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국가직 9급 시험… ‘역차별 VS 평등’ 대립
지역인재 국가직 9급 시험… ‘역차별 VS 평등’ 대립
“나이‧학력 제한 없는데, 고졸전형 따로 존재… 특별 대우”
“젊은 인재 이탈 방지·지역 균형발전 관점서 생각해야”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4.03 16:5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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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시험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시험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고교 출신 인재의 공직 진입을 돕는 ‘지역인재 국가직 9급 공무원 선발시험’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본래 나이‧학력 제한이 없는 공무원 시험에서 고졸 전형이 따로 존재하는 게 ‘역차별’이라는 의견과,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대학에 가지 못하는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기에 ‘평등하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

지역인재 국가직 9급 공무원 선발시험(이하 지역인재 9급)은 전국 17개 시·도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에서 학과성적 상위 30% 이내의 졸업(예정)자를 학교장 추천 등을 거쳐 선발, 6개월 동안 수습 근무 후 일반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제도다.

우수 고등학생 인재가 공직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이들의 수도권 이탈 현상을 막아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380명(행정직 260, 기술직 120)으로 지난해 316명보다 64명이 늘었다. 5년 전인 2017년 170명과 비교했을 땐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로, 선발인원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지역인재 9급의 선발인원이 늘어나자 일각에선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 등의 약자도 치르는 시험을 지역인재라는 이유로 넘어가는 건 특별대우나 다름없으며, 애당초 나이와 학력을 따지지 않는 가장 공정한 시험에서 지역인재를 나누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대전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해서 입직했는데 허무함이 밀려들 때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해당 전형으로 들어온 이들에게는 비교적 쉬운 일이 주어지고, 시험 보고 들어온 사람에게 어려운 일을 떠넘긴다는 말은 현직자들 사이에서 나온 지 오래다. 가르치는 데 힘이 드는 건 둘째치더라도 이게 과연 공정한가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무원 A 씨는 “애초에 학력과 나이에 제한이 없는 가장 공정한 시험을 왜 건드렸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예전부터 잘못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도 지역인재 파이가 점점 늘어나는 게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또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약자들도 공평하게 시험을 치르고 들어오는데, 지역인재라는 이유로 추천을 거쳐 들어오는 게 특별대우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불평했다.

반면 형편상 직업계고를 선택한 인재를 지원한다는 취지가 담긴 해당 제도에 역차별을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며, 우수인재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하고 시험 만능주의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확대돼야 한다는 게 반대 측의 입장이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해당 제도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역인재는 학과성적 상위 30%라는 커트라인을 넘기고 학교장 추천을 받은 이후 필기시험과 면접, 수습 기간 등을 거쳐 채용되는데 이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처음에는 손이 많이 갈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현직자들이 불만을 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이유로 해당 제도를 비판하는 건 소탐대실이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비교적 덜 어려운 업무를 담당해도 점점 강도가 높아질 것이며, 그렇게 조직의 일원으로 적응해 나가자는 게 해당 제도의 취지 아니겠냐”며 “이를 통해 지역의 젊은 인구가 유지되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제도가 확대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대전의 한 직업계고 교장은 “보는 각도에 따라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을 출세의 길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으로 볼 때, 국어‧영어‧수학 등의 과목보다도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며 “면접 제도가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성을 가르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역인재의 경우 대다수 학교장이 이러한 점을 우선시해 학생들을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말해 시험 점수로 채용하는 방식이 있으면 지역인재 같은 방식도 있다는 뜻으로, 이렇게 점점 공무원을 구성하는 인물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라 본다”며 “또한 젊은 인구의 수도권 이동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 지역에서 나고 자란 아이가 지역의 봉사자로 자리를 잡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도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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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2023-05-28 16:31:34
역차별 하면 좋지 않은데..

유제옥 2023-02-13 17:21:11
이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발인원을 더 확대해 주세요

김해진 2022-06-17 19:22:49
좀 더 확대되면 좋겠어요
무조건 좋은 대학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나라가 이제는 바껴야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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