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대선 후보에게 ‘Yes or No’로 대답해달라고 요구하는 〈조선일보〉 기자에게 “갑질하려 든다”며 “귀싸대기라도 때려주고 싶다”는 거친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는 4일 기아차 소하리 공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질문을 던지고는 “Yes or No로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날 이 후보에게 “미·중 갈등 관련해서 실용주의 외교에 관해 말씀해주셨는데, 지금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나 통상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에 우리나라가 가입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Yes or No로 말씀해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 사이에, 또는 국회 상임위나 국정감사 현장에서 상대를 상하 수직관계로 착각, 윽박지르듯 내뱉곤 하는 고약한 버릇을 취재기자가 대선 후보에게 대놓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이 후보는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둘 중 하나만 골라라‘ 이런 게 재밌긴 하지만, 저는 국가경영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나 제3의 선택지를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선택을 요구할 때는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도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경우가 많다”며 “즉, 선택 당하는 사람은 이익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그 선택지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가입이냐 미가입이냐, 미국이냐 중국이냐’ 이런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지를 만들면 된다”며 “그래서 실용주의고, 그 기준은 국익이며, 국익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흉악한 발톱을 드러내며 취재가 아닌 ‘취조 스타일의 함정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우문현답에 ‘훈수’까지 두어가며 가볍게 되받아친 이 후보의 여유가 돋보였다.
한편 나신하 KBS 기자는 "덫 놓듯이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질문은 무례하고 비열한 짓"이라며 "정상적인 언론쟁이라면 함부로 그런 사술을 쓰지 않는다"라고 후려갈겼다.
거꾸로 "만약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면?"이라며 김 기자에게 같은 식의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더 이상 기레기 짓을 안 하겠습니까? 예스? 노?"
"당신네 언론사는 더 이상 나쁜 짓을 안 하겠습니까? 예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