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조의 음악 이야기] 이 겨울의 끝에 듣는 'Blue'
[이상조의 음악 이야기] 이 겨울의 끝에 듣는 'Blue'
이상조 복합문화공간 ‘다락방의 불빛’ 대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2.17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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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매닐로우의 Paradise Cafe 앨범 표지. 사진=이상조/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비틀즈에서 BTS로 이어지는 대중음악의 선율, 여기에 클래식과 팝은 물론 국악과 전통음악까지 사람의 삶은 음악과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은 어쩌면 음악의 선율을 타고 흐르고 있다. 음악 전문가이며 청주를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 ‘다락방의 불빛’ 이상조 대표의 깊이 있는 음악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어쩌면 이번 겨울 마지막일지 모를 눈이 내리고 있고, 좀 전에 받은 SNS 메시지를 열어보니  ‘눈이 녹으면, 봄이 된다’고 적혀 있다.

아침 일찍 가동한 온풍기는 이제 제법 달구어져서 따뜻한 바람을 토해내고 있고, 구석에 방치돼 있던 박스를 정리하던 필자는 오래된 공 CD를 몇 장 발견했다.

케이스가 없는 채로 알맹이만 있었는데, 그냥 버릴 수도 있었지만, 갑자기 어떤 음악이 담겨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중 한 장을 먼저 시디플레이어에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니 Barry Manilow 와 Sarah Vaughan이 함께 부른 Blue라는 노래가 나온다.

어떤 노래가 나올지 아무런 정보 없이 듣게 되는 노래라서였는지 정말 반갑고 좋았다. 이 노래는 Paradise Cafe라는 앨범의 수록곡인데, 이 음반에는 When October Goes라는 유명한 노래가 담겨있다. 얼마나 유명하냐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과 함께 아직도 매년 10월이면 꽤나 자주 선곡되는 노래다.

그런데 왜 필자는 첫 곡으로 When October Goes가 아니고 Blue를 녹음했을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는 동안 생각해 보니 기억이 났다.

노래 도입부에 35초 정도의 긴 피아노 전주가 나오는데, 그 당시 이 부분을 꽤나 좋아했었다. 정말 아름다운 도입부를 가진 노래다.

베리 매닐로우의 가수 데뷔 과정을 보면 그는 천재임에 틀림이 없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도, 13살에 이미 아코디언이나 피아노 같은 악기를 마스터했다.

음악적으로 천재였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도 열심히 해서 명문 줄리어드 음악학교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비를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중에는 가수들의 음반 제작에 참여해서 연주나 편곡을 해주는 일도 있었다.

당시 슈퍼스타였던 ‘베트 미들러’나 ‘도리스 데이’ 같은 가수들과도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그들의 도움으로 가수 데뷔를 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2번째 음반에서 Mandy라는 노래가 빅 히트를 하면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후로도 발표하는 노래마다 큰 성공을 거두며 1970년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가수 중 한 명이 된다.

그는 계속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지만, 22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나서 “나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하겠다”라고 깜짝 선언을 한다. 

과연 다음에 그가 어떤 음악을 발표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차에 23번째로 발표된 음반이 바로 Paradise Cafe(1984)였는데, 그가 선택한 음악은 Jazz였다. 

예상에 없던 부지런을 떨다가 다시 듣게 된 반가운 노래 ‘Blue’.

창밖으로는 눈발이 예쁘게 흩날리고 있고, 지금 풍경하고 Jazz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벌써 10번 넘게 반복해서 듣고 있다.

이 노래는 피아노 전주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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