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면 치우세요" 군인 조롱 위문 편지 논란
"눈 오면 치우세요" 군인 조롱 위문 편지 논란
학생 "학교서 위문 편지 강요했다"
누리꾼 "편지 강요는 학교서 했는데, 왜 군인 조롱하나?"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01.12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1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지난 11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서울의 한 여고에서 군 장병을 조롱하는 위문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군대 위문 편지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해당 여고 2학년이라고 쓴 한 학생은 편지에서 “군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면서 “저도 이제 고3이라 뒤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 어쩌고~”라고 쓴 부분에는 선을 긋고 “지우래요”라고 적었으며, “그니까 파이팅~추운데 눈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썼다.

해당 여고 2학년 학생의 편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해당 여고 2학년 학생의 편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누리꾼들은 “내가 이런 사람들을 지키려고 청춘을 바쳤구나”, “편지를 읽어본 장병이 얼마나 허무했을지 헤아리기 어렵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는 청년들이 언제까지 집 지키는 개 취급을 받아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해당 글에서 추가로 공개된 편지에는 동성 간 성행위를 암시하는 표현도 적혀있었다.

위 여고 1학년 학생은 “군대에 샤인머스캣은 나오나요? 저도 추워서 집가고 싶어요 파이팅입니다”라면서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 되길 바람~”이라는 내용을 위문 편지에 적었다.

‘비누를 줍다’라는 표현은 동성 간 성행위를 암시하는 은어다.

누리꾼들은 “이젠 하다 하다 성희롱까지 하는구나!”, “학생이 10분 동안 편지 쓰면서 집에 가고 싶었을 순 있지만, 저 편지를 받을 군인은 약 8만 분 동안 집에 가고 싶었을 것이다. 너무 비인간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여고 1학년 학생의 편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해당 여고 1학년 학생의 편지. 사진=육대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해당 편지들로 인해 일부 누리꾼들이 편지 작성자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심한 욕설, 성적 발언들이 계속 올라오자 해당 여고를 다니고 있다고 밝힌 일부 학생들이 해명에 나섰다.

해명에 나선 학생은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준다면서 위문 편지를 사실상 강제적으로 쓰게 했다”라며 “이에 반발심이 생긴 일부 학생들이 편지에 군인을 조롱하는 내용을 적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명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학교에서 강제로 편지를 쓰게 한 것이 불만이라면, 학교에 항의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왜 애꿎은 군인들에게 상처를 주느냐?”,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여학교를 전신으로 하는 명문고로 알고 있었는데, 큰 실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12일 기준 학교 측은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학생들에게 위문 편지를 강요했는지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질의하기 위해 해당 학교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학교 측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아래는 편지 전문.

To 군인아저씨

안녕하세요? ○○여고입니다.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

군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뒤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 지우래요;;

그니까 파이팅~추운데 눈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국군 장병님께

겨울이네요. 군대에 샤인머스캣은 나오나요? 저도 추워서 집가고 싶어요 파이팅입니다.

사기를 올리는 내용이 뭐가 있는지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쫄?만한게 없는 것 같네여

아저씨도 롤하시나여? 이건 그냥 물어봤어요

아름다운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 되길 바람~

이 편지를 받는 분껜 좀 죄송한데

집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 같네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