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 ‘짝퉁’… 삐딱한 시선은 그만”
“베트남도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 ‘짝퉁’… 삐딱한 시선은 그만”
[다문화 일기] 나의 사랑 나의 코리아! 좌충우돌 ‘다문화 일기’ ⑳
  • 부이 티 땀
  • 승인 2015.04.15 10: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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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부이 티 땀 베트남] 저는 한국에 온 지 9년 차가 되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부이 티 땀(BUI THI TAM)’ 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국적을 취득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배유나’ 이지요.

제가 본 한국은 모순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은 밖에 나가 일을 한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와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TV만 봅니다. 여자인 저는 주방에서 요리도 하고, 집 청소도 하고, 육아도 하지만, 아빠인 남편은 제가 무슨 일을 하던 눈 하나 깜빡이지 않습니다.

자기의 할 일은 그것이 아니라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하기 까지 합니다.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던 때에는 그것이 맞는 것이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해 보니 그렇지 않은 집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탁기도 돌려주고, 시장 보기, 아이 기저귀 갈아주기 등등.

하지만 저의 남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댁에 가서도 어머님과 저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지만 남편은 TV 만 보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반대입니다. 아빠가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만들고 밥상을 차립니다. 또한 엄마도 아빠와 같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남자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있습니다. 잘 모르는 한국인들은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어른 앞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같으면 맞아죽을 행동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베트남 문화가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베트남 문화가 원래 그렇다고요.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 베트남도 한국하고 똑 같습니다. 어른 앞에서 함부로 담배를 피우지 못합니다. 담배를 피울 땐 그 집안의 어른이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에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베트남 문화라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이 싫습니다.

저희들은 한국에서 어떤 존재일까요? 저희는 한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이방인입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고 있어도 저희들은 못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일 뿐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저희가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외국인 일 때는 너무나 좋은 나라인 것이 사실이지만, 국적을 취득하고 행동이 이상하거나 한국음식이 아닌 제 모국의 음식을 해 먹거나 한국어가 서툴면 “한국사람 아니네. 짝퉁이네” 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짝퉁입니다. 베트남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닌 짝퉁이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 왜 그렇게 삐딱한 시선을 하고 저희를 바라보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한국인으로 대우 해 달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하지 못하는 노총각, 농촌에서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농촌 총각,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사람, 한국에서 결혼에 실패한 사람과 결혼한 당신들을 대한민국 국민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당신들은 한국에서 남편의 아이들을 낳고 살아갈 것이지만 그걸로 족합니다. 한국어도 하지 못하고, 한국음식도 못 먹는 당신들을 우리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모르지요. 당신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며 산다면 언젠가는 정부에서 관용을 베풀어 한국에서 저마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돈을 목적으로 결혼하고,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가출하여 불법 체류자인 자기 나라의 남자와 동거를 하고, 국적을 취득한 다음 한국남성과 이혼을 하고, 자기 나라의 애인이나 남편과 재혼을 한다면 당신들은 결혼이민자가 아닌 한국 남편을 이용하여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이방인으로 영원히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하여 한국어도 공부하고, 돈 보다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일을 하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려 애를 쓰고, 5년 10년 그 맘 변함없이 생활한다면 대한민국도 당신들을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법을 존중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에 봉사하고, 국가에 충성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우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한국전쟁이 끝나고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국민이 하나라는 공동 운명체적 생활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은 이민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직은 자기보다 못한 나라는 미개민족이라 생각하고 자기보다 강한 나라의 사람에게는 관대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등하게 살아가려면 한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고, 정당하고 올바른 생각을 갖고 생활한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결혼이주자인 당신들을 맞아들일 준비를 하겠지요. 그렇지 않고 너무 조바심을 내거나 서두른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여러분을 맞아들일 준비가 될 때 까지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국가도, 정부도, 국민도 여러분들을 지지하고 도와 줄 것입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열심히 생활해 온대로 앞으로도 그렇게 잘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대전광역시 인구보다 더 많은 157만 명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장기체류 외국인, 귀화자, 외국인 주민의 자녀들입니다. 예전에 이민족으로 분류됐던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이 살게 될 줄 예전엔 알았을까요? 그만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잘 살고 외국인들도 많이 받아들이고, 국제결혼이 활성화 되면서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지 않을까요? 또한 대한민국의 법도 국제결혼 가정이나, 귀화자들에게 관대해지고 포용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다문화가정, 다문화국가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외국인이나 귀화자들을 이민족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저희들이 이 대한민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도 돈이 최고가 아닙니다. 제가 태어난 나라보다는 제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대한민국이 좋아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들을 박대하지 마시고, 차별하지 마시고,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교육과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들도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혼내시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벌을 주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내 부모, 형제를 버리고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자식을 낳았고, 행복을 만들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내 남편, 내 자식을 버리고 이 대한민국을 떠나라고 한다면 저희들이 돌아 갈 곳은 진정 어디인가요? 그러니, 그런 말보다는 저희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는 말씀들을 해 주신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난관이 있더라도 이겨 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희에게 힘을 주십시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 ‘다문화 일기’ 시리즈는 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회장 박옥진, 042-825-7233)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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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2017-09-24 22:36:45
대한민국은 분명 저력이 있어서 6.25 전쟁이후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타국인에 대해 너무 베타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못살아서 외국의 도움을 받은 나라 입니다..

이 부분 좀 생각해 주었음 하고 베트남 역시 큰 발전을 할것입니다

위 글에 공감이 가며....다문화 가정이 잘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2016-06-29 14:38:44
응 너희 나라로 돌아가

mino2031 2015-04-17 00:41:04
올소... 어느 나라도 다 그런건 아니지만.. 서로 이해하며 배려하면 삽시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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