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의 하드코어》 국민의힘 ‘딴죽’으로 〈TV토론〉 결렬
《정문영의 하드코어》 국민의힘 ‘딴죽’으로 〈TV토론〉 결렬
- "국민의힘, '자료 없이는 토론 불가능하다'는 한계 드러낸 꼴"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01.30 14: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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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영 고려대 교수(국문학)가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보이는 스피치와 관련, 장단점을 분석하고 원포인트 레슨을 조언하는 등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보여 주목된다. 사진=유튜브 '뉴스반장'/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신지영 고려대 교수(국문학)가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보이는 스피치와 관련, 장단점을 분석하고 원포인트 레슨을 조언하는 등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보여 주목된다. 사진=유튜브 '뉴스반장'/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0일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 토론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파국을 맞았다. 

전적으로 국민의힘 탓이다. 준비된 자료나 메모 없이는 후보가 토론에 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사실상 협상을 깼다.

그간 진행된 협상을 들춰보면, 대부분 국민의힘 측의 발목잡기로 우여곡절과 난항을 겪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관위가 허용치 않은 양자 토론 대신 4자 토론회를 고집하더니 공중파 TV중계는 물론 일반 유튜브 생중계도 거부했으며, 민주당이 제안한 29일을 반대한 채 오로지 31일 오후 7시대만을 유일 대안으로 집착하다시피 해온 것도 모두 국민의힘이었다. 국민의힘의 일방적 요구에 민주당은 자료 쟁점만 빼고는 모두 양보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포함해 정치 경제 도덕성 등 3개 분야로 주제를 나눠 하자는 민주당 요구에 국민의힘은 주제 구획 없이 대장동 이슈에만 집중해서 토론하자는 입장으로 맞섰다.

크든작든 이런저런 이유로 토론을 기피해왔던 국민의힘 측이 이처럼 무리한 조건을 들이대며 딴죽을 걸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이날 오후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며 “토론 성사를 위해 주제 구획 요구는 철회하라”고 지시하면서, 일말의 타결이 기대됐으나 이 역시 끝내 무산됐다.

국민의힘 측이 후보가 생각을 정리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자료나 메모라도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끈질긴 요구에 민주당이 더이상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자료 없이 후보의 평소 식견으로 토론하는 게 맞다고 버텼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유력 후보인데 평소 식견으로 이야기해야지 토론 중간에 커닝하듯 보는 건 옳지 않다”며 “대통령으로서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후보가 자료를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는 것이며,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사실 이는 본래 스스로 '자료 사용 불가'였던 당초 국민의힘 측 입장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다. 오락가락 제멋대로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후보의 정견을 정리된 대로 보여주면 될 것을 마치 수험생이 페이퍼 만들어 시험 중에 몰래 커닝하는 듯한 모습은 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로서는 민망스런 일이며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국민의힘은 '자료 없이는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토론의 마지막 쟁점인 자료 사용 문제는 본래 국민의힘 측이 당초 '자료 사용 불가'였던 입장을 뒤늦게 번복한 것으로, 오락가락 제멋대로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토론협상의 마지막 쟁점인 '자료 사용' 문제는 본래 국민의힘 측이 당초 '자료 사용 불가'였던 입장을 뒤늦게 번복한 것으로, 오락가락 제멋대로라는 비아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이런 가운데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코멘트로 위조해 기사화시켰다가 삭제한 〈중앙선데이〉 측에 발끈했던 신지영 고려대 교수(국문학)가 대선 후보들의 스피치에 관한 견해를 표명, 토론을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신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 후보들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원포인트 레슨을 조언하는 등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재명 후보
이 후보는 승부욕이 좀 강한 말하기로, 논쟁적이긴 하지만 데이터나 지식으로 상대를 압도하려 하는 면이 보인다. 말투자체를 조금만 바꾸면 같은 내용도 부드럽게 들릴 텐데, 구체적인 지식이나 데이터로 압도하면 똑똑해 보이기는 하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똑똑한 사람을 원하나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 건 싫어한다.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말하기가 굉장히 구체적이고 간결한 것은 특출난 장점이다. 상호작용도 좋고 논리적이며, ‘설명하다’ 라는 말을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많이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사실 정치인들은, 특히 선출직 공무원들은 설명의 의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점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했구나’ 라고 볼 수 있는 포인트다

☞ 이 후보의 경우 특징적인 부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1.5초 정도 말하고, 0.6초 정도 쉬는 식’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정시간 ‘휴지(Pause)’를 가져야 한다. 일반적인 말하기에 비해서 나머지 후보자들과 다르게, 이 후보는 ‘2.2초 정도 이야기하고, 0.6초 정도 쉬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원포인트 레슨을 하자면, 말을 할 때 중간중간 휴지를 좀 더 가지면 좋을 것 같다. ‘조응(照應: 혀가 움직이는 시간)’ 속도도 빠르다. 조응체가 휴지가 없는 동안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를 보면, 이 후보는 초당 7.2음절 정도(평균은 5.4음절)다. 나머지 후보들은 평균 속도다. 다만 이 후보는 휴지도 많이 갖기 때문에 전달력이 나쁘지는 않지만,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중간에 휴지를 넣거나 의식적으로 천천히 말하면, 훨씬 좋을 듯하다. 간결하게 말해서 전체적인 답변시간은 4명의 후보 중 가장 짧은 평균 67초였다. 대부분의 다른 후보자들은 100초가 넘었는데, 이 후보는 말이 빠르면서도 핵심을 잘 이야기하는 편이다.

◆ 윤석열 후보
윤 후보를 총평하자면, ‘길고 장황하게 말한다’는 느낌이다. 특징적인 말하기로 보면 크게 두 가지로, 첫번째는 ‘했습니다만은~’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특징적 운율이 존재하고, ‘그다음에는’ ‘…’ ‘…’라는 짜내기 발성을 저음으로 사용한다. 감정적이고 선동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후보와의 차이점이라면, 공적 말하기에도 불구하고 제가 볼 때는 조금 부적절한 단어가 많다. ‘물타기, 정치쇼, 써먹다’… 등등이 그렇다. 사적 말하기에 익숙하고 공적 말하기 훈련은 조금 적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지지자들의 감정을 고양시키고 같이 응원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으나, 다만 너무 감정적이면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 사적 말하기와는 달리 공적 말하기를 할 때는 훈련이 필요하다. 공적 말하기를 할 때는 핵심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있다. ‘토론을 통해 성장하지 않았구나’라는 것이 드러난다. 사적 말하기에서는 말을 못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좌중을 압도했을 것 같다. 말하기 훈련이 덜 된 상태에서 말을 해야 하니, 구체성이 떨어져서 메시지가 길고 장황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어떤’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발언이 그 예다.

☞ 원포인트 레슨을 하자면,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반대로 속도가 많이 느리다. 조응속도는 크게 느리지 않다. 안철수 후보와 큰 차이는 없지만 휴지가 너무 많다. 휴지의 비율이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이 전체 대화에서 20% 내외인데, 윤 후보는 28.7%정도로 휴지가 자주 있고 길다. 전달력이 떨어지진 않는데, 휴지가 많아서 듣기가 쉽지 않다. 의식적으로 속도감 있게 발언하면 좋을 듯하다. 말하기에는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가 있는데, 특징적인 표정인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이 한쪽으로 올라가는 점이다. 자신이 나온 동영상을 보면서 고쳐가면 좋을 듯하다. 이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또 하나는 짜내기 발성을 습관적으로 하는데, 의식하면 고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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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웅 2022-01-31 05:06:35
대선 후보자를 비교 판단하는 기본은 후보자들의 상호 토론을 통한 종합능력을 분석하여
우열을 가리는것인데 준비가 안된 인물은 아주 쉽게 본색이 들어난다.
우선, 본인이 먼저 이것을 안다. 토론이 두려운자가 과연 누구인가?
가면을 쓸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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