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택한다”
[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택한다”
정치 혐오스러워도 3월9일 투표소에 나가 붓뚜껑을 힘껏 누르자
진흙탕에서도 민주주의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힘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03.03 2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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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이런 선거는 없었다. 

D-6일로 접어든 3‧9 20대 대통령선거는 ‘대통령’이라는 무게를 지질한 막장 드라마로 만들었다. 그 비루함과 남루함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대통령’이라는 무게를 막장 드라마로 만든 예의도 금도도 없는 대선판

‘아름답고 바른 선거운동’은 ‘동그란 네모’처럼 성립할 수 없는 형용모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와 금도라는 게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나 정당, 모두 애초 그런 것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그저 상대를 짓누르며 악의 축으로 몰 수만 있다면 더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도저히 대통령의 언어라고는 볼 수 없는 거칠고 표독한 표현과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고장난 시계처럼 반복하는 거짓 주장, 막무가내와 억지는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며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대통령 언어라고는 믿기 어려운 거칠고 표독한 표현 정치혐오 부추겨

“역대 최악의 선거”. 20대 대통령선거는 이렇게 기록되지 싶다. 결국 마지막 TV토론마저 상대를 향한 막말과 무례와 무시로 점철되며 난장판으로 끝났다. 정치철학과 비전, 정책 대결이 사라진 채 섬뜩한 증오의 정치만 다시금 확인케 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한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전격적인 단일화는 유권자의 선택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윤-안 두 후보는 전날 마지막 토론회 자리에서까지 날선 공방을 벌인 것이 무색하게 뒤돌아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두 손을 맞잡았다. 자고 일어났더니 원팀, 한 몸이 됐다. 

기회 있을 때마다 쐐기를 박았던 ‘대선 완주’는 어디로 갔는지 어안을 벙벙케 하는 참으로 유난스런 단일화다. 물론 그동안 끊임없이 단일화의 군불을 지피기는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원팀, 심야의 단일화 시너지낼지 역풍될지 알수 없어

야권의 심야의 전격적인 단일화는 여야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긍정이든 부정이든 우리 정치사에 오래도록 회자 될 장면이다. 

꼭 20년 전인 2002년, 대선 단일화 때 정몽준 후보가 대선 하루 전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해 파란을 일으켰었다.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었다. 2012년 대선,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 후 사퇴했다. 결과는 문 후보의 낙선이었다. 

단일화가 시너지를 낼지 역풍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3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하는 것도 금지된다. 단일화로 인한 판세분석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단일화의 유불리는 후보가 아닌 유권자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최악의 비호감 선거, 단일화 유불리는 후보 아닌 유권자 손에 달려

이번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것을 그 누구도 쉽게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정치철학, 자질과 역량 검증은 뒷전인 채 거칠고 난폭한 네거티브 공방, 가족 리스크까지 끊임없이 부각되며 좋은 후보를 가리는 일은 언감생심이 됐다. 

조금이라도 덜 나쁜 후보를 가려 뽑아야 하게 생겼다. 선거 막바지에 단일화 변수까지 터지면서 유권자에게는 고려할 사항이 더욱 더 많아진 복잡다단한 선거가 됐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열렬히 지지하거나 마음 속에 점찍어 둔 후보가 있다면 다행이다. 최선의 선택이다.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됐다는 차선만 택할 수 있어도 유권자로서는 해피한 일이다. 

두 개의 악 중 덜 나쁜 악을 골라야 하는 ‘차악 선택의 딜레마’

그러나 선거는 최선과 차선을 고르는 제도가 아니라 최악과 차악을 가리는 수단이라는 말이 있듯 이번 선거가 딱 그렇다. ‘두 개의 악(惡) 중 덜 나쁜 악’을 골라야 하는 ‘차악 선택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최선, 차선이 ‘좋음’이 기준이라면 최악, 차악은 ‘나쁨’이 기준이다. 어느 후보가 덜 나쁘고, 덜 부도덕한가. 이도 저도 다 싫은데도 억지로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로서는 불행한 일이다. 자연 투표장을 찾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투표소에 나가야 한다. 그래야 최악의 후보가 뽑히는 비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마음 속의 최고의 악당은 각자 다를 것이다.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할 대통령 뽑는 일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차별화는 있어

선거가 반드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5년 동안 국정운영을 할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차악 선택의 딜레마는 잠시 접고 집에 온 선거공보물을 꼼꼼히 들여다보자. 후보자의 정치철학, 공약을 세세히 살펴보자. 분명 차별화가 있을 것이다. 

증오의 정치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차악 선택의 딜레마를 최선의 선택으로 만드는 것, 역시 유권자의 힘이다. 어쨌든 3월 9일 투표소에 나가 붓뚜껑을 꾹 누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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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k 2022-03-06 16:09:38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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