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광장] 민주당은 도덕적 결벽증에서 벗어나라
[청년 광장] 민주당은 도덕적 결벽증에서 벗어나라
도덕성 프레임은 기성언론이 씌운 허상이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3.23 09:5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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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기자회견
사진: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기자회견

[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대선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제대로 분위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또 소환된 인물이 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조국 전 장관을 다시 소환한 인물은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다.

그는 지난 3월 16일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초기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 “그 가장 큰 계기가 조국 사태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미 멸문지화를 당한 것도 모자라 사회에서 매장되다시피 한 조국 전 장관은 도대체 몇 번이나 부관참시를 당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조국 전 장관이 물러난지 이제 햇수로 3년이 되어간다.

도대체 왜 또 이번 대선에서 조국 전 장관이 패배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인가?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장관이 윤석열에게 잔인무도하게 보복을 당할 때 제대로 도와준 적이나 있었던가? 수수방관하고 거리를 두려고 했던 자들이 어디서 조국 장관을 거론하나?

막말로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가 저지른 잘못들이 그렇게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인가? 3년 전 소위 ‘조국 사태’ 때 촛불을 들었던 서울대, 고려대 등 명문대 학생들 본인들은 과연 떳떳하게 제 실력으로 그 학교에 들어갔다고 장담할 수 있나? 본인들은 나이도 어리고 세상 물정을 몰라서 모르겠지만 본인 부모들은 알게 모르게 물 밑에서 이런 저런 편법들을 많이 자행했다. 요즘 세상은 옛날처럼 소위 개천에서 용 나는 게 불가능한 세상이다.

그렇게나 공정 타령하던 대학생들은 왜 김건희의 논문 표절 및 부정 입학에 대해선 조용한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해서 시위 못했다고 할 것인가? 설령 그렇다고 쳐도 그들이 김건희 문제에 대해서 어떤 분노를 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말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 시선이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게 무슨 공정인가? 최소한 둘 다 비판이라도 해야 공정 타령할 자격 있는 거 아닌가?

조국 전 장관 일가는 편법을 저질렀고 그건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일이다. 그러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중범죄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진 않는다.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문제가 그렇게 정권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국민들에게 큰 잘못이라면 곽상도, 나경원, 윤석열 등 보수 정당 정치인들 일가가 저지른 범죄와 불법, 편법, 탈법 행위는 정권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내놓아야 할 정도 아닌가?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면 말이다. 그런데 보수 정당 정치인 일가들 비리 행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조국 전 장관 일가가 당했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관대하기 그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패배 원인으로 왜 또 조국 전 장관이 거론된 것인가? 그건 그간 민주-진보 진영 내에 팽배해 있는 이른바 ‘도덕적 결벽증’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 세 분의 민주 정부 대통령 시절 때 이런 저런 사회적 개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초된 이유가 바로 이 ‘도덕적 결벽증’ 때문이다.

이 ‘도덕적 결벽증’을 심어놓은 장본인은 바로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 언론들이다. 조중동 등 수구 언론들도 자신들이 썩었다는 것 정도는 다 안다. 그러나 그걸 인정하는 순간 그간 누려왔던 권력들이 송두리째 날아가기에 알고도 안 고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사는 게 더 편하니까. 그렇기에 민주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자신들을 없애려 한다는 것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그래서 내놓는 발악이 “그러는 너희는 깨끗하냐?”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 3번의 민주 정부는 모두 오랫동안 정권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보수 정권 시절에 생긴 사회적 적폐들을 개혁, 청산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인해 출범한 정부로 70년 간 이어져 온 적폐들이었던 재벌, 언론, 검찰을 개혁하라는 사명을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았다.

이 재벌, 언론, 검찰은 70년 간 대한민국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3대 적폐들로 이 셋은 한 몸과도 같은 불가분의 관계다. 언론은 재벌이 대주는 자금으로 먹고 살며 그 보답으로 친 재벌적인 기사를 도배해 국민들로 하여금 마치 재벌이 망하면 나라 전체가 망하는 것처럼 인식되게 세뇌시킨다. 검찰 역시 재벌들이 대주는 떡값으로 먹고 살며 그 보답으로 재벌의 온갖 편법, 불법, 탈법 행위들을 묵인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며 봐준다. 이것이 바로 70년 간 이어진 ‘대한민국 적폐 삼위일체’이다.

그렇기에 검찰을 치는 것은 곧 재벌, 언론을 치는 것과 같으며 언론을 치는 것은 재벌, 검찰을 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은 ‘검찰개혁’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임명된 사람이었다. 그러자 윤석열은 자신과 조직의 밥그릇 지키기를 위해 온갖 별건 수사를 하면서 조국 전 장관과 그 일가를 난도질했다. 그리고 언론은 검찰들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요란스럽게 떠들며 조국 전 장관 일가 린치에 일조했다. 왜 그런 것인가?

바로 조국 전 장관을 부도덕한 파렴치범으로 몰아 검찰개혁의 동력을 꺼뜨리기 위해서였다. “검찰이 더럽다고 치자. 근데 조국 너도 그 못지 않게 더러운데 검찰을 개혁할 자격이 있냐?”는 게 바로 언론들이 노린 것이고 그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주입한 것이다. 그리고 그건 굉장히 큰 효과를 봤다.

어떤 점에서 보면 영화 <내부자들>에서 언론사 주필인 이강희가 했던 명대사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들입니다.”가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조국 전 장관이 훗날 무죄가 되어 검찰, 언론이 틀렸다는 게 입증이 되든 말든 그건 자신들이 알 바가 아니다. 우선 대중들에게 자극적인 가십거리 하나 던져주고 사회 개혁 동력을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한겨레, 경향신문 같은 진보 언론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그들대로 또 다른 도덕적 결벽증에 사로잡혀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던 보수 언론들과 다름을 표방한답시고 민주 정부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점에선 수구 언론들보다 더 과격하게 공격한다. 그러다 보니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3명의 민주 정부 대통령들은 모두 언론으로부터 고립된 처지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여태까지 민주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공격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해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역공을 펼치기보다는 공격에 해명을 하기 급급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보수 정당과 언론들의 공격 → 민주 정부와 민주당의 해명을 통한 소모전이 이어지는 동안 정말 중요한 사회 개혁의 동력이 꺼져버리고 개혁을 이룰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건 신이다. 아니 신도 완벽하지 않다.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이 완전무결하던가? 민주 정부 인사들도 사람인 이상 그들도 이런 저런 흠결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 3번의 민주 정부 시절 여당은 계속 적폐 언론들이 심어놓은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1대 총선을 통해 180석이란 거대 의석을 받고도 사회 개혁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당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모두 언론 눈치 보기 바빴기 때문이다.

특히 이낙연은 그 당시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섣불리 개혁을 하려다가 언론으로부터 욕을 먹으면 자기 지지율이 깎일 것이라 판단해 더욱 소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눈이 아닌 언론이 덧씌운 색안경으로 세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기울어진 언론 지형’인데 언론들은 신나게 이재명-김혜경 내외를 물어 뜯었고 민주당은 대선 기간 내내 프레임 전환이나 인물론 경쟁을 통한 선거 구도 변경에 나서기보다는 그저 그 공세를 방어하는 데만 급급했다. 하긴 이재명을 홍보해야 할 공보단장이 이낙연의 최측근이자 언론인 출신이었던 박광온이었으니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겼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대선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국민의 절반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고 개혁 정책과 의제에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언론이 뭐라고 떠들든 그냥 씹고 추진하려던 개혁을 밀고 나갔어야 했다. 어떤 개혁이든지 추진하다 보면 찬반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게 민주주의니까.

그런데 그간 민주 정부에서는 언론이 개혁 시행자의 도덕적 문제를 트집잡아 반기를 들면 그걸 국민 전체 여론으로 인식하여 슬그머니 개혁에서 후퇴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니 선거에서 지고 정권을 내놓게 된 것이다. 필자가 원하는 것은 과거 군사 독재정권처럼 무자비한 독재 정치를 하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언론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하는 정치를 원하는 것이다.

세상에 만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고 도덕적으로 흠결 없는 사람은 없다. 왜 언론들이 민주 정부 인사들의 흠결은 소란스러울 정도로 보도해대면서 보수 정부 인사들의 흠결은 잠깐 보도하고 끝내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그들은 정말 청렴결백한 정부를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단지 사회적 개혁의 동력을 끊어놓기 위해서 도덕성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청렴결백으로 따지면 이번 문재인 정부만큼 청렴결백한 정부가 어디에 있었나? 5년 내내 대규모 게이트 같은 측근 비리나 친인척 비리 같은 것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게 문재인 정부였다. 그렇기에 임기 말에도 여전히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어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된 것이다. 청렴결백은 이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국민들도 이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알게 모르게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은 기성 언론들에게 세뇌되어 있다. 언론들이 민주 정부 인사들의 꼬투리 하나를 잡아 침소봉대하며 보도할 때마다 국민들도 “이 정부 사람들은 다를 거라 믿었는데.”라는 반응을 보이며 크게 분노한다. 그러면서 정작 보수 인사들의 비리, 부패 행위에 대해선 “원래 그 집단은 썩은 것들인데.”라면서 둔감해 한다. 이런 태도가 바로 언론에 세뇌된 태도다.

거듭 말하지만 이 세상에 완전무결한 순백색의 인간은 없다. 민주 정부 인사든 보수 정부 인사든 모두 다 이런 저런 흠결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언론들이 무엇을 노리고 민주 정부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를 공격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그 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정권 창출도 그리고 사회 개혁도 모두 언론 눈치보다 좌초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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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4 11:03:58
기사다운 기사!
멋진 기사 잘보고 갑니다. 계속 응원할께요.

2022-03-23 22:19:26
체증이 확 내려갑니다!!
이 시대의 참 기자시군요!
응원합니다!!!!!

2022-03-23 19:49:39
정말 공감되는 기사입니다

손만희 2022-03-24 10:20:37
역시 충청인으로서 자부심이 생기는 언론사 다운 기사 입니다
오늘부터 후원 등록 하겠읍니다

2022-03-24 10:30:52
너무 옳은 내용의 기사네요. 민주당이 그렇다고 도덕적 결벽증까지 있는건 아닌듯해요. 약속을 안지키니까요. 유독 조국장관일에만 결벽증있는척 할 뿐...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수박짓 하는걸 보면 결벽증커녕 결함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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