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나는 청주의 새활용공예가
[염우의 환경이야기] 나는 청주의 새활용공예가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12.18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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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새활용시민센터 공예가들의 작품.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새활용 공예가들의 작품.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 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2021년이 보름 남은 시점에서 청주새활용시민센터 ‘다채로움’에서는 새로운 전시를 시작하였다, ‘나는 청주의 새활용공예가’, 10명의 시민공예가들이 펼치는 소박하지만 야심찬 전시회다. 작가들은 대부분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운영했던 새활용공예가(업사이클러) 양성과정을 수료했던 새내기 공예가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의욕과 열정은 머지않아 청주를 쏟아 올릴 기세로 폭발하고 있는 중이다.

기후 위기와 쓰레기 대란에 직면하면서 자원순환 활성화와 새활용 문화 확산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공예도시를 지향해 왔고 최근에 쓰레기 제로도시를 선언했던 청주시의 경우 자원 순환형 공예문화를 정착하고 확산하는 일은 특별히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 해답을 새활용공예에서 찾을 수 있다. 새활용(upcycle)이란 쓰지 않거나 버려지는 물건(재료)에 디자인과 이야기 또는 쓰임새를 더해 가치를 높여내는 일이다. 공예(craft)란 실용성과 조형미를 겸비한 생활용품 제작하는 일이다. 새활용공예란 새활용을 통해 더욱 쓸모 있고 보기 좋은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탄소중립 시대에 걸맞는 선진적이고 창의적인 자원순환형 생활방식이라 할 수 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매우 공을 들이고 있는 전략적 사업영역 중 하나가 새활용공예이다. 첫째는 쓰레기를 줄이고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하여, 둘째는 공동체 공유문화 확산을 위하여, 셋째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하여, 넷째는 우리 고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다섯째는 각자의 삶과 관계를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석오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7개의 새활용공방과 관련 기관을 입주시켜 지원해 왔다. 또한 공방들과 함께 연중 15~20가지의 새활용문화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해 왔다. 새활용공예 활성화를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사업 중 하나가 ‘새활용공예가(청주형 업사이클러) 양성과정’과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 발굴 및 제작 지원프로젝트’이다.

새활용공예가 양성과정은 시민 속에 잠재되어 있는 공예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이다. 올해 3월 두 번째 새활용공예가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양성과정은 이론과 실습 총 25강, 50~60차시로 구성되었다. 전체를 이수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 공예와 업사이클의 개념, 정책 현황, 공간재생, 문화예술, 산업과 경영, 제품개발과 디자인, 마케팅 등에 관한 이론적 학습을 거쳐야 한다. 목재, 금속, 유리, 종이, 가죽과 데님,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와 도구를 활용한 만들기, 칠하기 등 실습 과정도 거친다. 그리고 새활용공예품 제작 아이디어 발표를 끝으로 수료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과하여 입문한 35명의 새내기 공예가들이 현재 새활용공예가모임에 결합하여 활동하고 있다.

양성과정이 사람을 발굴하는 과정이라면,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 발굴 및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새활용공예품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이다. 새활용공예가 뿐 아니라 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중 실현 가능한 작품을 선정하여 제작과정을 지원하는 실행프로젝트이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3단계의 치열한 공동검증 과정을 거쳐 공예품으로 구현된다. 1차는 제작발표 워크숍, 2차는 시제품발표 워크숍, 3차는 활용방안워크숍인데,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한다. 전문가 집단이 전 과정에 거쳐 자문과 평가를 수행한다. 올해의 경우 총 40개의 아이디어를 선정하였는데, 이중 20개 작품이 제작발표회를 통과했고 10개의 작품이 시제품발표회를 통과했으며 최종 7개의 우수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일련의 참여와 지원, 실험 과정들의 결과물이다.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홍아트 미자샘의 공예품은 ‘우리가족 추억인형’이다. 지금 29살인 딸이 10살 때 그렸던 그림을 담아 인형을 만들었다. 어린시절 아이의 꿈이 담긴 꼬물거리는 그림을 도안으로 역시 가족들이 입었던 낡은 청바지와 헌 옷을 가지고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추억인형으로 제작한다. 참 멋지지 않는가?

민정샘의 믹스업타이(Mix-Up-Tie), 넥타이와 헌옷을 결합시켜 가방 또는 카드지갑을 만들어냈다. 아빠의 체취가 느껴진다. 지난해 텀블러 보냉백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경희샘이 새롭게 선보인 작품은 우산천을 활용한 반려동물 용품이다. 강아지에게 우비와 장화를 만들어주면 비오는 날에도 산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투버 에코맘 오영샘은 양파망을 활용한 간편 가방을 만들어 선보였다. 의외로 멋이 있다. ‘버리지 않는’ 나쁜 병에 걸려있다는 선화샘은 안 입는 옷을 활용하여 내 손으로 만드는 인형을 선보였다. 몸과 옷을 따로 만들어 조합할 수 있다. 파티플래너로 활동하고 있는 선미샘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자이언트플라워 깐부스탠드를 만들었다. 목수로 활동하고 있는 정민샘은 버러진 가구를 활용한 오디오 제품을 선보였다. 흠, 음악이 나오는 책상이라...

몇 가지 우정작품과 기획작품도 함께 전시되었다. 수현샘은 계속 청바지에 꽂혀있다. 지난해에는 상하의가 구분되는 따로또같이 앞치마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청바지로 만든 파우치와 필통, 악세사리 세트를 선보였다. 이미 다육이 캔아트로 꽤 영역을 넓혀오던 순선샘은 커피클레이(천연점토)를 활용한 캔꼭지 모빌를 만들었다. 한복에 꽂힌 몇 분들이 공동 제작품도 선보였다. 방치되었던 한복은 코사지, 복주머니, 헝겊 공기, 헤어악세사리 등 다양한 공예품으로 재탄생하였다.
    

2021 새활용공예품 제작지원프로젝트 기획전시 포스터. 사진=청주새활용시민센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주새활용시민센터가 해야 할 일은 새활용공예가들이 더욱 멋지고 쓸모있는 공예품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것에 집중하게 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홍보와 마케팅을 도와야 한다. 보다 적극적이며 체계적인 사업화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품들은 모두 내년 새활용문화체험프로그램의 주제로 채택되어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할 것이다. 이중 일부는 기념품 제작 시 소재로 활용될 것이다.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할 것이며, 센터 내에 상설 전시장(판매장)도 조성할 것이다. 새활용공예품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작업이 필요하다. 온라인 판매망도 구축할 필요도 있다. 더 많은 새활용공예품을 패키지로 묶어내고 공동으로 브랜딩 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재료 공급을 위한 소재은행도 필요하다. 새활용공예 사업화를 위한 별도의 지원체계가 필요한가? 사회적 기업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쉽지 않지만 미뤄 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12월 중 ‘자원순환 크리스마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공유장터와 새활용체험마당 프로그램과 함께 업사이클산업 활성화를 위한 컨퍼런스가 열릴 예정이다. 청주형 업사이클산업, 새활용공예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다. 청주의 새활용공예가, 청주의 플라이탁을 꿈꾸는 를 그들과 함께 2022년을 설계하는 유쾌한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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