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의 지역주의는 부활했나? (1)
영남의 지역주의는 부활했나? (1)
단순 결과가 아닌 전체적인 득표율 변화 양상을 보아야 한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3.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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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많은 언론에서는 ‘영남의 지역주의 부활’ 혹은 ‘부산의 보수화’ 등을 헤드라인으로 걸며 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그러한 분석이 사실인가는 따져봐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이 같은 분석은 상당히 표피적인 분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를 꺾고 1위를 차지했고 경상남도에선 2위를 했지만 1위 홍준표와 득표율 차이는 불과 0.5% 차, 표 차로는 10,760표 차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선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모두 윤석열이 1위를 차지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언론들의 보도가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선거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먼저 살펴볼 지역은 부울경이다. 이번 대선에서 부산광역시의 경우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득표율은 38.15% : 58.25%였고 울산광역시에선 40.79% : 54.41%였다. 마지막으로 경상남도에선 37.38% : 58.24%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만 놓고 보면 3곳 모두 지역주의가 부활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체 역사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 치러진 대선인 1992년 14대 대선에서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부산에서 12.52%, 경남에서 9.23%를 득표했다. 울산광역시는 아직 이 때는 광역시가 아니라 경상남도 울산시였다. 뒤이어 1997년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부산에서 15.28%, 울산에서 15.41%, 경남에서 11.04%를 득표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선 경상남도 김해시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이 출마했는데 이 때 그는 부산에서 29.85%, 울산에서 35.27%, 경남에서 27.08%를 득표했다. 심지어 울산 동구에서는 47.9% : 36.47%로 이회창을 꺾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울산 동구에서 기록한 이 47.9%란 득표율은 2022년 현재까지 3당 합당 이후 민주 정당 소속 대선 후보가 영남에서 기록한 최고 득표율로 남아 있다. 2007년 17대 대선에 출마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부산에서 13.45%, 울산에서 13.64%, 경남에서 12.35%를 득표하는데 그쳐 1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득표율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경상남도 거제시 출신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출마했는데 이 때 그는 부산에서 39.87%, 울산에서 39.78%, 경남에서 36.33%를 득표해 노무현 대통령보다 10% 정도 더 높은 득표율을 올려 크게 선전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말한 대로 부산, 울산에서 1위를 차지했고 경남에선 단 0.5% 차로 석패했다. 그런데 이 때 문재인 대통령이 기록한 득표율을 보면 부산에서 38.71%, 울산에서 38.14%, 경남에서 36.73%를 득표했다. 생각보다 득표율은 높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20대 대선에서 이재명은 부산에서 38.15%, 울산에서 40.79%, 경남에서 37.38%를 득표했다. 즉, 이재명이 기록한 득표율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주 정당 대선 후보가 부울경에서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다 울산 북구에선 비록 표 차가 95표 차에 불과하긴 했지만 윤석열을 꺾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민주 정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었고 지역주의 구도는 갈수록 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부산광역시부터 먼저 살펴보면 윤석열의 득표율이 60%를 넘은 곳은 해운대구(60.87%), 수영구(60.82%), 금정구(60.7%), 서구(60.0%)까지 4곳 뿐이다. 그나마 이 4곳도 60%를 살짝 넘은 수준에 불과하고 이 4곳에서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간 득표율 차는 25% 정도였다. 그런데 서울 강남구에선 두 후보의 득표율이 30.35% : 67.01%로 무려 36.66%나 났고 서초구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율이 32.18% : 65.13%로 무려 33%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런데도 ‘지역주의’ 때문이라고 보는 게 과연 온당할까? 참고로 강남구에서 기록한 윤석열의 득표율은 경상남도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의령군, 산청군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서초구 역시 밀양시, 고성군 등 경상남도에서도 보수성이 강한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윤석열에게 65% 이상의 몰표가 쏟아진 원인에 대해서 언론은 ‘종합부동산세 정책에 대한 분노’ 등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마침 부산에서 윤석열의 득표율이 60%를 넘은 곳도 서구를 제외하고 모두 집값이 비싼 부촌 지역에 해당한다. 해운대구, 수영구, 금정구 등의 결과도 단순히 지역주의보다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일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서구는 부촌 지역은 아니지만 부산 내에서도 노령화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것도 원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단지 땅이 영남에 속한다는 이유로 ‘지역주의’ 운운하는 건 너무 편리한 해석이고 단편적인 해석이다.

부산광역시 내 16개 구, 군을 통틀어 두 후보 간 득표율 차가 가장 적게 난 곳은 강서구인데 42.92% : 53.5%로 10.58% 차였다. 대략 서울특별시 성동구(이재명 43.23% : 53.2%)에서 나온 결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서울 성동구의 결과를 ‘지역주의’로 해석하진 않을 것이다.

울산광역시도 마찬가지다. 울산광역시 내 5개 구, 군의 득표율을 살펴보면 윤석열의 득표율이 60%를 넘긴 곳이 단 하나도 없다. 윤석열의 득표율이 가장 높게 나온 곳은 남구인데 이곳에서 그의 득표율은 58.43%였다. 그런데도 지역주의가 발현된 결과로 봐야 할까? 이곳 남구 역시 신정동, 옥동 등 부촌을 끼고 있는 지역이라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곳이다. 또한 이곳은 전임 울산광역시장인 박맹우, 김기현의 영향력이 매우 큰 곳이다. 지역주의보다는 이 문제가 더 크지 않을까?

북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아예 47.2% : 47.13%로 적은 격차이지만 승리했으며 동구에서도 45.68% : 48.31%로 격차가 3%도 채 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민국 정치 1번가로 꼽히는 서울특별시 종로구(이재명 46.42% : 49.48% 윤석열)에서 난 격차가 울산 동구보다 더 크게 났다. 이 점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상남도는 어떤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에서는 46.23% : 49.33%로 윤석열이 승리하긴 했지만 득표율 차는 고작 3.1%로 위에서 언급한 서울 종로구와 거의 동일한 결과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시 역시 44.69% : 49.84%로 윤석열이 이기긴 했지만 득표율 차는 5.15% 차였다. 거제시에서 기록한 두 후보 간 득표율 차는 서울 영등포구(이재명 44.6% : 51.64%)보다도 더 적었다. 이 점은 어떻게 볼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시에서는 42.18% : 53.52%를 기록했는데 이재명 후보 본인의 자택이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42.34% : 55%로 오히려 양산시보다 더 큰 격차가 벌어졌다. 이 점은 또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렇게 자세히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 수도권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볼 수 있다. 단지 1위 후보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보수세가 강화되었느니 지역주의가 강화되었느니 하는 건 지나치게 표피적인 분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민주 정당 후보들의 득표율은 꾸준히 증가 중이었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3배나 더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던 대구, 경북 등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즉, 부울경에서 지역주의는 계속 완화되는 추세였다는 뜻이다.

특히 앞서 보았듯이 이재명이 울산광역시에서 기록한 40.79%란 득표율과 경상남도에서 기록한 37.38%란 득표율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주 정당 소속 대선 후보가 그 지역에서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었다. 그리고 부산, 울산, 경남 3곳 중 어느 1곳에서라도 민주 정당 소속 대선 후보 득표율이 40%를 돌파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일부 지역에서만 40%를 넘어섰을 뿐 전체 합산 득표율에선 40%를 넘진 못했다. 다만 부산광역시에선 38.15%로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기록보다 약간 더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지역주의 강화’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선 부산광역시는 서울특별시와 같이 노령화가 심해지고 있는 도시다. 청년층들이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고 일자리가 많은 울산광역시나 경상남도 등으로 유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산 최초의 민주당 소속 민선시장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광역시장이 성추행 논란으로 중도사퇴한 것의 여파도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지역주의’ 때문이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다.

부울경 그 중에서도 낙동강 벨트(부산광역시 강서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 및 경상남도 김해시, 양산시 등) 지역과 남동 임해 공업지대(울산광역시 북구, 동구 및 경상남도 거제시, 창원시 성산구 등)는 거의 표심이 수도권화 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수도권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 나머지 지역도 지난 25년 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꾸준히 민주 정당 소속 대선 후보들의 득표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 이재명의 부울경 지역 득표율이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16대 대선 때 부울경에서 30% 가까운 득표를 하며 선전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18, 19대 2번의 대선 때 역시 부울경에서 40% 가까운 득표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하면 14, 15, 17대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과 정동영은 모두 15% 내외의 득표율에 그쳤다. 차이점은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각각 경상남도 김해시와 거제시 출신인 반면 김대중 대통령과 정동영은 모두 호남 출신이란 점이다.

다시 말해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이 부울경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엔 고향 프리미엄도 어느 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두 대통령이 부울경에서 30〜40% 득표를 한 것을 두고 ‘지역주의 완화’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특히 17대 대선 때 정동영이 노무현 대통령 득표율의 반타작도 채 못한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재명은 경상북도 안동시 출신으로 부울경 지역과는 전혀 연고가 없다. 외지 사람들이 보기엔 부울경이나 대구, 경북이나 다 같은 ‘경상도’라고 인식하겠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같은 수도권이라고 해도 서울, 경기, 인천이 각각 다르듯이 영남도 마찬가지다. 또 이재명은 부울경 지역에서 주류를 이루는 민주당 계파인 친노-친문 출신 정치인도 아니다. 정서적으로는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공유하고 있을지 몰라도 분명히 계파적으로는 친노-친문 출신이라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은 소폭일망정 부울경에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자신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대구, 경북에서는 이전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 득표율과 큰 차이 없는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즉, 부울경과 전혀 연고가 없는 이재명이 40%를 득표했다는 것은 이제 확실히 이 지역에서 지역주의는 존재하지 않거나 많이 희석되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부울경 지역 출신이 아닌 다른 후보들 역시 다음 대선에서 그에 상응하는 득표율이나 혹은 더 높은 득표율을 올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19대 대선 때와 7회 지선 때 결과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두 번의 선거는 모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보수 정당이 빈사 상태에 있었을 때 치른 선거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어쨌든 그 두 번의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 더불어민주당이 더 잘했어야 했는데 7회 지선 당시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되었던 오거돈, 송철호, 김경수 등이 이런 저런 사건으로 인해 낙마하거나 혹평을 듣게 되면서 지지율 성장이 정체된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듯이 전체적으로 보면 지역주의 구도는 갈수록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영남 전역에서 지역주의가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구도가 완화되거나 붕괴된 지역이 있다면 아직도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상술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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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 2022-03-19 11:54:45
전라도 95프로는 왜 기사화하지 않는가 전라도에 빌붙어 영남을 배신한 간신배들 정리해야 한다

울산인 2022-03-19 09:50:28
전라도의 지역주의에 대해 기사내주었으면 합니다.
전라도는 이정현,정운천을 제외하곤 광역시장,도지사 ,구청장,시장,도의원,구의원,시의원,군수 등등.. 비례대표를 제외하곤 국힘 출신 단 한명도 나온적 없습니다. 그러나 부울경에선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도지사,광역시장,시장,군수,시의원,도의원,구의원,군의원 등등.. 수도 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해석하자면 국힘이 잘하면 당근을주고 못하면 채찍을 준다는것이 되겠지요. 반면에 선거 역사상 전라도는 자동적으로 이유야어쨌든 무조건 민주당만 찍는다는 겁니다. 지역주의,지역타파가 되어야 할 곳은 부인할 수 없는 민주당입니다.

경남인 2022-03-18 11:01:37
민주당이 잘했으면 영남에서 참패를 하겠는가?
영남 무너지는 동안 민주당한테 충청도 잘 받아 먹었잖여? 아산 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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