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여성안심거울' 실효성 논란…시민들 '황당'
대전 중구 '여성안심거울' 실효성 논란…시민들 '황당'
거울로 범죄 발생 심리 위축된다?
피해자 스스로 범죄 예방하게끔 떠넘기는 꼴
효과 의문 '보여주기식 여성안심사업' 지적
대전 중구 "큰 비용 안들어, 없는것 보다 낫다"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2.01.0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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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가 지난해 12월 29일,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여성안심거울' 설치사업을 마무리했지만 여성들은 거울의 실효성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구 제공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대전 중구가 지난해 12월 29일,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여성안심거울' 설치사업을 마무리했지만 여성들은 거울의 실효성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구 제공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대전 중구가 추진한 '여성안심거울' 설치사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저 조그마한 거울로 범죄 심리를 위축시킨다니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여성 안심은커녕 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사업이냐"는 등 쓴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중구는 지난 29일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여성안심거울' 설치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으로 중구가 설치한 여성안심거울은 총 60개다. 거울의 크기는 A4 종이 정도로 개당 비용은 약 2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안심거울'은 건물 1층 현관문에 사람 얼굴만한 거울을 부착해 뒤따라오는 사람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여성의 경우 누가 뒤따라 오는지 확인 할수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거울에 범죄자의 얼굴이 비침으로써 범행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중구의 입장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여성안심거울의 실효성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안심거울을 직접 확인한 20대 여성 A씨는 "거울에 시선을 고정하면 거울 크기가 작아 양쪽이 보이지 않는데 어딜 보고 안심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거울을 통해 범죄자가 따라오는 것을 알아챈다고 해도 도망 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 여성 B씨도 "거울에 자신의 얼굴이 비친다고 범행을 포기할거였으면 애초에 범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범행 심리가 거울로 위축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1차원적인 발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사업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여성 피해자 스스로 범죄를 예방하게끔 부담을 떠넘기면서, 정작 범죄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역의 성폭력 예방 전문가는 "여성안심거울은 피해자가 범죄자와 갑자기 마주했을때 긴급 행동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없다. 피해자가 스스로 범죄자의 존재를 예상하고 범행에 조치 할수 있으리란 가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대전여성단체 회원 정 모 씨도 "누가 떼가도 모를 작은 거울로 임시방편적인 범행 감시, 보여주기식 여성 안심 사업을 하기 보다는 처벌 강화, 법 개정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 관계자는 "여성안심거울은 대전경찰서 측에서 추천해, 건물 소유주의 동의를 받은 후 중구와 경찰서가 간담회를 갖고 설치하기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거울 사이즈가 작지만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이 아니라서 거울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안심 거울에 대한 시민 반응을 통해 실효성에 대한 의견을 모아 여성이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중구를 만들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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