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SBS 라디오의 한 중견 PD가 생방송 진행 중에 행한 정치 편향성이 다분한 지극히 부적절한 발언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키는 등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익 PD는 4일 방송된 〈이재익의 시사특공대〉에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의 악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암시하며 낙선을 선동하는 듯한 뉘앙스의 단어를 반복했다.

그는 이날 방송 인트로에서 “어제 TV토론에서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한 것 같더냐?”고 청취자들에게 묻고는 “중요한 건 토론 후 ‘이 사람 재수 없는데’ 하면 제일 심각한 거고, 제일 좋은 건 '저 사람 의외로 괜찮은데’ 하고 좋은 인상이 남으면 그걸로 족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후보) 네 명 중 누가 제일 괜찮고 재수 없어 보이더냐?”고 묻고는 “후보들 모두 2시간 동안 하려고 했던 건 이 말이 아닌가 싶다.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해당 파트만을 샘플링해서 들려준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됩니다. 가사에 어떤 내용이 나오죠?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돼요.”

또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는 말하지 않았어요. 여러분 머릿속에 있겠죠, 이런 가사를 들었을 때,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그런 사람을 뽑으면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안 되겠죠? 음,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럼 이 방송 없어져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누구라고 말 안 했기 때문에 상관 없다’는 식으로 말했으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넌센스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28일 SBS가 김씨의 카드논란 의혹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전날에는 이 후보가 사과하며 감사기관의 진상조사까지 요청한 가운데 내뱉은 말이라는 점에서 그가 지목한 대상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합리적 추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욱이 의혹의 진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씨가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가사를 두 차례나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며, ‘부당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그와 관련된 후보를 절대 찍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것은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한 중견 변호사는 “아마추어도 아닌 중견 PD라는 방송인이 기본 상식에도 미달하는 터무니 없는 헛소리를 생방송으로 주절거린 것은 풍자도 해학도 아니다”라며 “이는 특정 후보의 낙선을 간접적으로 선동하는 선거법 위반에 해당, 방송 프로그램 폐지는 물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씨는 이후 게스트로 나온 민주당 최강욱 최고위원에게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어 이대로 가면 승산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이미지가 강한 최 위원의 입당이 민주당의 중도 외연 확장에 부적절하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전하는 등 주관적인 언행을 잇달아 내뱉었다.

정문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