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
[청년광장]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
역대 최악의 무대뽀 엽관제 인사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4.15 08:56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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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진출처: JTBC 유튜브캡쳐)
한동훈 (사진출처: JTBC 유튜브캡쳐)

[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에 열었던 ‘검사와의 대화’ 당시에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 때 노무현 대통령은 평검사들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선의에서 행사를 열었는데 당시 검사란 사람들이 보인 태도는 오만불손 그 자체였다. 왜 검사들은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였을까?

당시 참여정부는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있었다. 참여정부는 청와대 인사가 검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칭하며, 수뇌부에 불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젊은 평검사들의 지지를 받을 것을 기대했다.

그 취지로 바로 ‘검사와의 대화’를 개최한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평검사들은 오히려 참여정부가 밝힌 검찰개혁을 ‘청와대의 검찰을 향한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청와대를 들이받았다. 아울러 평검사들은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검사들은 피 튀기는 설전을 벌였다. 그 때 설전 도중 당시 수원지검 검사였던 김영종이란 자가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전화를 한 걸 두고 서두에 “청탁 전화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라고 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행위를 ‘청탁’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런 다음 왜 검찰에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다. 그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답이 바로 이 글의 제목이다.

이 당시나 지금이나 검사들의 태도는 크게 변함이 없다. 행정부의 외청에 불과한 것이 검찰청이거늘 마치 자신들이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와 동급인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 이렇게 검찰이 목에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검찰이 가진 권력이 너무도 막강하기 때문이다.

군대도 문민통제를 받듯이 검찰도 문민통제를 받아야 한다. 군대가 문민통제를 받는 이유는 그들이 무력(武力)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것이 권력으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모택동이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고 말한 게 달리 그런 게 아니다. 문민통제를 받지 않는 군대는 무력을 바탕으로 정부를 뒤엎고 통치권을 장악해 군부로 비화할 수도 있고 각자 파벌을 형성해 군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문민통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무력은 없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두 힘을 독점하고 있다. 이 힘을 악용, 정치에 개입하여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부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입맛에 안 맞는 정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그렇기에 검찰 또한 문민통제를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검찰개혁을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당선인은 보란 듯이 심복인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것은 검찰의 문민통제는커녕 법무부의 검찰화를 하겠다는 걸 대놓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즉, 이 나라를 ‘검찰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선포이며 국민들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참 의문스럽다. 우선 그는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인물이다. 최근 검찰이 그에게 무혐의 처분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혹이 해소된 건 전혀 아니다. 한동훈 본인과 채널 A 기자 이동재가 주고 받은 연락 내용이 담겨 있을 본인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는 여전히 미공개된 상태다. 비밀번호를 풀려면 못 풀 것도 없을 텐데 검찰은 노골적으로 2년 동안이나 시간 끌기 침대축구로 일관하다 대선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태도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들어있기에 2년 동안이나 비밀번호를 공개하지 않은 것일까? 한동훈 본인이 검언유착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면 그냥 스스로 비밀번호를 풀어주고 당당하게 공개하는 게 낫지 않는가? 필자가 한동훈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그렇게 당당하게 본인의 결백을 증명하면 필자도 한동훈이 크게 될 인물이라고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꼭꼭 감추는 것은 역설적으로 본인이 단 1g이라도 연루되어 있다는 의심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윤석열 한동훈 (사진출처: JTBC 유튜브캡쳐)
윤석열 한동훈 (사진출처: JTBC 유튜브캡쳐)

이런 한동훈의 행태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7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박근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두문불출하다가 나타났는데 그 7시간의 행적은 8년이나 지난 지금도 아직도 완전히 다 밝혀지지 않았다. 도대체 뭘 했기에 떳떳하게 공개를 못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해버린 것일까? 그 때 몇 시 몇 분에 뭘 했는지 경호일지만 공개하면 간단하게 끝날 일인데 갖가지 핑계와 거짓말로 일관하며 질질 끌었던 탓에 의혹만 더 키웠다. 한동훈의 태도가 박근혜와 무엇이 다른가?

더불어민주당이 이제 20일 남짓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마지막 개혁의 불꽃을 태우려는 이 시기에 윤석열은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이것은 한동훈이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보다는 검찰개혁 시도의 예기를 꺾겠다는 계산이 들어간 행동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장관 자리는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공격을 가해도 아마 윤석열은 끝까지 임명을 강행할 것 같다.

허나 윤석열이 단단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이렇게 노골적인 검찰 챙기기는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확고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40년 전 제5공화국 시절이 아니다. 전두환이 하나회 시절 심복인 허삼수, 허화평을 챙기던 짓거리를 해도 국민들이 숨죽이던 시절이 아니란 말이다. 필자는 동의하지 않지만 대선 때 윤석열을 지지했던 국민들 대다수는 그가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공정과 상식’에 동의해서 공정하고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어 달란 뜻에서 뽑아줬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골적인 검찰 챙기기는 공정, 상식과는 전혀 거리가 먼 태도다.

오죽했으면 진보, 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에 반대, 비판하는 취지의 사설을 올리겠는가? 그만큼 이번 인선은 정말 독선적이고 막무가내인 이른바 ‘무대뽀’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엽관제 인사 중에서도 아마 최악의 엽관제 인사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해도 될 만한 능력의 소유자라면 모를까 그런 것도 전혀 검증이 안 된 인물 아닌가? 한동훈은 일평생 특수부 검사로만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은 검찰을 통제해야 하는 인물이고 이건 수사가 아닌 정치의 영역이다.

국군의 방산비리, 병영부조리가 아직도 완전히 근절이 안 된 이유 중 하나가 국방부 장관 자리에 장성 출신들이 들어가 앉아 있기 때문이다. 즉, 문민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방부 장관이 장성 출신이다보니 합참의장이나 각군 참모총장 모두 다 자기 후배들이고 부하였던 자들이다. 이렇게 군 인맥으로 끈끈하게 결속되어 있으니 부대에서 어떤 사건사고가 나면 축소, 은폐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온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 동안 검찰이 비대화되었던 것도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보장해준 법과 더불어 역대 법무부 장관들 대다수가 검찰 출신인 것이 컸다. 역시 그 인맥으로 날뛰게 된 것이다.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 강행할 경우 문민통제를 받지 않는 군대처럼 안 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검찰 인맥으로 단단히 결속되어 있는 사이들인데 말이다. 정말 이 쯤 되면 막 하자는 선포라고 봐야 한다.

이제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에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딱 조국 장관이 받았던 수준의 인사청문회를 한동훈에게 선물해주길 바란다. 본인이 남의 가족을 도륙하고 눈물을 쏟게 만들었으면 본인은 훗날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 뼈저리게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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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tine 2022-04-15 09:21:09
기레기들의 홍수 속에서 몇 안되는 보석같은 기자의 글입니다.

화이팅! 2022-04-15 09:19:22
정말 보기 힘든 좋은 기사를 본다! 조국교수 기준으로 탈탈 털어보자!!!

2022-04-15 09:09:06
이런 기사를 만나다니....정말 감격입니다!

민주시민 2022-04-15 09:12:49
숨어있는 찐기자에 찐기사! 좋은기사 바른기사는 절반이상의 2번찍들은 안본다는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노무현대통령님 그립습니다. 제발 민주진영을 지켜주시고 이나라를 악에서 구하소서!

높은재 2022-04-15 09:30:17
기레기의 찬양 . 미화기사가 판을 치는 세상에 소금같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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