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간발의 차이 대선, 그 ‘두려운 승리’
[김선미의 세상읽기] 간발의 차이 대선, 그 ‘두려운 승리’
국민들은 어느 한쪽의 손도 완벽하게 들어주지 않았다
‘권력’이란 이렇게 활용하는 것 보여주는 따듯한 정치를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03.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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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악의에 불타는 한국 대선”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올 정도로 역대급 비호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승자도 가려졌고 승인과 패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효표 보다 적은 표차, 백지 한 장 차이로 간신히 이긴 국민의힘

이 가운데 분명한 사실 하나는 국민들은 ‘정권심판’과 ‘정권재창출’ 중 어느 한쪽의 손도 완벽하게 들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1표 차이라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미만인 0.73%포인트 차이, 무효표 30만7천여표 보다도 6만표 이상 적은 24만7077표라는 역대 최소 표차는 승자도 마냥 환호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탄생시킨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두려운 승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특히 이번 대선은 후보 당사자부터 가족 리스크와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각 진영에 충실한 편파적인 언론보도, 막발 공방 등은 기존 선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네거티브로 점철됐다. 

증오와 저주의 막발 공방, 기존 선거와 비교 안 될 정도로 네거티브 난무 

선거 때마다 언론의 보도 양태는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20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의 패배임에 틀림없지만 앞서 보수 메이저 언론의 패배이기도 하다. 

후보 등판에서부터 선거 내내 거의 일방적이다시피 하게 한쪽 편을 들었음에도 압도적 표차가 아니라 간신히 이겼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이들 언론이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의 편향성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선수보다도 더 진영논리에 앞장서며 보도량, 사실 보도 등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마저 외면하는 언론 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마저 외면한 메이저 언론의 패배, 안이한 민주당의 패배

2022년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보고에 따르면 한 일간지의 경우 대선검증 보도 100건 중 정책검증은 고작 4건였고 그마저도 한쪽 후보에 대한 일방적 비판기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편 4사 시사 대담프로그램 4편에서는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리스크 보도 분량에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고 한다. 일부 종편은 김건희씨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는 아예 침묵을 지켰다. 

무엇을 보도하고 보도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언론사의 몫이다. 그렇다해도 이처럼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보도 행태는 스스로를 변방의 ‘조무래기’ 언론사, 작은 규모의 인터넷 매체, 더 나아가 유튜브와 동격으로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다. 

물론 언론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누는 것부터 비민주적인 발상이자 왜곡이지만 말이다. 

변방의 ‘조무래기’ 언론사와 동격으로 만든 메이저 언론들의 보도행태

언론지형이 편향되고 왜곡됐다 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실패가 면책되지는 않는다. 인물과 경쟁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대장동 의혹, 가족 리스크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후보의 책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실패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 등 후보에 불리한 여건을 돌파해야 하는 것은 결국 당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72석을 가진 거대 정당인 민주당은 경선 후유증을 조기에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등 마지막까지 무기력했다. 선거전략, 선거캠프 운영, 홍보전, 열정 모두 다 패한 선거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 기초의회 의원, 당직자들은 국민의힘 만큼 열정적으로 간절하고 절박하게 선거운동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절박함 없는 민주당, 지금 이 순간도 내 휴대폰 울리는 것은 국민의힘 

내가 본 바로는 대전시내 대로변의 눈에 잘 띄는 곳의 플래카드는 온통 빨간색이었다. 건물을 감싸는 대형 현수막도 압도적이었다. 

반면 민주당 국회의원 사무실조차 그 흔한 대형 현수막은 고사하고 자당 후보를 알리는 플래카드도 없었다. 후보지지 전화와 문자도 국민의힘에 비해 전무하다시피 했다. 

3월9일 당일에서야 투표 독려 문자가 온 것이 다다. 패색이 짙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막판에는 결국 찍어줄 것이라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신화를 너무 신뢰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휴대폰을 울리는 것은 국민의힘 대전시장 예비후보다. 남은 기간 처절한 반성과 실천이 없으면 민주당은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미리보는 지방선거’인 ‘6.1 지방선거’는 불을 보듯 뻔하지 싶다.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를

박빙이든 초접전이든 대선 승패는 갈렸고 승자는 정해졌다. 

선거 과정에서 난무했던 증오와 독기의 언어들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겠지만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는 거칠고 품위 없는 언사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검찰 공화국’의 나라에 살고 싶지도 않다.

‘권력’이란 이렇게 활용하는 것이라는 모범을 보여주는, 내 가족에게도 예외 없는 공정과 상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와 따뜻함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런 세상을 살고 싶다. 

민심이 정권을 심판했다지만 겨우 이긴 선거다. 절반 이상이 새 정권에 동의하지 않았다. 백지 한 장 차이로 손에 쥔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그런 나라를 운영해주기를 윤석열 당선자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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