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개미지옥, 모노레일‧케이블카‧출렁다리 경쟁
[김선미의 세상읽기] 개미지옥, 모노레일‧케이블카‧출렁다리 경쟁
대전시 보문산 관광개발 민관합의 무시, 모노레일 기정사실화되나
세계는 생태관광에 주목, ‘관광=개발’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되다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12.28 16: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한동안 테마파크와 축제 만들기가 한바탕 전국을 휩쓸더니 언젠가부터 그 자리를 출렁다리, 케이블카, 짚라인, 모노레일 등이 차지하며 전국의 관광지를 획일화하고 있다. 

어느 지역에서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해 광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하면 여러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우르르 나서서 베끼기, 따라하기를 하는 바람에 빚어진 풍경이다. 

대전시 시대착오적인 관광개발, 5년 10년 후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 결과 얼마 안 돼 최고, 최장의 기록을 다른 지역에 내주는 개미지옥 같은 끝없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예로 개통 당시 최장을 자랑했던 예산 예당호의 출렁다리는 올해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에 그 명성을 내주었다. 

출렁다리, 해상케이블에 이어 최근에는 전국 관광명소 곳곳에 관광용 모노레일 붐이 일고 있다. 대부분 수려한 산에 설치되고 있다. 

지역의 관광자원은 희소성이나 경제성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여기저기 난립하게 되면 기대했던 효과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일쑤다. 다른 지역에 ‘더 높고 더 크고 더 긴 게’ 나타나면 기존 시설은 금세 고철 취급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더 높고 더 크고 더 긴 게’ 나타나면 기존 시설은 금세 고철 취급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자연생태계 훼손과의 충돌이다. 인공물 구조물의 설치는 관광 뒤에 ‘개발’이 붙는 데서 보듯 대부분 대규모 토목, 토건 공사를 동반한다. 

필연적으로 자연파괴, 환경 훼손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친환경 탈것’을 내세우고 있지만 모노레일도 기둥을 세우고 레일을 깔아 궤도를 만들려면 생태계 파괴는 피할 수 없다. 설치 이후에도 운행 시 소음 공해를 유발한다.

대전 보문산 관광개발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전시는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을 내세워 기존의 전망대를 허물고 거의 20층 아파트에 육박하는 높이 48.5m의 고층 목조 전망대를 세운다. 

전망대과 함께 자연생태계 보존과 관련해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베이스볼드림파크와 대전 오월드, 보문산성 등을 연결하는 ‘이동 수단’ 설치다. 

아무리 친환경 포장해도 인공물 구조물 설치는 자연파괴 환경 훼손 수반

곤지암 화담숲 모노레일
곤지암 화담숲 모노레일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대전시가 직접 구성해 운영한 ‘보문산 관광 활성화 민·관 공동 위원회’와의 협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보문산에 고층 타워와 모노레일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관 공동 위원회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고층 전망대를 건설하고 모노레일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는 보문산 개발사업에 모노레일 설치비로 180억 원의 예산을 세웠다. 

‘민·관 공동 위원회’ 위원들과 참여 단체들이 “대전시는 관광을 빙자한 토목공사, 그리고 독선과 독단의 시정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맹비난을 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 

합의되지 않은 180억 원의 예산편성은 환경단체의 지적이 아니어도 모노레일 설치 강행을 위한 꼼수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민·관 공동 위원회’ 합의 이르지 못했음에도 모노레일 예산편성은 꼼수

이달 초 ‘보라색의 섬 반월‧박지도’ ‘원시 습지 운곡마을’, 남도의 두 마을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국내 두 지역의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토목, 토건 공사 중심의 관광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자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 관광산업의 가치와 방향 설정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이 강조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가장 부합한 관광지”라는 평가를 받은 전북 고창의 운곡마을의 사례는 미래 관광과 관련해 현재 우리의 관광 현주소를 되돌아 보게 한다. 

운곡습지는 개발로 인해 수십 년 동안 버려졌던 폐경지가 인적이 끊기니 스스로 원시 생태를 되찾는 생태 기적을 만들어 낸 점이 가장 큰 선정 이유다. 

스스로 원시 생태 회복 생태기적 만든 ‘운곡습지’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지자체마다 사활을 걸고 있는 ‘관광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구조물 대신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관광이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다른 도시들은 인위적인 구조물을 철거해 공원을 만들고 없는 숲도 조성해 시민들에게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을 제공하는데 반해 대전시는 이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대전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숲을 파헤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놀이동산을 만들겠다는 대전시의 시대착오적인 관광개발이 5년, 10년 후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초고층 목조전망대 ‘빅 트리’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대전시 관광 활성화에 얼마만큼 기여할지, 얼마나 지속가능할 지 말이다. 

지역의 관광자원 희소성 있을 때 의미, 난립하면 애물단지로 전락 일쑤

최고층 목조전망대나 모노레일이나 대전시가 주장하듯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관광 수단이라 한다 해도 일정 부분 생태계 파괴는 피할 길이 없다. 

또 아무리 공사를 최소화해도 2~3년의 공사 기간 중 산속은 공사판으로 변해 공사 차량, 소음, 먼지 등으로 엄청 시끄럽고 소란스러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연을 통한 쉼과 치유는 세계적인 트렌드다. ‘관광’과 ‘개발’이 동의어가 되는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돈받음 2021-12-29 08:14:05
돈받고기사써요? 어찌 광역시 도심내에있는 산과 저지방에 있는걸 비교하는지.. 보문산개발은 단순히 모노레일이아니라 낙후된지역살리기인데 대안있나요?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