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서라백] MBC를 통해 공개된 '김건희 녹취록'이 예상보다 '약발'이 약했다는 평이 나온다. 사전에 흘러나온 찌라시때문에 파괴력이 상쇄된 탓도 있지만 덤덤하게 처리한 '기레기'들의 수위조절도 한몫했다.
여기에 달을 못보고 손가락을 쳐다보는 대중들의 취향까지 더해졌는데 '연약한 여자' 가면이 벗겨지자마자 난데없이 '걸크러쉬'가 등장했다. 본질보다 현상을 연주하는 피리 소리에 홀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대선판의 관객들. 하긴 정치판이 시트콤 코미디처럼 흘러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코가 예민한 관객들은 극장에서 벌써 최순실의 향기(아니 냄새)를 감지했다. 나랏일을 제멋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가당찮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지독한 구린내를 어찌할까.
분위기는 벌써 녹취록 논란을 벗어나 윤 캠프를 들락거리는 무속인들로 전환됐는데 이 또한 가관이다. '우주의 기운'이라도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면 작두를 타고 방울을 울려대며 국정의 향방을 결정하겠다는 것일까(맙소사 이것은 코미디가 아니다).
설 연휴를 보름 남긴 겨울 한복판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얀 낭만의 거리도 눈이 녹으면 지저분한 흙탕물과 쓰레기가 드러난다. 최순실이 청와대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국정을 농단하던 시절에는 노년을 감빵에서 보낼 것이라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겹겹이 쌓인 눈에 묻힌 의혹들이 진실로 밝혀지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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