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조은요양병원 전은미 간호사] 정말이지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퇴근하던 길에 신호위반 자동차에 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히도 골절이나 외상은 없었으나 운전석 쪽으로 찌그러진 나의 자동차만큼이나 온몸으로 느껴지는 통증으로 인해 입원하게 됐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어디가 크게 아프거나 수술할 일이 아니고서는 입원을 경험할 일은 별로 없다.
간호사 신규 때부터 항상 숨 쉬듯,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로봇이 아니고 사람이기에 아~ 또 입원이구나 하면서 일로만 봐왔다.
막상 내가 입원하게 되니 간호사 유니폼 이 아닌 환자복을 입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라짐을 몸소 느끼게 됐다.
익숙한 나의 공간 이 아닌 곳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만 하는 것에서부터 스트레스가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히 멍이 심하게 들지 않고서는 이렇게 아플 수가 없어 하면서도 육안상 아무렇지도 않은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차라리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면 동정이라도 받지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환자가 되고 보니 과연 내가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얼마나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일을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더더욱이나 가족과의 만남도 쉽지 않은 요양병원에 오래 있으면 없던 우울감도 생기겠구나 싶었다.
나의 급성 통증은 여러 가지 치료를 하면서 통원 치료를 생각할 만큼 좋아졌다. 퇴원하고 집에 오는 길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나의 생활 공간과 가족, 직장...
하루하루가 그냥 숨 쉬듯 익숙해서 그것들의 소중함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이번 교통사고로 인해 환자가 되고 나서 많은 것을 느꼈다.
환자의 질문에 대답 한마디가 아프다고 하면 당장 좋아지지는 않아도 공감해주는 표정이나 행동 하나가 얼마나 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됐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깨달음이 희미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환자복을 입었던 기억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