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치킨 호크(Chicken Hawk)들이 두렵다
[청년광장] 치킨 호크(Chicken Hawk)들이 두렵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4.12 03:2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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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만 달콤한 법이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치킨 호크(Chicken Hawk). 이 말의 뜻은 ‘매 흉내를 내는 닭’이란 뜻이다. 이 단어는 냉전 시절 미국에서 나온 단어다. 공화당은 소련을 비롯한 공산 진영에 대해 매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었는데 이들을 ‘매파’라고 불렀다. 반면에 민주당은 공산 진영 국가에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며 대화로 풀자는 입장을 고수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들을 ‘비둘기파’라고 불렀다. 매파인 공화당에선 비둘기파 민주당을 향해 노상 ‘빨갱이’ 타령을 하며 매도했다. 그 정점에 있었던 것이 바로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이 일으킨 이른바 ‘매카시즘’이다.

그러나 이후에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비둘기파 민주당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용사들이 즐비했던 반면 매파 공화당엔 소수 몇 사람을 빼고는 전부 군 미필들이었다는 것이다. Chicken이란 단어는 속어로 ‘겁쟁이’란 뜻을 담고 있는데 이 매파 공화당을 비꼬는 뜻으로 ‘겁쟁이 매파’란 뜻의 치킨 호크란 단어가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도 수많은 치킨 호크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을 꼽자면 아마도 병자호란 당시 삼학사들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삼학사를 충절의 상징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지극히 숭명(崇明) 사대주의자였을 뿐이다. 삼학사 중 한 사람인 윤집이 남긴 상소문을 보면 그들의 실체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인해 소모된 국력을 아직 다 회복하지 못했던 상태였기에 신흥 강국인 청나라와 전혀 맞설 힘이 없었다. 청나라와 맞설 만한 힘도 기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명나라와의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무모하게 맞섰다가 삼전도의 치욕을 겪은 것이다. 삼학사들을 포함한 척화파들에게 별 다른 계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명나라가 도와줄 것이라고만 철석같이 믿고 청나라를 적대시 했다. 망해가는 명나라가 무슨 힘으로 조선을 돕는단 말인가? 삼전도의 치욕이 남긴 교훈은 결국 치킨 호크들이 얼마나 나라를 망칠 수 있느냐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한 달 후면 5년 임기를 채우고 막을 내린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다. 문재인 정부가 그간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2018년 한 해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못 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몇 차례 하긴 했지만 보수 정권 시절처럼 우리 영토가 혹은 우리 전함이 직접적인 공격을 받은 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를 통한 군사력 강화 등 대북 억지력 강화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점은 분명히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고 다시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필자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 전 보수 정권인 이명박근혜 두 정권 모두 대통령이 군 미필자들이었다. 뭐 박근혜는 여성이기에 군 복무 의무가 없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명박과 윤석열 모두 군대를 안 갔던 사람들이다. 그것도 모두 석연찮은 이유로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민주 정부 시절 대북 유화책을 모두 부정하고 국가 안보를 무력화시켰다고 매도했다. 당장 윤석열은 대북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떠들었지 않던가?

필자는 이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전쟁이란 것은 겪어보지 않은 자에게나 달콤한 것이란 명언이 있다. 치킨 호크들이 무서운 이유는 그들은 전쟁에 대한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 참전용사들 중에 왜 평화주의자가 되어 평화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많을까? 다른 게 아니다. 전쟁터에서 볼 꼴 못 볼 꼴 다 봤기 때문에 그에 대해 염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킨 호크들은 전쟁을 겪지 않았기에 그런 걸 전혀 모른다. 북한에 험한 말 몇 마디 던지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게 과연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것인가?

손무

중국의 『손자병법』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갖가지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자신이 책 속에서 줄곧 설파한 전략과 전술이 아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었다. 이는 그만큼 전쟁이란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전쟁 없이 이기는 것이 최상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금 북한이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만한 상황도 아니다. 전쟁은 예로부터 경제력 싸움이었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싸움에서 초반에 항우가 우세를 점했으나 결국 유방에 패배한 이유도 결국 경제력 차이 때문이었다. 유방이 한나라를 세운 후 으뜸 벼슬인 상국의 자리에 무공이 뛰어났던 조참이 아니라 후방에서 병참 업무만 했던 소하가 오른 건 다 그 때문이다.

고구려가 수나라, 당나라 등과 무려 70년 동안 맞서 싸웠지만 결국 무너지고 만 것 또한 인구와 경제력에서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나라, 당나라 때 양자강 일대가 개발되어 그곳에서 벼농사가 활발해져 경제력이 비약적으로 신장되었고 그를 바탕으로 5,000만에 달하는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다. 반면, 고구려는 만주 벌판을 끼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추운 나라였고 인구도 적었다. 그 때문에 결국 경제력에서 열세를 보여 무너지고 만 것이다.

북한의 군사력이 숫자 상으로는 우리보다 1.5배 정도 더 많지만 그 군사력을 지탱할 경제력은 매우 빈약한 수준이다. 오죽하면 군인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불고기 한 번 배급받았다고 감격에 겨운 포스터를 그리고 있겠는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능력이 있었으면 벌써 일으켰을 것이다. 국지도발만 감행할 뿐 전면전은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건 다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본래 개들도 약한 개들이 더 요란하고 시끄럽게 짖고 강한 개들은 조용하다. 북한이 요란하게 구는 것도 다 그들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강자인 우리 남한이 굳이 저들이 시끄럽게 구는 것에 다 일일이 똑같이 반응할 필요가 있을까? 강자는 약자를 지배할 수도 있고 보호할 수도 있다. 강자인 우리가 좀 더 대범하게 굴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필자가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그렇게나 요란스럽게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치킨 호크 수구 정권이 정작 전작권 환수에는 그렇게나 반대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역량을 못 믿어서 미국에 의존하는 것인가? 국방비로 북한보다 수십 배는 더 많이 쓰고 있는데 그럼 그 동안 그 돈은 어디로 갔는가? 노무현 대통령 말마따나 그 돈 가지고 다 떡 사먹는데 썼나?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미국 없이 북한이랑 못 싸운다면 노무현 대통령 말대로 역대 장성들이 죄다 직무유기한 것 아닌가? 미국에 필사적으로 기대는 것이 국가 안보인가? 그런 태도가 병자호란 때 척화파들 하던 짓과 무엇이 다른가?

더 가관인 건 노무현 대통령이 저 명연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를 남겼을 때 예비역 장성이자 성우회 회장이었던 김모씨는 “군 원로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 모욕적인 언사에 밤잠이 오지 않는다.”고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그 김씨는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아군의 군사 기밀을 유출하고 수십억의 수수료를 챙긴 희대의 매국노였다는 것이다. 이게 이명박 정권 때 벌어진 일이다. 이런 매국노가 뭐 잘 났다고 뚫린 입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한 것인가? 남의 나라에 군사 기밀 팔아넘긴 게 국가 안보를 위해 한 평생을 바쳤다는 태도인가?

이런 저런 방산비리가 판을 쳤던 시절도 이명박근혜 시절이었다. 국가 안보를 그렇게나 중시하는 자들이 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군대를 안 가고 끝없는 방산비리로 세금 도둑질하고 국가 안보에 숭숭 구멍을 내는 것인가? 그래놓고 북한에 강경한 언사 몇 마디만 하면 그게 안보관이 투철한 것인가? 이런 자들은 안보를 논할 자격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다. 치킨 호크들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필자 생각으로 문재인 정부는 그 누구보다도 국가 안보 수호에 투철했던 정부였다고 생각한다.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 하나만으로도 증명이 가능하지 않은가? 그 지침이 폐지되면서 우리도 사거리, 탄두 중량 제한 없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북한 뿐 아니라 잠재적 적국이 될 수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견제가 가능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똥별들은 문재인 정부를 두고 국가 안보 무능 운운해댔는데 그 안보 무능 정권이 해낸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를 왜 이전 수구 정부 시절엔 못 했고 군사정부 시절엔 못 했는지 한 번 해명해보길 바란다. 애초에 한미 미사일 지침 자체가 군사정부 시절에 싸놓은 똥이 아닌가? 그걸 무려 42년이나 걸려서 민주 정부가 치워준 것인데 어디서 함부로 뚫린 입이라고 막 떠드는지 모르겠다.

정권 교체는 되었고 이제 다시 치킨 호크들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2019년에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되면서 남북 관계가 경색되었는데 더욱 경색될 위기에 처했다. 이명박근혜 시절처럼 대책없이 막 지르는 치킨 호크들의 행보가 재현되는 게 참으로 걱정이다. 국가 안보와 정권 안보를 구별해서 보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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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2022-04-12 11:27:31
훌륭하신 글입니다.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들에게는 안보란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죠. 결국 국가 안보 등에는 하등 관심이 없습니다. 방산비리, 군사기밀판매 사실 이러한 죄들은 엄벌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사법부는 각종 비리, 사기에 너무나 관대합니다. 특히 권력을 쥐고 있는 미필 매국노, 변절자들에게는 더욱 관대합니다. 이제 검찰선진화를 통해 한 계단 올라가려 하고 있으니 반드시 수사권 박탈을 관철시켜서 전진하는 우리나라가 되어야 겠습니다. 다시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영희 2022-04-12 10:21:07
안녕하세요? 굿모닝충청 오픈시에 후원 한번 했습니다.
(정기 후원을 해야 할텐데. 미안해요. 이곳저곳에 후원하다보니, 여력이 되지 않네요. 조만간
후원토록 할께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중 5백만명이 피난을 떠나고, 국토는 초토화 되는 걸
전세계가 전쟁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걸 목격하면서도, '선제타격'을 말하는 당선자및 당장 미국과
동맹 결속 어쩌고 하는 기사가 난무하고, 그 기사에 댓글은 - 목불인견인데, 이렇게 객관적이고 냉철한,
그리고 깔끔한 기사를 접하니, 댓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시민기자라고 되어 있는데, 조하준 기자님
기억하겠습니다. 인터넷 타 카페에 펌해서 널리 알리겠습니다.

부디 초심 잃지 않고 늘 바른 기사를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땡큐

중년백곰 2022-04-12 11:09:59
받아쓰기만 하는 기레기들이 판치는 세상에 기사다운 기사를 보게되어 기분이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네모 2022-04-13 10:21:46
이곳에서 국제정세에 통찰을 가지고 계신 기자님이 있었을 줄이야……. 대단하십니다.
기자님.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인해 세계화는 끝났고 미국/유럽 나토 vs 중국/러시아로 경제권이 나눠진다고 미국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이 말했습니다. (출처:https://m.pressian.com/m/pages/articles/2022040314002780663#0DKW). 이를 통한 기자님의 생각은 어떠하신가요???? 또한 이를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외교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과 역사 그리고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의 역사를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충청도 사람들이 국제정세를 알면 대한민국이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필자 2022-04-12 11:36:58
이런글 너무 시원합니다
왜 이런 참기사를 보기 어려워 졌을까요
후원금 좀 더 올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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