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尹의 집무실 이전, 비상식-몰상식-초법적-제왕적 미스터리”
김진애 “尹의 집무실 이전, 비상식-몰상식-초법적-제왕적 미스터리”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03.26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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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이자 도시전문가인 김진애 전 의원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집무실 국방부 이전에 대해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사진=KB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건축가이자 도시전문가김진애 전 의원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집무실 국방부 이전에 대해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사진=KB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은 가짜 공약이다. '광화문 시대'라고 했다가 나흘 만에 공약을 뒤바꿔놓고,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사안이 몰상식한 방식으로, 초법적이고 제왕적으로 진행하는 게 굉장히 석연치 않다. 절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건 정말 미스터리.”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건축가이자 도시전문가인 김진애 전 의원은 25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주변과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집무실 국방부 이전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날 “청와대를 누가 음습하다고 하나? 거기야말로 햇살이 바르고, 예전에 경복궁을 만들고 고려시대에도 행궁(行宮)을 지금 청와대 터에 만들었을 정도로 풍수적으로도 굉장히 좋다”며 “모든 시설이 99.9% 갖춰져 있는 청와대에 들어가서 국민 염려하게 하지 마시고 경호 잘 받으시라. 경호를 잘 받는 것도 대통령직의 의무”라고 충고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잘 계획 세우셔서 국민들 설득해 가면 된다. 여기에 다른 얘기가 뭐가 있겠냐”며 “당선 1주일 만에 결정한 것도 완전히 몰상식한 일인데, 게다가 국방부를 쫓아내고 안보 공백을 만들면서, 더군다나 두 달 만에 마무리하겠다? 이런 졸속을 무리라고 밝힌 전임인 지금 대통령을 탓하고, 퇴임하려는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려는 게 상식이냐”고 물었다.

저도 설계작업을 할 때 자기 나름의 편견이 있는 클라이언트들이 많다. 그런데 이 문제에서 대통령은 그런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 어떤 고정관념을 갖지 말고 여러 얘기가 나오면 경청하고 그 안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해야지 본인이 먼저 갈 방향 정하고 가시면 곤란하다.”

다음은 그의 주요 발언을 일문일답으로 간추렸다.

- 윤 당선자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을 했는데, 건축가로서의 견해는?
윈스턴 처칠이 예전에 “우리는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We shape our buildings and buildings again shape us)”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다시 우리를 만든다’는 말로, 이게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하지만 공간보다 더 먼저인 건 사람이다. 사람이 항상 더 먼저고, 공간에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공간을 장악(마스터: Master)하는 거다. 그런데 공간을 장악하지 못하고 지배 당한다? 그럼 그동안 검찰청에만 계셔서 그 공간에 지배를 받았다는 말이냐? 말이 안 되는 얘기다.

- '청계천 개발이나 경부고속도로 건설도 처음엔 반대하지 않았냐'는 인수위 측 반박도 있는데
그래 좋다. 그렇게 우기니까 한 마디 또 하자면, 다만 공론화 절차를 밟아 관련 부처와 모든 부분에 대해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게 맞다. 서울시와도 협의해야 하고, 명확한 소요예산과 어떤 법을 통해 추진할지 등 기본 절차를 밟아 추진하라는 거다.

당연히 대통령이 된 다음에 하면 된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중심복합도시도 다 법을 만들어서 그 법에 따라 절차를 밟고 예산을 따서 한 거다. 그렇게 해야 한다. 현직 대통령을 협박할 뿐 아니라 국민에게 지금 일종의 전시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중인데, 이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윤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하더라도 대통령에 정식으로 취임한 다음 합법적인 절차대로 추진하라는 이야기다.

- '이전 부지로 용산이 좋다'는 주장도 있는데.
용산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또 지난 70~80년 동안 서울의 도시 계획이 다 거기에 맞춰 설계돼 있다. 용산은 근래 20~30년 동안 핫플레이스로, 여기에는 용산공원 조성과 초고층 첨단업무지구라는 2개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대통령 집무실이 이곳에 들어가면 용산공원의 기본 전제가 깨진다. 집무실이 들어오면 경호와 안전과 국방, 그 다음 교통 등 여러 문제들이 생긴다. 이런 매스터 플랜을 근본적으로 깨뜨리는 것이어서, 제대로 원천적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용산으로 집무실이 이전하면 이곳에는 비행체가 못 가게 되나?
윤 당선자가 발표 다음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30분 만났다는데, 제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 오 시장이 앞으로 서울의 '모빌리티 혁명'이 드론으로 이루어져서 이른바 에어권(지상권), 지상에서 일어나는 항공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모든 비행체가 다 못 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새로운 규칙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 '지금 청와대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금의 청와대는 노태우 대통령 때 만들어진 건데, 일단 의전과 경호를 너무 강조했다. 본관은 주로 의전이고, 여민관에 비서들이 나와 있어 대통령이 주로 여민관에 나와 일을 한다. 저도 국회의원 시절 계속 주장해온 바인데, 여민관을 개축해서 거기에 대통령 집무실-비서들 업무실-언론 프레스룸까지 다 만들면 된다. 별로 어렵지 않은데도 “왜 청와대를 바꾸느냐?”며 국회에서 예산을 안 줬다. 그러니까 아주 적은 예산으로 그런 것들만 바꾸면 된다. 별로 어려울 게 없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동안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벙커 같은 시설을 굉장히 강화했다.

- 청와대는 ‘음습하다, 구중궁궐이다, 가면 소통 안 된다’는 시각도 많다.
청와대는 굉장히 밝은 곳이다. 누가 음습하다고 하나. 거기야말로 햇살이 바르고 풍수적으로 굉장히 좋은 데. 그러니까 예전에 경복궁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도 지금 청와대 터에 행궁(行宮)을 만들었을 정도로, 전혀 ‘음습하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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