 거라 본다. 양보했을 뿐이지 철회는 아니며, 목표와 과제를 설정해놓고 현실여건이 안 되면 한 발짝 물러선 다음 자기 권한이 섰을 때 하겠다고 밑자락을 까는 스타일이다. 마음 먹는다고 해서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형편과 상황 봐서 집행하겠다는 의도다. 미우면 모든 게 다 그렇게 밉게 보이는 거다.

- 대장동 이슈에 대한 견해는?
▶100% 민영에 비하면 잘 한 일이다. (개발이익을) 다 못 가져왔다고 비판하는데, 하나도 못 가져오게 법과 제도 만든 이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아무리 정치가 아레나 같은 검투장 같다고 하지만.

- 이 후보의 범죄경력을 문제 삼는 이들이 있는데.
▶’흠’과 ‘상처’는 다르다. 서울서 다니는 페라리 같은 차는 흠이 없다. 원래부터 갖고 있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면 리콜해야하지만, 험지에서 운전하다 보니 상처가 난 차는 리콜대상 아니라 수리하면 된다. 이 후보가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온 사람이다. 밖에서 ‘한국을 독재-부패-인권유린-민간인 학살 역사가 있는 나라’라고 할 때, 지금의 훌륭한 대한민국이 과거에 그런 흑역사를 갖고 있다는 게 흠인가? 그건 상처다. 한국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지금의 한국을 보고 앞으로 나갈 미래 보면서 평가하는 것이다. 이 후보의 경우 음주운전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상처라고 생각한다.

- 형수욕설과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비판도 있다.
▶그런 건 이미 다 평가가 끝난 거다. 배우 얘기는 서로 말이 다른데, 예컨대 “우주 항성에서 수성-금성-지구 다음에 중국이 만든 ’찻주전자’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중국이 그 증거만 내놓으면 다 인정되지만 그게 없다. 형수욕설도 골육상쟁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화 나도 안 올리는 게 맞고, 입에 올린 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지만 맥을 보면 이해할 수는 있다. 맥락을 보면 '뿔이 엄청 났고, 감정조절을 못해서 그렇게 미러링했구나' 이해할 수 있다. 이재명의 과거사를 보면, 한국을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옥 가는 형편 없는 나라’라고 꼬집는 것과 같다. 지금 우리는 뭐라고 하나. “지금은 그렇지 않아, 그렇게 보지 말아줘”라고 말하지 않나.

-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 극복방안은?
▶비호감도 극복? 이를 어떻게 하나. 사실대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다짐하고, .과거를 부정할 순 없고, 어려운 삶을 거치면서 지금 발전도상에 와 있다고 말하는 것밖에 없다.

- 문재인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와 조국 문제에 관한 이 후보의 입장은?
▶차별화는 해야 한다. 다음에도 민주당 정부가 된다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보다 나은 점이 있으면 더 좋다. 현 정부가 성과를 거둔 분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거 못할 거면 대선에 왜 출마하나? 조국 장관 건도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조 장관 문제는 조 교수와 가족들이 살면서 완전히 정당한 일을 했는지와, 검찰권 행사의 적절성 문제가 있다. 타인에 대해 도덕적 비판이나 정책적 비판을 선명하고 강력하게 하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그것과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때 더 많은 비난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거고, 이 후보는 바로 그 지점을 짚었다. 조 장관도 자기를 그렇게라도 비판적으로 보고서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랄 거다. 두 번째 문제는 강력히 싸워 나가더라도, 첫째는 그럴 수 있다. 도덕적 비판과 정책적 비판을 선명하게 할 수 있고, 그럴수록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거다. 그 정도 말도 못하면 대통 후보라고 할 수 있나.

- 이 후보가 의정경험이 없어 국회를 존중할까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남시장이 ‘닭 잡는 칼’이라면, 경기도지사면 ‘돼지 잡는 칼’인데, 큰 칼 주면 소도 잘 잡을까?”라는 의구심이다. 하지만 의정경험은 주요 변수가 아니다. 행정기관장만 하던 사람이, 처음 선거캠프 운영을 별 무리 없이 잘 하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 후보가 경선과정서 이긴 이유 중 하나가 지난 경선에서 아슬아슬 3등하고 오랫동안 공부했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써놓은 게 있다. 틈 날 때마다 이 후보는 전국의 분야별 전문가들을 찾아 공부해왔다. 국회와의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나.

- 이 후보 지지율에 대한 생각은?
▶예측 안 하고 싶다. 이제 시작으로 봐야 한다. 51:49의 팽팽한 싸움의 시작이다. 11월 트리플 악재로 중간에 골짜기가 깊게 패 있었던 것뿐이다. 마치 라인강의 협곡처럼, 일시적으로 쳐졌을 뿐, 두 달 전과 비교할 때 지금 별 차이 없다. 실제 여론지형상 별 변화 없고, 진영대결의 연속이다. 사실 제대로 된 여론조사 기관이라면 의미 없는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 후보의 경우 중장기적 과제중심형 리더십을 잘 펼치면서, 잘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차근차근 갈 거다. 어지간한 일이 터져도 지지율이 크게 안 빠질 거라 확신한다.

- 이 후보에게 권고해줄 말은?
▶이 후보는 예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는 다르다. 그분들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일종의 채무 또는 부채의식 컸다. “저 분들을 위해 내가 뭐라도 해야 하는데…” 하는 정서가 강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경우는 “저 사람이 나를 위해 뭘 해줄지 몰라”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특이한 정서가 있다. “저 사람을 지지하면 나를 위해 뭘 해줄 거야”라는 기대감이다. 이 후보는 야무지고 씩씩하게 잘 해주리라 믿는다.

- 못다한 말은?
▶최근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정책 관련 토론회가 있었는데, 모든 면에서 저와 판단이 같진 않다. 세부적 쟁점에서 판단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대화가 되는 사람이다. 이재명은 되게 모질게 쓴소리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연락해온다. 쓴소리 해달라고 해서, 했다가 관계가 파탄 난 적도 많은데, 이 후보는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다. 제가 틀린 얘기하면 끊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어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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