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연예인 반말사건으로 바라본 세월호 1주기
[취재수첩] 연예인 반말사건으로 바라본 세월호 1주기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5.04.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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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솜 기자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너 왜 반말이니?”

최근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녹화 중 불거진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반말 사건으로 세상은 ‘누가 잘못했는지’에 대한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처음에는 이태임의 잘못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듯 했다. 연예계 특종 보도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디스패치가 결정적 한 방을 날린 것이다. 디스패치는 직접 현장을 찾아 당시 현장에 있던 해녀들의 목격담을 토대로 ‘반말 한 적 없는 예원, 다짜고짜 욕한 태임’을 골자로 기사를 내보냈다.

서로 사과를 주고받으며 논란은 종식되는 듯 했지만,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예원이 태임에게 반말을 하고 혼잣말로 욕설까지 한 것이 공개되며 여론은 들끓었고,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둘의 반말사건이 남긴 것 중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언론보도의 파급력과 오보로 인한 언론 불신이다.

디스패치는 연예 보도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꼽힌다. 대중들에게 디스패치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던 터라 이번 보도에 대한 대중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연예 언론을 보는 기존 언론 및 언론계 종사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자극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고, 분석과 비판 없이 보도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4월 16일, 방송사 및 주요 언론마저 자극적이고 잘못된 보도로 국민들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해 4월 16일 오전. 전국의 텔레비전에는 기울어진 배와 함께 ‘세월호 탑승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문구가 방송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배에는 아직도 수많은 탑승자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고, 결국 빠져나오지 못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단원고 희생자 학부모들은 그 때를 잊지 못한다. 지난 1년간 북콘서트와 도보행진 현장에 만난 이들은 한 결 같이 한탄과 원망 섞인 목소리로 정부와 언론을 얘기한다.

“다 살았다고 했잖아요. 전원 구조라고 했잖아요. 우리 아이들 볼 수 있다고 왜 그랬어요…”

오는 16일이면 세월호 1주기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고, 지금 이 순간도 유가족들은 언론 보도로 상처 받고 있다.

지난주 느닷없이 정부의 세월호 피해자 배·보상금 산정이 불거졌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 촉구 여론을 잠재우고 자신들이 돈을 받아내려고 농성하는 것처럼 호도하기 위해 배·보상 기준을 발표한 것이라 주장하며 삭발까지 감행했다.

정부는 단원고 학생은 평균 4억 2000만원, 교사는 7억 6000만원을 받을 것이라 발표했다. 이를 보도한 주요 언론의 제목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종합일간지들은 ‘단원고 희생 8억 2000만원 지급’, ‘세월호 배·보상 학생 1인당 8억 2000만원’ 등 정부의 배상금에 국민 성금, 여행자 보험금 등을 모두 포함한 액수를 제목으로 뽑았다. 본문에도 천안함 희생자들이 7억 5000만원에서 9억 1000만원 정도를 받았다는 내용을 넣어 국민들로 하여금 세월호 희생자가 천안함 희생자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보이게 했다.

실제 이러한 보도가 나자 국민들은 세월호 보상금으로 많은 세금이 소요된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냈다. 포털에 ‘세월호’를 검색하면 ‘세월호 보상금 세금’ 등이 연관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다.

유가족들의 상처는 돈으로 치유될 수 없다. 세월호로 자식을 잃고 일손을 놓으며 힘들었던 그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순 있다. 하지만 일련의 언론 보도 때문에 배·보상금은 그들의 가슴에 더 큰 상처만을 안겨주고 있다.

언론은 대중들의 불신을 씻고 잃었던 신뢰와 믿음을 되찾는 방법에 대해 밤새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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