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주권으로 함께 꽃피울 여성친화도시 세종을 기대하며...
시민주권으로 함께 꽃피울 여성친화도시 세종을 기대하며...
  • 최성은 연구위원(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
  • 승인 2021.12.30 09: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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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은 연구위원(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 사진 우측 상단)/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최성은 연구위원(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 사진 우측 상단)/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최성은 연구위원(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

양성평등 실현위한 마중물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

시민의 삶에 있어 ‘양성평등’을 실현시키는 일은 누가 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이 공동체의 힘으로 모아지기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 「양성평등기본법」 제39조에 따라 여성가족부가 실시하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이러한 공공의 역할을 지방자치단체가 충실히 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세종시는 지난 2016년 12월 여성가족부로부터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여성친화도시 1단계 도시로 지정받아 5년간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마중물을 채워 나갔다. 그리고 2021년 12월, 그 간의 성과를 인정받고 광역자치단체 최초의 2단계 지정도시가 되었다(여성가족부 보도자료, 2021년 12월 17일자). 오늘 필자는 지면을 빌려 세종시민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재조명함으로써, 세종시민과 함께 만들어나갈 2단계 지정(2022년~2026년)을 응원하고자 한다.

여성친화도시 지정 제도의 디커플링을 넘어서...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지역 정책과정에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강화, 돌봄 및 안전이 구현될 수 있는 양성평등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제도이다. 필자가 세종시의 연구용역 의뢰로 올해 4월경 진행한 ‘여성친화도시 2단계 조성을 위한 세종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지정에 대하여 ‘매우 잘 알고 있다(3.4%)’ ‘알고 있다(9.2%)’라고 응답한 시민은 전체 응답자의 12.6%에 그쳤다.

낮은 시민 인지도의 원인은 무엇일까? 시민의 입장에서는 ‘여성친화도시’라는 명칭으로 인해 특정 성을 위한 사업으로 오인하기 쉽다. 실제 이 제도가 추구하는 목표는 특정 성에 한하여 국한되지 않지만, 시민의 지지와 관심을 받기 쉬운 제도는 아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요구하는 여성친화도시 1단계 지정도시 필수 요건은 주로 단체장의 의지와 책임성, 여성의 대표성 강화와 같은 양성평등 추진체계 구축 여부에 있기 때문에 시민의 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느껴진다. 게다가 여성친화도시 지정 제도의 상위단계 재지정 심사 주기는 5년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순환보직제도의 영향으로 집행의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시민이 느끼는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인식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것은 거의 모든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겪는 어려움이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여성친화도시 사업 운영 내 ‘제도의 디커플링(decoupling)’의 결과라고 본다. 일부 제도주의 학자들로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제도의 디커플링 개념은 정부가 시행하는 여러 제도(정책)가 실제 정책 현장에서 그 취지대로 쉽게 운영되지 않는 상황을 일컫는다.

여성가족부가 세종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2018년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 이행점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시민참여단의 적극적 활동과 지역 여성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시정 전반에 걸친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1단계 지정 후 초반 제도와 실행 간에 분리된 상황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세종시는 어떻게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 운영에 있어 디커플링 현상을 줄여나갔을까? 어떻게 2단계 발전단계에 지정될 수 있었을까?

세종시의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활동 장면.(굿모닝충청=세종)
세종시의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활동 장면.(굿모닝충청=세종)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연구모임 활동 장면(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연구모임 활동 장면(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순풍에 돛을 단 사람들

2019년 말부터 점차 세종시에서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순풍이 불기 시작했다. 먼저,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중심으로 여성가족과 담당 부서의 업무가 재정비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키잡이의 마음이 오롯이 바람을 느끼는데 집중하니, 미처 채우지 못한 성과목표들이 속속 드러났다. 이에 2020년에는 세종시 여성가족과와 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의 연구 협업을 통해 1단계 중간성과를 분석하여 2단계 지정 기준에 미흡한 부분들을 정리해 나갔다.

이어서 시민참여단으로 활동한 시민들과 함께 “우리가 찾은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성과, 그리고 도약”을 주제로 기획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2021년에는 상반기에는 시민참여단 위원들이 직접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1단계 조성 계획에 포함된 사업들을 검토하고, 평가하여 각 영역별 대표 사례를 선정하였다. 시민이 정책의 과정(정책형성-집행-평가-환류) 중 평가와 환류과정에 모두 참여한 보기 드문 사례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2단계 지정을 위한 요건-시정 전반에 걸친 부서 협업 사례와 사업 네트워크 성과-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았다. 2020년 12월 부임한 신임 보건복지국장은 여성친화도시 세종시 컨설턴트이자 지역 연구자인 필자와의 면담을 통해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준비된 리더의 간단명료한 질문은 신속한 성과로 이어졌다. 여성친화도시 1단계 성과평가 요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체장의 추진의지와 더불어 시청 내 양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하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있다.

세종시장의 강력한 여성친화도시 추진 의지 아래, 보건복지국장, 여성가족과장, 여성정책담당, 그리고 실무 주무관들에 이르기까지 계선조직에서 찾기 힘든 ‘책임의식’이 발현되었다.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필수 성과물이 내부조직에서 만들어져갔다.

일례로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과 도시재생사업이나 시정의 주요 핵심 사업과의 연계 사례가 필요하다는 필자의 의견에 보건복지국장은 조치원발전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을 즉시 진행하였다. 그 결과, 세종시 도시재생대학 15기 여성친화적 도시재생연구팀이 조치원발전위원회 위원장 주도로 꾸려졌다.

8주간의 도시재생대학 수료 이후 조치원발전위원회(읍·면발전위원회)에 여성친화특별위원회가 구성·운영되는 성과가 만들어졌다.

또한, 단체장이 주재하는 스마트도시운영위원회에서는 ‘여성·아동친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스마트 시티’를 주제로 시 역점 사업과 여성친화도시 조성의 연계를 모색하는 실·국간 협업이 추진되었다. 물론, 성과는 계선조직뿐만 아니라 세종시의회와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더 크게 열매를 맺어 갔다. 세종시의회에서는 여성친화도시 실천 연구모임이 꾸려져 여성친화도시 조성 5대 목표별 실천 과제를 도출하고 시의 발전을 위한 의회차원의 방안이 모색되었다.

세종시의 경우, 특히 타 시·도에 비하여 민간과의 네트워크 성과를 도출해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출범 이후의 역사가 길지 않아서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시민주권회의 여성아동청소년분과 위원, 세종여성플라자 추진 준비단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 여성단체와 현장전문가들이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쳤다.

세종시는 이처럼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이 갖고 있던 태생적인 디커플링 현상을 모두의 힘으로 상쇄시켜나갔다. 함께한 이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순풍에 돛을 달고, 순항하여 2단계에 지정된 것이다.

지속 가능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2022년은 세종시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은 지난 십 년의 반을 함께 해 온 역사이며 기록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제366회 정례브리핑을 통해 시민주권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여성친화도시 세종을 만들겠다는 2단계 조성 사업계획을 밝혔다.

주요 사업으로 양성평등정책 담당관 신설, 읍·면 발전위원회 내 여성친화특별위원회 구성과 읍·면 지역 여성활동 거점공간 조성, 세종형 여성친화기업 인증제 시행, 여성의 자립·성장 플랫폼 세종여성플라자 운영, 안전한 세종 조성을 위한 민·관·경 협력체계 구축, 세종형 돌봄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필자는 여성친화도시 2단계 사업계획은 모두가 평등한 세종시를 구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쉽게도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국비 지원과 같은 혜택이 없다. 그래서 더욱 단체장의 추진 의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

2021년 제3기 시민참여단 전체 회의에서 이춘희 시장은 “여성친화도시를 추진하는 것은 인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과의 약속이자 책임을 선언하고 이행하여 모두가 살기 좋은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했다. 단체장의 약속과 포부처럼, 2단계 시기 동안 모두의 여성친화도시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여성친화도시 2단계 조성이 시민 모두의 책임이자 권리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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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순 2021-12-30 21:26:21
훌륭한 연구진의 연구 성과로 2단계도 자치단체중 최고의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이 성공적 마무리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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